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나도향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박영식은 관청 사무를 끝내고서 집에 돌아왔다. 얼굴빛이 조금 가무스름한데 노란 빛이 돌며, 멀리 세워 놓고 보면 두 눈이 쑥 들어간 것처럼 보이도록 눈 가장 자리가 가무스름한데 푸른 빛이 섞이었다. 어디로 보든지 호색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가 없는 삼십 내외의 청년이다. 문에 들어선 주인을 본 아내는 웃었는지 말았는지 눈으로 인사를 하고 모자와 웃옷을 받아서 의걸이에 걸며,"오늘 어째 이렇게 일찍 나오셨소?"하며 조금 꼬집어 뜯는 듯한 수작을 농담 비슷이 꺼낸다. 영식은 칼라를 떼면서 채경 앞에 서서,"이르긴 무엇이 일러, 시간대로 나왔는데"하고 피곤한 듯이 약간 상을 찌푸렸다."누가 퇴사 시간을 몰라서 하는 말이요?""그럼.""오늘은 밤을 새고 들어오지를 않았으니까 말예요."영식의 아내는 구가정 부인으로 나이가 한두 살 위다. 거기다가 애를 여럿 낳고 또 시집살이를 어려서부터 한 탓으로 얼굴이 몹시 여윈 데다가 몸에 병이 잦아서 영식에게 대면 아주머니뻘이나 돼 보인다. 그런 데다가 히스테리 기운이 있어 몹시 질투를 하는 성질이었다.--- “계집하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