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효석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해가 흐르고 달이 흐르고 북두칠성의 위치 변하니 아름다운 이 풍경도 이지러져 버리고 고요하던 북국도 스스로 움직였다.산이 움직이고 언덕 밑 물줄기 돌아 버리니 목마른 능금밭 점점 말라갔다.산모롱이에 남포소리 어지럽더니 논 깎아 신작로 뻗치고 밭 파고 전봇대 섰다.짚신이 골로시 고무신으로 변하고 관솔불이 전깃불로 변하고 풀무간이 철공장으로 변하고 물레방아가 정미소로 변하였다.꽃피고 열매 맺는 향기로운 능금밭! 그것을 까뭉개고 그 위에 정거장이 섰다.능금 수레 구르는 석양의 마을길. 그 위에는 두 줄기의 철로가 낯설은 꿈을 싣고 한없이 뻗쳤다.그리고 창고와 회관의 모난 집이 언덕을 넘어 우뚝우뚝 섰다.시커먼 연기 아름다운 이야기를 뺏고 페인트 냄새 꽃향기를 집어삼켰다.철로는 만주 속을 실어오고 이사꾼을 실어갔다. 처녀는 청루로 실어 나르고 청년은 감옥으로 실어 날랐다.연기, 페인트, 철로, 정거장, 고장, 창고, 회관. 이것이 이제 북국의 이 마을의 새로운 풍경이다. 이지러진 그림이다.사문의 독기 온전히 마을의 시를 죽여 버렸다.--- “북국점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