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계용묵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한군과 나는 서로들 이렇게 놀라며 인생의 무상함을 다시금 느끼는 듯이 한숨을 쉬고 고인의 모습을 그리어 보는 듯이 눈들을 내려깔고 무엇인지의 생각에 잠깐의 침묵이 계속되었노이다. 그러는 동안 또 조, 박, 허, 세 사람이 하던 부채질을 하며 들어오는 것이 아니었겠노이까. 선생님! 마치 이날은 그 술집이 우리들의 회합 장소나처럼 되었노이다.그런데,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조, 박, 허, 그들도 다 같이 허물없는 저의 친한 벗이요. 또 영주의 벗이었기 때문에 이야기는 자연 그들로 하여금 또다시 영주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되풀이하지 않을 수 없었노이다. 그리고는 고인의 장점, 단점의 비판, 또는 그의 생전의 자랑 거리이던 그 아릿자릿한 로맨스, 이런 것들로 친구의 인물된 품을 추억하며 노닐던 나머지 우리들 사이에는 벗을 조상하는 뜻을 어떠한 형식으로 표하는 것이 가장 적당할 것인가 하는 의견이 또, 바꾸이게 되었노이다. 그리하여 우리 여덟 사람이(민군과도 교섭을 하여 참가케 하기로 하고) 한 폭에다 연서를 하여 만사를 보내기로 결정을 하였었노이다. 그리고는 우리 여덟 사람이 일행으로 다 같이 장례에 참여하여야 할 것을 결의하고, 만사는 비단으로 하되, 글씨는 한군이 쓰기로, 글은 박군이 짓기로 각각 그 장기를 따라 맡기고 내일 모레는 다시 ××구락부로 모여서 서명은 각기 자서로 하기로 하였었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일동이 다 같이 친의가 보다 도텁다는 표시도 될 것임으로써였노이다.--- “준광인전(準狂人傳)”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