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윤기정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1내가 그림을 시작한지 그럭저럭 십년이란 세월이 흘러가매 없는 살림을 억지로 쥐어짜 그린 그림이라 그다지 적지는 않았다. 그래 수 삼년 전부터 나의 미술생활을 이해하는 친한 친구간에 몇번이나 나를 위하여 나의 개인전람회를 암암리에 계획하는 것을 눈치 챌 적마다 나는 한사코 그들을 말렸다.세상에 내놓기는 아직 미숙하다는 것이 언제든 유일의 구실이었다. 허면 그들은 ‘어느 때가 와야 익숙해지느냐’고 반문한다.‘이만하면 하는 자신이 있기 전에는’하고 나는 빙그레 웃는다. 그러면 그들도 하는 수없이 계획했던 것을 중지해 버리고 만다. 그리고 나면 반드시 선전에 출품하기를 권하였다. 나는 그것조차 즐기지 않았다. 그리하여 여러 친구들이 나를 가리켜 괴벽한 성질을 가진 사람이라고 만나서나 또는 뒷공론을 하는 줄 나도 잘 알고 있었지마는 사실 그들은 내 그림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해 그러는지는 몰라도 나 자신으로는 여러 사람 눈앞에 내놓을 시기가 아직 아니라고 굳은 신념을 가졌기 때문이었다.이래 내려오다가 처음으로 정물 한장을 선전에 내어 논 것이 특선이 되었고 특선 중에도 평판이 가장 좋았기 때문에 만나는 친구한테마다 치하를 받았었고 또 어떤 친구한테는"이제도 미숙인가? 그래도 자신이 없나?"하고 정에 겨운 빈정거림을 받았다.--- “자화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