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채만식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는 자리 넓은 곳을 찾느라고 맨 꽁무니 찻간에 올랐다.서로 먼저 오르려고 밀치고 달치며 정신없이 서두는 사람들"리리. 리리. 고훙깐데이샤. 군상젠슈호 멘노리까에."하며 입에다 나발통을 대고 악을 쓰며 외치는 역부들의 떠드는 소리. 플랫포옴 앞에 그득히 들어선 검은 기차 옆에 모여서서 긴장이 되어 훤화와 혼잡을 이루는 광경은, 차로부터 척척 내리는 사람들의 범연한 시선과 가벼운 모양이며 차창으로부터 무심히 내어다보는 사람들의 고요하고 한가한 얼굴과 알맞은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나는 차 꽁무니로 해서 차 안에 막 들어서자 바로 문간에서 멀지 아니한 곳에 보얗게 선선하게 차린 여학생 하나에 선뜻 눈이 띄었다.그가 썩 미인인 것도 아니요, 또 여학생이 아닌 다른 여자가 그 찻간에 타지 아니한 것도 아니었지만, ‘여학생’ 하면 웬일인지 시선과 귀가 이상하여지는 오늘날 우리 사회-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우기 시골-이라 그런지 나에게 역시 그가 산뜻하게 눈에 띄었고, 또 그 찻간에 탄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호기심에서 우러나지 아니한다 할 수 없었다.그 여학생은 얼굴이 넓고 두툼하고 몸과 수족도 큼직하고 마침 바깥을 내어다보며 무심코"어디야?"--- “세길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