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효석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영감과 자제님의 두 부자가 외투와 방한모와 장화로 몸을 단속하고 눈을 밟으면서 골목으로 목자를 딱딱 울리며 의좋게 나란히 서서 다녔을 광경이 보지는 못했건만 넉넉히 상상됩니다. 내가 못 나간 날 밤 담 밑에서 목자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나는 곧 귀가 번쩍 뜨이며 에이키 이게 두 부자님의 출동이시리라 느끼면서 웬일인지 긴장되는 것이었습니다. 긴장은 곧 풀리면서 미소가 떠오르고 마음이 일종 설명하기 어려운 애정의 아지랑이 속에 누그러집니다. 밀레의 '안젤루스' 속에 고여 있는 그런 애정이 부자님의 광경 속에 흘러 있으려니 짐작되면서 내 스스로의 즐거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목자의 소리는 어떤 때에는 규칙적으로 딱딱 딱딱딱 딱딱 딱딱딱 하고 들리다가도 별안간 불규칙하게 어지러워지면서 딱딱 딱딱딱 딱딱딱딱 하다가 빗나가기 시작하면 딱딱딱딱딱딱딱딱 하고 무한한 연속음을 계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틀림없이 자제님의 장난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영감님의 앞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충분히 믿는 나머지에 마음을 놓고 해롱거리는 허물없는 자태가 눈앞에 보여 오는 듯도 했습니다.--- “서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