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김유정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들고 나갈 거라곤 인제 매함지박과 키쪼각이 있을 뿐이다.그 외에도 체랑 그릇이랑 있긴 좀 허나 깨어지고 헐고 하여 아무짝에도 못쓸 것이다. 그나마 들고 나설려면 안해의 눈을 기워야 할 터인데 맞은쪽에 빠안히 앉았으니 꼼짝할 수 없다.허지만 오늘도 밸을 좀 긁어놓으면 성이 뻗쳐서 제물로 부르르 나가 버리리라. 아랫목의 근식이는 저녁상을 물린 뒤 두 다리를 세워안고 그리고 고개를 떨어친 채 묵묵하였다. 왜냐면 묘한 꼬투리가 있음직하면서도 선뜻 생각키지 않는 까닭이었다.웃방에서 내려오는 냉기로 하여 아랫방까지 몹시 싸늘하다. 가을쯤 치받이를 해두었더라면 좋았으련만 천장에서는 흙방울이 똑똑 떨어지며 찬 바람은 새어든다.헌 옷대기를 들쓰고 앉아 어린 아들은 하룻전에서 킹얼거린다.안해는 이 아이를 얼르며 달래며 부지런히 감자를 구워 먹인다. 그러나 다리를 모로 늘이고 사지를 뒤트는 양이 온종일 방아다리에 시달린 몸이라 매우 나른한 맧이었다. 손으로 가끔 입을 막고 연달아 하품만 할 뿐이었다.한참 지난 후 남편은 고개를 들고 안해의 눈치를 살펴 보았다. 그리고 두터운 입술을 째그리며 바로 데퉁스러이"아까 낮에 누가 왔다 갔지유"--- “솟”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