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김동인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최성구 씨는 혼인 문제 때문에 약혼자의 고향인 T군으로 내려갔으니."이러한 편지를 처음으로 받았을 때는 정희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성구와 근 일 년을 교제(라 할까?)를 하는 동안에 정희는 성구에게서 그댓 이야기는 듣지는 못한 뿐만 아니라 정희에게는 어떠한 여자와 혼약을 한 사내가 근 일 년이나 다른 여자(정희 자기)와 교제를 하면서 한번도 혼약한 여자를 찾아가 보지도 않는다는 것은 믿지 못할 일이었다. 만약 그 편지에 있는 말이 사실이라 하면, 성구는 그 근 일 년 동안에(설혹 찾아는 못 갔다 할지라도)한마디의 한숨이라도 지었을 것이었다. 근심과 비련의 눈물이라도 지었을 것이었다. 극도로 이기적으로 자기와 성구의 사이의 사랑이며 자기의 쉬는 조그만 한숨이며 엷은 웃음에까지 차디찬 이지적 해부안(解剖眼)을 던지느니만치 이기적으로 생긴 정희 자기의 눈에(만약 성구에게 그런 행동이 있기만 하였더라면)벗어날 수가 없었을 것이었다."변변치 않게."얼마를 더 양보하여 약혼자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약혼자는 사실 있을지도 모를 일이야. 지금은 친척이며 재산이며 아무것도 없는 성구지만, 구한국 시대의 방백 자리로 돌아다니던 사람의 종자인 그인지라, 혹은 부모끼리 술김에 약혼이라도 한 계집애가 있을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존재와 부존재를 구별할 필요까지 없는 귀찮은 일이다. 일만 명의 약혼자가 있으면 무엇하나.--- “정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