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계용묵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담배 한 개 필 동안만 기다리라던 한군은 곱잡아 붙인 담배가 반이 넘어 타서도 오지 않는다.필시, 술이 또 과해진 모양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쪽의 사정이요, 정호로서는 이 위약이 여간 불쾌한 것이 아니다. 시가 바쁜 취직의 결과 여부가 알고 싶은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열시에는 꼭 들어와야 된다는 아내의 다짐을 받은 그 약속한 시간이 이미 지난 지 오래였으매 들어가면 또, 귀치않게 빠악빡 바가지를 긁혀야 할 것이 적지 아니 근심인데 한군을 만나지도 못하고 들어간다면 그적엔 또 거짓말을 꾸며대어야 할 것이 허스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거짓말이야 얼마든지 하면 못 하련만 너무도 해놓아서 인제는 실상 곧이들을 말을 좀체로 생각해 내기가 어렵다.생각하면 참 우습기도 하고 기도 막혔다. 외출에서 늦게만 돌아오면 아무리 바른 말을 해야 곧이는 듣지 않고 그저 어느 계집을 보러갔던 줄만 믿고 하루같이 앙탈이다. 그러니, 실상 계집은 보러 아니 갔던 때도 기생이라든가 하다못해 카페 여급이라도 데리고 술을 먹었대야 왜 그랬느냐고 앙탈은 부리면서도 그래도 남편의 정체를 바로 캐어낸 것이 개운한 듯이, 그리고, 속지를 않은 것 같아 좀 마음을 풀지, 이건, 사실은 친구와 술잔을 나누다 어찌어찌 늦어져서 밤늦게 들어가도 그대로 고백을 하면 자꾸 바로 대라고 오금을 못 쓰게 무릎을 꼬집고 따집고 야단이니 그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 주자면 거짓말을 아니 하게 되는 수가 없다.--- “부부(夫婦)”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