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방정환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따뜻한 봄 어느 토요일 오후이다.나날이 포근하여지는 봄볕은 이 날도 따뜻이 평화롭게 비치어 붉으락 푸르락 꽃 피려는 시(詩) 같은 산 밑 동리가 꿈 속 나라 같이 고요히 있어, 봄 볕에 빛나는 양(樣)이 마치 가늘한 소리로 양춘(陽春)의 곡을 주(奏)하고 있는 것 같다. - 모두가 봄이다!무악(毋嶽)재 고개 좌편 인왕산 꼭대기 성벽 끝(굽은 성) 위에 세 사람 청년 남녀가 천사같이 서서 양춘이 온 것도 알지 못하고 갑갑한 속에서 지내는 형제를 위하여 높이 부르는 위안의 노랫소리였다.망향가도 마치고 이제 악몽이라는 애연한 옥중가를 마치자 혜숙이는 수건으로 눈물을 씻었다.들고 섰던 수첩을 접어 양복 주머니에 넣으면서 중식(重植)이가,"오늘은 그만 내려가지."하고 돌아가기를 재촉하니까 혜숙이가 수건을 접으면서 팔장을 끼고 서서 산 밑 붉은 담을 힘없이 보는 동호(東昊)를 향하여,"내려가시지요."하고 자기는 중식의 앞에 서서 내려간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팔짱을 끼고 산 밑 담 안을 들여다보며 잠잠히 섰던 동호는 말없이 발을 돌려 두 사람의 뒤를 따라 내려간다.--- “유범(流帆)”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