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채만식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그게 제정신 지닌 사람이 할 짓이우? 하얀 아사양복을 싹 빨아 대려서 양복장에다가 걸어준 걸 두어두구는, 이 삼복 염천에 생판 겨울 양복이 어디 당한 거유. 겨울 양복허구두 그나마 머, 홈스 팡이라든지, 그 손꾸락같이 올 굵구 시꺼무레한 거, 게다가 맥고모자며 흰 구두까지 멀쩡한 걸 놓아두구서 겨울 모자에 검정 구두에 넥타이, 와이샤쓰꺼정 언뜻 봐두 죄다 겨울거구려.그러니, 그렇잖어두 늘 맘이 조마조마하던 참인데, 문득 그 광경을 당허니, 얼마나 놀랬겠수? 내가 말이야.그냥 가슴이 더럭 내려앉구, 어쩔 줄을 모르겠어. 팔다리허며 입술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구.아이머니, 저이가아! 이 소리 한마디를 죽어가는 소리루 겨우 입술만 달싹거리구는 넋이 나간 년매니루 멍하니 섰느라니깐, 그이 좀 보구려! 마당에 가 우뚝 선 채 나를 마주 뻐언히 바라다보더니, 아 혼자서 벌씸허구 웃겠지! 웃어요 글쎄.작년 가을 이짝 도무지 웃는 일이라구는 없던 사람이, 근 일 년 만에 웃는 구려. 전에 혹시 무슨 유쾌한 일이 있든지 허면, 벌씸허구 웃던, 꼭 그런 웃음 쩨야.--- “소망(少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