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계용묵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어제 아침에도 낙엽을 한 아름 긁어 안고 들어오며 한숨과 같이 허리를 펴는 어머니의 말을 무어라 받아얄지 몰랐다.귀국한 지가 일 년, 지난 겨울이 곱돌아 오도록 집 한 칸을 마련 못하고 초막에다 어머니를 그대로 모신 채 이처럼 마음의 주름을 못 펴 드리는 자기는 구관을 제대로 가진 옹근 사람 같지가 못하다. 가세는 옛날부터 가난했던 모양으로 아버지도 나와 한가지로 만주에서 시달리다가 돌아가셨다지만 제 나라에 돌아와서도 이런 가난을 대로 물려 누려야 하는 것이 자기에게 짊어지워진 용납 못할 운명일까. 만주에서의 생활이 차라리 행복이었다. 노력만 하면 먹고 살기는 걱정이 없었고 산도 물도 정을 붙이니 이국 같지 않았다. 노력도 및지 않는 고국, 무슨 일이나 인젠 하는 일이 내 일이다. 힘껏 하자, 정성껏 하자, 마음을 아끼지 않아 오건만 한 칸의 집, 한 자리의 일터에조차도 이렇게 정에 등졌다.일본이 물러가고 독립이 되었다. 자기도 반가웠거니와 제 땅에 뼈를 묻게 된다고 기꺼워하시던 어머니, 아버지도 고토에 뼈 못 묻힘을 못내 한하셨다. 자기만 고토에 묻힐 욕심이 있으랴, 아버지의 유골도 같이 모시고 나가야 한다. 밤잠을 못 자고 무덤을 파서 뼈마디를 추려 가지고 나온 것이 산 사람의 잠자리도 정치 못하였다. 나올 때에 보자기에 싸 가지고 나온 그대로 어머니의 곁에서 초막살이다. 묻기야 어딘들 못 묻으련만 고국도 고향이 그렇게 그립다.--- “별을 헨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