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효석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의 두 귀는 조개껍질이 아니나 그리운 바다 소리가 너무나 또렷이 들려온다. 이것도 가을 하늘이 지나쳐 맑은 탓이겠지. 화단을 어정거릴 때에나 방에 누웠을 때에나, 그 무엇을 생각할 때에나, 한결같이 또렷이 울려오는 바다 소리. 궂은 비 같은 바다 소리. 느껴 우는 울음과도 같은 바다 소리. 가을 바다는 소리만 들어도 처량해. 어저께 저녁 바닷가 모래밭을 거닐 때에도 등에 업은 어린것만 아니라도 처량한 소리에 이끌려 그대로 푸른 바다 속에 걸어 들어갈 뻔하지 않았던가. 그렇지 않아도 산란하고 뒤숭숭한 심사가 바다 소리를 들으면 그대로 미쳐버릴 듯도 하다. 그러면서도 날마다 바다를 찾는 가을의 모순된 마음. 어지러운 마음을 꿰뚫고 한 줄기 곧게 뻗치는 추억의 실마리. 그 추억의 실마리에 조개껍질을 무수히 끼어서 그에게 보냈건만, 소포 속에 조개껍질을 포기포기 싸서 멀리 그에게 차입하여 보냈건만 국한된 네 쪽의 육중한 벽 안에 갇혀 있는 그가 그것을 받았는지 어쨌는지. 받았으면 조개껍질을 귀에 대고 오죽이나 바다 소리를 그리워할까.--- “독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