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김동인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황 서방이 사는 ○촌은, 그곳에서 그중 가까운 도회에서 570리가 되고, 기차 연변에서 300여 리며, 국도에서 150여 리가 되는, 산골 조그마한 마을이었다. 금년에 40여 세 난 황 서방이, 아직 양복쟁이라고는 헌병과 순사와 측량기수밖에는 못 본 만큼, 그 ○촌은 궁벽한 곳이었다. 그리고, 또한, 그곳에서 10리 안팎 되는 곳은 모두 친척과 같이 지내며, 밤에 윷을 서로 다니느니만치 인가가 드문 마을이었다. 산에서 범이 내려와서 사람을 물어 갈지라도, 그 일이 신문에도 안 나리만치 외딴 곳이었다. 돈이라는 것은 10원짜리 지전을 본 것을 자랑 삼느니만큼, 그 동리는 생활의 위협이라는 것을 모르는 마을이었다.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동리는, 순박하고 질구하고 인심 후하고 평화로운 원시인의 생활이라 하여도 좋은 만한 살림을 하는 마을이었다.이러한 ○촌에, 이즈음 뜻도 안 하였던 일이 생겨났다.○촌에, 이즈음, 소위 도회 사람이라는 어떤 양복쟁이가 하나 뛰어들어왔다. 그 사람은 황 서방의 집에 주인을 잡았다.그 동리 사람들은, 모두, 황 서방의 집으로 쓸어들었다. 그리고, 그 도회사람의 별스러운 옷이며 신이며 갓을(염치를 불구하고) 주물러보며, 마치 그 사람은 조선말을 모르리라는 듯이, 곁에 놓고 이리저리 비평을 하며 야단법석하였다.--- “시골 황서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