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김동인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눈 주어 내려다보았다. 한참을 눈주어 보니 거기는 웬 사람이 하나 헤매고 있는 것이었다.의아하였다. 보통 사람이 다닐 곳이 아니었다.유람객일까? 인가에서 백여 리나 떨어진 외딴 이 심산에 유람도 괴이하다. 그렇다고 초부나 목동도 아니었다. 의관까지 한 듯하니, 점잖은 사람인 모양인데 그런 사람이 단 혼자서 이 심산에 방황하는 것은 웬일일까?연파대(淵巴大)는 잠시 굽어보다가 그리로 내려가 보기로 하였다.땅과 돌을 파기 위하여 가지고 다니던 연장을 구럭에 수습하고 그 자리에서 떠났다.벼랑과 바위를 평로(平路) 다니듯 다니는 파대는 교묘히 몸의 중심을 잡아가면서 깎아세운 듯한 바위와 낭떠러지를 아래를 향하여 더듬었다.앞에까지 이르렀다. 이르러 보매 아래의 사람은 파대가 내려오는 것을 안 모양으로 바위에 기대어 파대가 다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나이는 사십 혹은 오십 혹은 육십 대중하기 힘들었다. 탄력 있는 피부와 빛나는 안광과 굵은 수염 아래 꼭 닫겨 있는 입 등으로 보아서는 사십 안팎의 장년인 듯이도 볼 수 있는 한편, 그 침착하고 인생에 피곤한 듯한 온 표정은 오십 육십의 노인으로도 볼 수가 있었다.--- “분토(糞土)”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