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계용묵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1만 5천 원 월급으로 네 식구가 한 달 동안 사는 재주는 없었다. 아무리 바득바득 악을 써 보았댔자 그건 턱에도 당치 않는 노력이었다. 그래도 좀 피울 날이 있겠지 하고 당치도 않은 예산을 우겨 가며, 이것저것 옷가지를 팔아대어 보았으나, 피울 날은커녕은, 이젠 그나마 뒤조차 대일 여유도 없다. 이제 남았다는 건 꼭 벨벳 치마감이 한 의장 밑에 덩실하니 들어 있을 뿐이다. 이건 남편도 모르게 깊숙이 간직하고 아끼던 치마감이다. 여기엔 차마 손이 나가지 않았다. 그러니 이것까지 마저 팔아먹으면 무얼 입고 나다녀야 되나, 지금도 아내는 혼자 속으로 내일은 또 팔아야 할 쌀 걱정을 하다가. 문득 무슨 묘책이나 떠오른 듯이 고개를 번쩍 들며,"여보."하고, 책을 뒤적거리는 남편 곁으로 한 무릎, 앉은걸음을 바싹 다가놓는다.--- “치마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