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계용묵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작년에도 제비가 들어와서는 웬일인지 깃을 들이지 못하고 봄내 지붕 위를 빙빙 돌다 그대로 나가 보리고 말더니 대판(大阪)에 가 있던 아들에게서 벌이를 탖지 못하여 동경으로 간다는 편지를 받고 뒤이어 거기서도 또다시 북해도로 떠난다는 기별을 받게 되더니 또 어디로 무엇을 찾아서 ? 생각을 하면 물 위에 뜬 기름과 같이 안주를 잃고 떠서만 돌 줄 아는 아들의 신상이 언제야 마음에 놓아 본적이 있었으련만 이즘은 더할 수 없이 아들 생각이 간절하였다.노인은 오늘 아침도 놓이지 않는 마음에 눈이 뜨이자 미닫이를 열어제끼고 처마끝을 거쳐 헛간 도리 짬에 매인 빨래줄을 내다보았다. 거기에는 하마다 제철이면 아침 한동안은 한 쌍이 가지런히 앉아서 재롱스레 지저귀는 것을 보아 오던 것이기 때문에 행여나 오늘은 들어왔을까 하는 급하게도 기다리는 마음에서 아침마다 하는 버릇이었다.그러나 제비는 하냥같이 찾을 수 없었고 참새 몇 마리가 의연히 졸고 있을 뿐이다.이제 와서는 이것이 노인에게는 이상하게 생각된 담보다는 차라리 낙망이었다. 끊어져 가는 간닥거리는 운명이 제비와 같이 영원히 가고 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제비를 그리는 마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