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고한승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섣달그믐께! 산과 들에 눈이 하얗게 쌓였을 때입니다. 아주 점잖고 풍채 좋은 호랑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눈도 너무 많이 오고 해서 온종일 토끼 한 마리 구경도 못 하고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었습니다.아침부터 높직한 언덕 위에 앉아서 어느 곳에 짐승이 지나가나 안 가나 하고 눈을 두리번두리번 하였으나, 저녁때가 되도록 한 마리 만나지 못해서 풍채 좋은 호랑이 얼굴에도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였습니다.벌써 해는 지고 밤이 되어 날은 점점 추워오고 이제는 산짐승들도 다- 각기 제 집으로 들어갈 때라 오늘은 벌써 굶고 말게 생겼으므로 호랑이는 참말 큰일났습니다.뛰어다니는 노루, 사슴, 여우, 토끼 같은 날쌘 짐승을 기운 있게 쫓아서 잡아먹는 것이 풍채 좋은 호랑이의 자랑거리요 또 특별한 재주인데 아무리 배가 고프기로 사람 사는 마을에 내려가서 울 안에 갇힌 굼뜬 돼지 같은 것이야 잡아먹기를 좋아하겠습니까? 그러나 이제는 참말 견디기 어렵게 배가 고픈고로 할 수 없이 밤이 이슥하니까 남이 볼까봐 겁을 내면서 어슬렁어슬렁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의협한 호랑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