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효석의 소설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가령 로댕의 '생각하는 사나이'라는 조각을 방 한구석에 세웠다고 생각해 봐라. 그야말로 돌같이 입을 다물고 얼굴의 주름살 하나 움직이는 법 없이 언제까지든지 퉁명스럽게 잠자코 있는 꼴 최근의 운파와 나와 마주대할 때의 언제든지 어느 장소에서든지의 인상이 바로 그것이었다. 늠실하고 마주앉아서는 손으로 턱을 고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이쪽이 말을 걸기 전에는 결코 입을 여는 법이 없다. 물론 나는 그의 심중을 잘 읽을 수 있는 까닭에 두 사람 사이의 기분은 조금도 어색할 것이 없을 뿐더러 말없이 잠자코 있는 그편이 도리어 자연스럽고 편편함을 느낀다. 술좌석에서는 술 그것이 또 한낱의 벗이 되므로 말의 필요는 더욱 없어지고 자리는 감감해진다. 그날 밤의 그의 태도 역시 그런 것이었음은 물론이다.모나미에 색다른 여자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들리자 일주일을 못 넘어 우리도 발을 들여놓게는 되었으나 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요 운파군은 나와 아니면 행동을 하지 않는 까닭에 한 주일이면 한두 번의 출입 정도밖에는 못되기는 하였다.--- “부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