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채만식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앞을 서서 아기족거리고 걸어가면서 집주름 영감이 연해 이렇게 주워섬기며 추어 넘기며 하던 것이었었다.아직 송진 냄새도 가시지 않은 새 집이었다.대문 기둥에는 김영애라고, 거기 어디 아무데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여자 이름으로 여자의 문패가 붙었고, 그 밖에 번지패를 비롯하여 애국부인증이며 라디오, 전기, 전수용도 따위의 금속 패쪽이 좌우 기둥으로 군데군데 불규칙하게 박혀 있고 했다. 외등도 있고.대문을 지나 유리창으로 한 안대문을 들어서자, 좁다란 마당을 그들먹하게 차지한 장독대가, 바른편으로 이웃집과 사이를 막은 벽돌담 밑에 가서 건넌방 바로 놓여 있고, 건넌방 다음이(왼편으로) 마루, 고패지면서 안방과 부엌과 아랫방, 그리고는 다시 바른편으로 고패가 져서 광과 대문간이고, 이런 ㄷ자집이었다.앞은 건넌방 퇴까지 싸잡아서 분합을 둘렀고, 마루에는 뒤주와 찬장이 크고, 마루 밑으로는 지하실 찬광이 보이고, 장독대는 벽돌과 세멘트로 쌓았고, 기둥에는 주련, 문 머리에는 사슴이 불로초를 먹는 채색 그림이 붙고.역시 거기 어디서 흔히 볼 수 있는 중류 그 어림의 집 차림새였다.--- “해후(邂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