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무영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애 어마, 오늘 소죽엔 콩깍지나 좀 넣고 끓여라."하고 주워온 벼이삭을 고르고 있던 오구랑이 할머니가 여물깍지 광 앞으로 삼태기를 가지고 가는 며느리를 보고 광목 짜개는 소리를 친다. 나는 구유에 괴었던 턱을 번쩍 들면서 내가 잘못 듣지나 않았는가 하고 자기의 귀를 의심하였다. 그러고는 나 자신의 귀가 거짓말한 것이 아닌 것을 다지고는 ‘후유’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밀짚 위에 네 굽을 꿇으면서 중얼거리었다."이런 빌어먹을 놈의 신세가"죽에다 깍지나 콩을 넣으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지를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인제 이 집도 또 다 산 모양이로구나!"나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나는 이러한 향응(饗應)에 여러 번 속아왔다.삼 년 전이다. 안골 김 선달네 집에 있을 때 담배 대궁처럼 빼빼 말라빠진 선달이 머슴 돌쇠를 보고 콩 좀 듬뿍 놔주라는 소리를 듣고 외양간 속에서 엉덩춤을 추었던 것이다. 콩이 섞여서 뚜꺽뚜꺽하기는 했지마는 나는 콧노래를 불러가며 구유 밑바닥이 드러나도록 싹싹 핥았었다.--- “우심(牛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