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무영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아 그래, 저눔에 여편네가 언제까지나 계집애만 끌어안구 앉었을 텐가! 그깐 눔에 계집애 하나 뒈지믄 대수여!""아따, 계집앤 자식이 아닌가베.""아, 썩 못 나와! 그놈에 계집앨 갖다가."첨지는 고래고래 소리를 친다. 그래도 안차기로 유명한 첨지 처는,"흥, 왜 자식새끼가 깨벌렌 줄 아나. 입때껏 잘 길러가지구 왜 그런 말을 하누."첨지 처는 바로 작년 가을 깨밭을 매다가,"이 육시처참을 할 눔!"하고 남편이 소리를 치는 바람에 이쪽 머리에서 마주 밭을 매며 들어가던 첨지의 처는 기함을 하고 벌떡 일어났다."아, 왜 그래유, 응!"하고 그의 아내는 가슴이 방망이질을 한다. 아마 독사한테 물렸나 싶어 허둥지둥 달려가보니,"이눔 좀 봐라. 이 육시처참을 할 눔!"집게뼘으로 한뼘이나 되는 시퍼런 깨벌레다.첨지는 뭬라곤지 외마디소리를 치면서 깨벌레를 집더니 번쩍 들어서 밭머리에다 패대기를 쳤다. ‘퍽!’ 하고 깨벌레는 창자가 터져서 그 자리에서 즉사를 했다. 첨지는 그래도 직성이 다 못 풀렸다는 듯이,"이눔! 깨 한 포기에 내 피땀이 얼마나 든지 아냐!"--- “모우지도(慕牛之圖)”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