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익상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넓은 C평야 거의 한가운데에 조그마한 산이 솟아 있고, 그 산 남쪽 산줄기에는 백여 호 되는 마을이 있다. 그리고 그 산의 서쪽 모퉁이를 차지한 사오 채나 되는 일본 가옥이 있으니, 이것은 일인이 경영하는 K농장이다. 이 동장은 게딱지처럼 땅에 달라붙은 조선 가옥에 비하면 그 마을에서는 보기 좋은 왕궁이나 다름없다.이 K농장의 소작료 받는 마지막 날이 왔다. 일반 농민에서 정해준 기한 날을 어기는 일은 비교적 적었었다. 대개는 그 기한 전에 받았고, 늦어도 그 기한한 그날에는 반드시 받았다. 그리고 기한을 넘기는 자가 있으면 소작권을 빼앗아버리고 왔다. 이 소작권을 빼앗는 것이 소작인들에게 제일 큰 위협이었다.오늘에 소작권을 이어 오랫동안 가지려는 노예 계약을 스스로 유지하려는 소작인 기십 명이 그 넓은 농장 마당에 들끓었다. 혹은 지게에 한 섬도 채 못 되는 벼를 짊어지고 온 이도 있다. 어떠한 사람은 소에게 여러 섬을 실리기도 하였고, 또 어떠한 사람은 구루마에 싣고 오기도 하였다.소작인들은 그들의 집 앞에 우두커니 서서 창고 문 열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창고 문은 열리지 않고 농장 사무실에서 머리에 지름칠을 반지런하게 한 이러한 시골에서는 하이칼라라 할 만한 청년이 문을 열고 나오더니 여러 소작인들에게 사투리 섞인 어조로 오늘 도조 내고 갈 사람들은 농장 일을 좀 하기 위하여 어디로 가서든지 돌을 한 짐씩 지고 오라 명령한다. 그리고--- “위협의 채찍”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