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고한승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든든한 성과 화려한 집은 무지한 적병이 쏘는 대포탄환에 다 헐리고 애처로운 흔적만 남아 있으며, 예전에 기쁘게 산보하던 행길에는 비린내 나는 시체가 여기저기 쌓였습니다. 사람마다 무서움과 원통함으로 울고 부르짖지만 인정사정없는 적병은 귀 한번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일찍 도망을 간 사람은 모르지만 도망도 하지 못하고 적병이 둘러싼 파리에 갇히다시피 한사람들의 신세야말로 정말 불쌍했습니다. 맛있는 음식, 고운 의복은 모두 다 적병이 가져가고 말았으며, 어디를 나가다가도 적병의 그림자만 보이면 그대로 돌아서서 피하여 달아나버립니다. 신성한 예배당에서 구슬프게 종을 울리면 예배당으로 모이지 못하고 각기 자기의 집에 앉아서 눈물을 섞어가며 기도를 올립니다. 가여운 어린이들! 아 그들의 생활은 또한 얼마나 슬프겠습니까. 고운 의복 한 벌 없고 맛있는 과자 한 개 없으며 매일같이 재미있게 다니던 학교문은 닫혀버렸고 학교는 헐려져버렸으니 그들은 어디 가서 놀며 어디 가서 이야기하겠습니까. 다만 예쁜 두 손을 한데 모으고 ‘아 아버지시여 ! 평화와 영광을 가득 차게 하여 주소서’ 하고 가만히 기도를 올릴 뿐이었습니다.--- “국기 소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