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김남천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운봉이는 적지 않이 긴장하였다. 마지막 시간에 치른 담임 선생의 태도에 분개에 가까운 흥분을 품은 때문이다. 시간 마감이 가까워서 선생은 교과서를 접더니 느닷없이 상급학교 지원할 생도들은 손을 들라고 한다. 늘상 제 혼자일망정 생각해 오던 바가 있으므로 운봉이도 바른손을 창칼같이 기운차게 뽑아 들었다. 60명 넘는 중에서 단 다섯 아이뿐이다. 누구라고 돌아볼 것도 없이 금융조합장의 아들, 양조소 하는 집 아이, 의사 아들, 이 고을서 제일 부자라는 김좌수 손자, 그 틈에 뜻밖에도 김운봉이의 바른팔이 섞인 것이다. 이 선발된 행운아 다섯 명 중에서 김운봉이의 야무진 얼굴을 발견한다는 것은 선생뿐 아리라 여러 아이들도 뜻밖으로 생각하는 바이었다. 선생은 안경 낀 눈으로 대충 껀듯껀듯 세어보다가 운봉이의 얼굴 위에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않았으나 이윽고,"요로시(좋습니다)."하고 잠깐 창밖을 내다보았다. 운봉이도 손을 내리고 그의 얼굴 위에 많은 눈총이 들이 쏠리는 것을 귀따갑게 느끼면서도 헛눈을 팔지 않고 면바로 칠판 쪽만 바라본다."김움뽀."선생의 나직하나 밑힘 있는 부름에 운봉이는 ‘하이’하고 기척하였다.--- “무자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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