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익상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1명호(明浩)의 아내 혜정(慧貞)은 앞마루에서 아침을 먹은 뒤에 설거지를 하다가 손을 멈추고, 방 안을 향하여"저 좀 보셔요."하고, 자기 남편을 불렀다.명호는 담배를 피워 물고 앞에다 신문을 놓고 쪼그리고 앉아서 들여다보다가, 혜정의 부르는 소리에 재미스럽게 보던 흥미를 잃어버린 것같이 얼굴에 조금 불쾌한 빛이 나타나 보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허리를 굽혀 앞 미닫이를 소리가 나게 열고는 조금 퉁명스러운 소리로"웨 그리우?"하였다.이와 같이 불쾌한 뜻이 섞이어 들리는 "웨 그리우?"하는 대답에 혜정은 어느덧 그 다음에 하려던 말의 흥미를 절반 이상이나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저 보셔요."라 부르기만 하여두고 한참 동안이나 남편의 얼굴을 바라다보았다. 그리고 혜정은 남편이 또 무슨 생각에 열중 한 것을 짐작하였다. 명호는 어떠한 생각에 열중할 때에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할 줄도 모르고, 또는 대답을 한다 하여도 퉁명스러운 소리가 나오던 것이었다. 이와 같이 퉁명스러운 대답이 이 마을로 이사 온 뒤로는 더욱 많아진 것은 명호가 무슨 생각에 열중하는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었다.--- “흙의 세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