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윤기정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1《동아제사공사》마당 한가운데 하늘을 뚫을 듯이 괴물처럼 높다랗게 솟아있는 양회굴뚝에서는 연 사흘째 연기가 나지 않았다. 하루도 쉬지 않고 열두시간 이상씩을 시커먼 연기를 토하던 이 굴뚝이 편안히 쉬고 있다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뛰 - 소리가 안 나서 때를 몰라 안됐군.""철매가 날아오지 않아서 살겠는데.""쉬 끝장이 나지 않으면 밥거리가 걱정이야."이 제사공장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2오정 부는 소리가 멀리서 어렴풋이 들린다. 그러나 이 공장의 싸이렌은 울지 않는다.카이제루 수염을 뻗친 얼굴이 우락부락하고도 시커멓게 생긴 키다리 공장감독이 기숙사 근처에 나타났다. 가뜩이나 험상궂은 상판대기에다 식혜 먹은 고양이 상을 하고."감독이 또 온다."여직공 하나가 이와 같이 속삭였다. 다른 여공들도 그쪽을 바라보았다."다들 식당으로 모여라."감독의 거칠고도 탁한 커다란 목소리가 불안에 싸인 기숙사 방마다 퍼졌다."빨리빨리 나오너라!"--- “양회굴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