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김유정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옛날 저 강원도에 있었던 일입니다. 강원도라 하면 산 많고 물이 깨끗한 산골입니다. 말 하자면 험하고 끔찍끔찍한 산들이 줄레줄레 어깨를 맞대고, 그 사이로 맑은 샘은 곳곳이 흘러 있어 매우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산골입니다.장수꼴이라는 조그마한 동리에 늙은 두 양주가 살고 있었습니다.그들은 마음이 정직하여 남의 물건을 탐내는 법이 없었습니다.그리고 개 새끼 한번 때려보지 않었드니만치 그렇 게 마음이 착하였습니다.그러나 웬 일인지 늘 가난합니다. 그건 그렇다 하고 그들 사이의 자식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오작이나 좋 겠습니까. 참말이지 그들에게는 가난한 것보다도 자식을 못가진 이것이 다만 하나의 큰 슬픔이었습니다.그러자 하루는 마나님이 신기한 꿈을 꾸었습니다. 자기가 누워있는 그 옆 자리에서 곧 커다란 청용 한 마리가 온몸에 용을 쓰며 올라가는 꿈이었습니다. 눈을 무섭게 부라리고는 천정을 뚫고 올라가는 그 모양이 참으로 징글징글하여 보입니다 거진거진 다 빠져 나가다 때마침 고 밑에 놓였던 벌겋게 핀 화롯불로 말미암아 애를 씁니다. 인젠 꽁지만 빠져나가면 고만일텐데 불이 뜨거워 그걸 못합니다. 나종에는 이응, 하고 야릇한소리를 내지르며 다시 한번 꽁지에 모지름을 쓸 때 정신이 고만 아찔하여 그대로 깼습니다. 별 꿈도 다 많습니다. 청용은 무엇이며 또 이글이글 끓는 그 화로는 무슨 의밀까요. 그건 그렇다 치고 다 빠져나간 몸에 하필 꽁지만이 걸리어 애를 키는 건 무엇일는지.--- “두포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