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상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사월(四月)로 들어서면서는 나는 얼마간 기동할 정신이 났다. 객혈(喀血)하는 도수도 훨씬 뜨고 또 분량(分量)도 훨씬 줄었다. 그러나 침침한 방 안으로 후툿한 공기가 들어와서 미적지근하게 미적지근한 체온(體溫)과 어울릴 적에 피로(疲勞)는 겨울동안보다 훨씬 더한 것 같음은 제 팔뚝을 들 힘조차 제게 없는 것이다. 하도 답답하면 나는 툇마루에 볕이 드는 대로 나와 앉아서 반쯤 보이는 닭의 장 쪽을 보려고 그래서가 아니라 보이니까 멀거니 보고 있자면 으례히 작은어머니가 그 닭의 장을 얼싸안고 얼미적 얼미적 하는 것이다. 저것은 즉 고 덜 여물어서 알을 안 까는 암탉들을 내려다 보면서 언제나 요것들을 길러서 누이를 보나 하는 고약한 어머니들의 제 딸 노리는 그게 아닌가 내 눈에 비치는 것이다.--- “공포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