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무영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얘들아, 오늘은 좀 어떨 것 같으냐?"부엌에서 인기척이 나기만 하면 박 과부는 자리 속에서 이렇게 허공을 대고 물어보는 것이 이 봄 이래로 버릇처럼 되어 있다.어떨 것 같으냐는 것은 물론 날이 좀 끄무레해졌느냐는 뜻이다. 다른 날도 아닌 바로 한식날 시작을 한 객쩍은 비가 이틀이나 줄기차게 쏟아진 이후로는 복이 내일 모레라는데 소나기 한 줄기 않던 것이다. 이러다가는 못자리 판에서 이삭이 날 지경이다.여느 해 같으면 지금 한창 이듬매기다, 피사리다, 매미충이 생겼느니 어쩌니 할 판인데 중답들도 아직 모를 내어볼 염량도 못하고 있다.밭도 그대로 퍽 묵어자빠졌다. 오이다, 열무다, 목화다, 제철 찾아 심기는 했으나 워낙 내리쪼이기만 하니까 싹이 트다 말고 모두 시들어버린다."하늘은 방귀두 안 뀌구 오줌두 안 눌라구? 설마 망종까지야 한 보지락 하겠지."이 설마가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망종이 지나고 하지가 되어도 거짓말처럼 비 한방울 하지 않는다.설마를 믿고 호미모를 냈던 사람들도 물을 대다 대다 지쳐서 나자빠지고 말았다."아니 그래, 이런 놈의 하늘이 있단 말인가? 7년 가뭄에 비 안 오는 날 없다더구먼서두 이건 그런 빗방울 한번두 하질 않으니."농군들은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며느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