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방정환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예쁘고 착한 어린 색시 산드룡의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로는, 살림이 더할 수 없이 쓸쓸하여졌습니다. 그나마 아버님이 매일 아침에 보시는 일로 나가시면, 산드룡 색시가 혼자 집을 보면서, 어머님이 그리워서 날마다 날마다 울며 지냈습니다.다행한 일인지 불행한 일인지, 그 후 얼마 오래지 않아서 새 어머니가 오셨는데, 성질이 사나우신 데다가 다른 데서 낳은 딸 두 사람까지 데리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그 딸 두 색시까지 성질이 곱지를 못하여서 장난만, 심술만 부리고 하여서 동네 사람들까지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한편에, 산드룡 색시의 마음 착하고 얌전스럽다는 소문만 점점 높아가서, 새어머니는 몹시 성이 나셔서, 산드룡 색시를 못견디게 구박을 하기 시작하고 음식도 옷도 좋은 것은 주지 아니하고, 하인 꼴을 만들어서 아침부터 밤까지 심부름만 시켰습니다. 조석 상보기, 설거지하기, 물 길어오기까지 하인 대신 시키고, 아침저녁으로 방 치우고 마당 쓸고, 두 색시의 방까지 소제를 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데리고 온 두 색시는 철마다 좋은 비단옷을 새로 해 입히고, 잔칫집 같은 곳에나 자랑삼아 데리고 다니곤 하였습니다.연한 몸이 고달프기도 몹시 고달프고, 손과 발이 얼어 터지고 하여, 몹시 고생이 되는데 이름까지 예전 이름은 안 부르고, ‘산드룡, 산드룡’하고 부르는 것은 견디지 못하게 서러운 이름이었습니다.원 이름은 예쁘고 귀여운 이름이었는데, 산드룡이라는 것은 때묻은 헌 옷을 입고, 매일 부엌에만 있어서 몸이 숯검정투성이었으므로, 따로 놀리느라고 지어 놓은 별명이었습니다.--- “산드룡의 유리(琉璃)구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