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김동인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때는 8월 중순이었다. 무연한 만주의 벌에 잘 익은 고량(高粱)이 머리를 수그리고 있었다. 그 밭 사이에 뚫린 길을 ‘쉬..’ 소리 용감스럽게 동지사의 일행은 북경으로 길을 갔다. 짐을 지고 따라가는 복석이의 눈에는 멀리 지평선 위에 용녀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화상을 따다가 붙인 듯이 지평선 위에 딱 붙어서 아무리 지우려야 없어지지를 않았다. 복석이는 그것을 바라보고 빙그레 웃고 하였다.압록강을 넘어선 지 열흘 만에 복석이는 수토불복으로 넘어졌다.복석이는 울었다. 억지 썼다. 나를 여기 버리고 가는 것은 소백정이라고 떼도 써보았다. 그러나 대사는 복석이의 병 때문에 지체할 수가 없었다. 그의 병든 몸은 산 설고 물 선 곳에 혼자 떨어졌다. 그리고 동지사의 일행은 여전히 북경으로 북경으로 길을 채었다.열흘이 지났다. 복석이의 병은 완쾌되었다. 아무리 낯선 수토라 할지라도 철석같은 복석이의 건강은 당할 수가 없었다.그는 동지사의 뒤를 따르려 하였다. 그때 마침 다행으로 같은 길을 가는 어떤 중국 사람을 만났다. 그들은 사흘을 동행하였다. 그리고 사흘째 되는 날 저녁 그들은 어떤 호농(豪農)의 집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순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