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계용묵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렇게 금주가 안타깝게 잊히지 않은 것은 그 여자에게 반했으므로 설까, 아무리 이성에 주렸었기로서니 가슴이 반이나 썩어진 듯한 그의 표정 배꽃을 비웃는 하이얀 얼굴을 금시라도 피를 콸콸 쏟아낼 듯한 정경이 아닌가. 그런 여자, 그 여자를 못 잊는다면 대체 어찌해 볼 심판인가, 그래도 그 여자가 못 잊힌다면 자기는 오직 한 가지만을 아는 짐승과도 같지 않은가, 이것이 자기의 본성일까, 사람의 마음일까, 등잔에 불을 켜고 일어나 앉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우스운 꼴이다. 담배라도 있으면 하니 마코 향기가 혀 끝에 일층 새롭다.몇 번이나 털어 봐도 없던 담배가 있을 턱 없는 지갑 귀를 다시 털어 보니 소용이 있을까, 삿귀라도 돌아가며 들쳐 보자니 없는 꽁초는 샘날 수 없고.허하지 않는 담배는 있었다. 선반 위에 아버지의 장수연 갑이다. 도덕상 금단의 율칙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율칙을 범하기 벌써 몇 번 초저녁에도 꺼내고 남은 것이 몇 대 되지 않음을 안다. 노여(勞餘)에 아껴 가며 한 대씩 피는 담배여니 이제 마지막 남은 밑바닥을 긁어내기 거북함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청춘도(靑春圖)”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