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효석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파리채 밑에서 한 마리 두 마리 꺼꾸러져 책상 위에 볼 동안에 적은 시체의 무더기가 늘어간다. 마란이 중얼거리는 어투에는 비단 파리떼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은근히 편집실 안에 웅성거리는 천재 아닌 뭇 미물들을 조롱하는 마음도 있다. 국장을 비롯해 과장 부장 주임 기자 사무원 급사 등 흡사 파리떼만큼이나 흔한 속물들도 마란의 비위에는 파리떼와 고를 배 없는 평범하고 용렬하고 하잘것없는 존재로 밖에는 비취이지 않는다. 조물주는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도 흔한 미물들을 파리떼와 인간들을 만들었누. 이 흔한 미물들이 죄다 조물주의 똑같은 총애를 바랄 권리가 있단 말인가.생각하다가 문득 어깨를 으쓱 솟구고 입술을 쫑긋 휘인 것은 그렇게 생각하는 자기 자신을 무엇인가, 똑같은 한 사람의 미물이 아닌가, 미물인 까닭에 아직도 그날의 삽화도 못 그리고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깨달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깨달음은 전혀 망상임을 뉘우치면서 자기와 주위와는 여전히 엄격하게 구별되어 있음을 그의 천재적인 직관과 자부심이 고집스럽게 주장했다. 삽화를 못 그린 것은 천재적인 고민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라오코왼의 후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