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의 원형이라 일컬어지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었음에도 원전의 매력을 잃지 않는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표현이 걸맞다. 작품의 줄거리야 익히 알려져 있지만 조금 소개해 보자면, 각각 ‘오만’과 ‘편견’을 담당하는, 서로에 비호감인 두 남녀가 있다. 둘은 티격태격하며 여러 사건을 거쳐 서로를 인정하게 되고, 결국 장애물을 넘어 결혼에 골인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소설의 인기와 지지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남자주인공, 미스터 다아시이다.
작품에서 ‘오만’을 담당하고 있는 피츠윌리엄 다아시는 재력을 갖춘 신사다. 소설 속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신사(gentleman)란, 원래 출생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경제적 능력으로 이 신분을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출생이 아니라 행동, 매너이다. 작위는 없지만 어머니가 귀족이고, 아버지는 재력가이니 다아시는 태생적 젠틀맨이다. 부모는 그가 '가진 자'로서 오만을 갖추도록 부추겼고, 이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성장한다. 이토록 자존심이 강한 남자는 사랑의 열병에 사로잡혀,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청혼을 한다. 이에 리지는 다아시에게 ‘신사답지 않다’며 거절한다.
이 거절은 다아시에게 두 가지의 충격을 준다. 첫째로, 다아시는 리지가 청혼을 거절할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 베넷 가의 딸은 다섯 명이고, 당시 상속법에 따라 아버지의 재산은 가까운 남자 친척에게 돌아갈 것이었다. 젠트리 계급 여성에게는 사회적 활동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력 있는 남성과 결혼해야만 했다. 남녀가 상품으로 기능하는 결혼시장에서 다아시의 가치는 어마어마했다. 적은 지참금으로 결혼해야 할 리지에게 다아시의 청혼은 그야말로 ‘로또’였다. 둘째로, ‘신사답지 않다’는 말은 다아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말이었다. 재력과 매너를 모두 갖춘 ‘신사’ 다아시가 이런 말을 들었으니, 기분이 어떠했을까. 그의 사회적 위치를 고려했을 때 강한 자존심은 덕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청혼은 오만했던 것이 사실이고, 그는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변화하려 애쓴다.
사랑이라는 이상과 결혼이라는 현실 속 줄다리기의 균형은 소설의 재미와 인기에 공헌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소소한 일상에서 시작하여 드라마틱한 사건과 장애물을 거쳐 발전된다. ‘오만’과 ‘편견’ 모두 등장인물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속성이며, 진실한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를 ‘진실되게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준다. 결혼이라는 현실에서, 이상을 찾던 리지 베넷이 다아시의 청혼을 다시 고려하는 배경은 바로 ‘펨벌리’를 본 후이다. 이 아름다운 장원은 다아시의 재력과 사회적 신분을 상징한다. 리지가 마냥 속물이라기보다는, 여행을 통해 한층 성숙한데다 더비셔 유지인 다아시의 평판을 듣게 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다아시에 대한 자신의 편견을 깨달은 것이다. 이후 리지는 가족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수치심과 함께 미시즈 다아시가 될 가능성을 잃어버렸음을 통감한다.
제인 오스틴은 젠트리 계급의 남성 간 불평등, 젠트리 계급의 남성과 여성 간 불평등을 소설 안에 녹여내었다. 그녀가 속했던 계급과 사회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생동감 있는 캐릭터는 현실성을 더한다. 무도회, 산책, 편지를 통한 연애는 현대의 연애 문화와 통하는 구석이 있다. 따라서 현대의 로맨스 소설들이 『오만과 편견』과 유사한 구조와 전개를 띠는 것은 이렇게 오스틴이 포착해낸 사회와 인간관계의 보편성 때문일 것이다. 아, 그리고 리지의 애정을 얻기 위한 말 없는 헌신과 겸손, 존중과 배려는 태생적인 매력과 더불어 다아시를 로맨스 역사상 최고의 남자 주인공 자리에 오르게 한다. ‘당신 덕분에 저는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어요.’라는 고백 앞에, 모든 걸 갖추었지만 사랑 앞에서 누구보다도 겸손해지는 이에게, 감화되지 않을 사람 누가 있을까.
-다아시의 첫 번째 고백 원문과 번역
In vain have I struggled. It will not do. My feelings will not be repressed. You must allow me to tell you how ardently I admire and love you. 저항했지만 소용없었어요. 할 수 없습니다. 내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요. 당신을 열렬히 연모하고 사랑합니다. (188쪽)
전 세계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소설 "오만과 편견" (줄여서 "오편"이라고)
그 제목의 힘에 이끌려 만화로 그려진 오만과 편견부터 시작해 5편 정도 읽고
영국 드라마, 1970년대 미국 영화, 2000년 미국 영화를 각각 2번 이상을 반복시청했으며
제인 오스틴의 6편 소설중 "설득"을 가장 만족스럽게 읽었던 자칭 오스틴 매니아다
책으로 읽어본 "오편"은 드라마나 소설보다는 덜 만족스러웠는데
이번 책은 그 편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이번건 읽어본 책중 단연 으뜸이다. 발행이 2013년이고
번역하신 분이 영국소설과 여성작가를 전공하셔서 그런지 여태까지 읽었던 "오편"과는 달리 가볍지 않으면서 막힘없이 술술 읽히고
거슬리게 번역된 곳도 이해 안가는 곳도 없고 박장대소한 부분도 많아 연애소설인지 풍자소설인지 헷갈리기까지 했다.
어떤 책엔 "다아시군", "다아시선생" 이렇게 번역되어 읽는 내내 거슬리기도 했는데 이 책엔 "다아시씨"로 되어 있고
직역한 것처럼 거슬리는 곳이 장담하건대 한 군대도 없었다.
뒷부분 주석으로 그 시대표현을 알려 주어 더 잘 이해되어 무척 좋았다.
"런던을 떠돈다." (주석) 위컴에게 버림받은 리디아가 창녀가 된다,
"농장에 유폐되었다." (주석) 임신한다.
연 수입에 대한 설명으로 엘리자베스가 유산으로 받게 될 연수입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도 실감했다.
주석이 아니었으며 무슨 뜻인지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잠깐, 1800년대 대표 여류소설가를 살펴보면
제인오스틴 (오만과 편견) 엘리자베스 개스켈 (남과북) 샬럿 브론테(제인에어)
1775.12.16 ~ 1817.7.18(42세) 1810년 ~1865 (55세) 1816.4.21~1855.3.21(39세)
영국 햄프셔주 영국 런던 영국 오크셔 주의 손턴
아버지 목사 아버지 목사 아버지 영국 국교회 목사
8남매 중 일곱째(6남2녀,언니있음) 외동 (어머니 일찍 돌아가심) 5남매중 셋째(어머니5살때 돌아가
심,1남 4녀,모두 샬럿보다 먼저죽음)
독신 유니테리언 목사와 결혼(아들죽음) 부목사와 결혼 (임신중 사망)
공통점은 영국출신, 아버지가 목사였다.
그녀들의 삶은 그녀들의 작품에 녹아 들어있다.
제인오스틴은 남부의 풍류적 삶속에서 다양한 인간상을 밝고 명랑하게 표현했고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사업혁명의 역동을 헤쳐나가는 삶을
샬럿은 처절한 무너짐 속에서도 사랑을 찾는 희망을 표현했다.
모두 사랑할 만한 사람만 있으면 모든 것은 결국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사랑할 만한 사람 즉 신뢰하고 존경할 만한 남자를 찾는 것이사랑의 시작인 샘이다.
내가 그런 남자와 결혼했다면
난 그 당시 그 남자를 찾을 수 있는 안목을 갖고 있었고
그렇지 못했다면 그런 안목이 없었던 날 알아야 겠다.
다시 오편으로 돌아가면
이 소설엔 어림잡아 23명의 인물이 한해동안 펼치는 이야기이다.
게으르고 냉소적 유머, 내성적 성격과 변덕스러움의 혼합인 아버지와
삶의 목표는 딸 결혼시키기와 취미는 이웃을 방문해 수다떨기, 이해력부족에 아는것 없고 기질까지 불안한 엄마가
낳은 5명의 딸들중 3명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냉소적 유머와 엄마의 이해력 부족과 기질적 불안정이 벌이는 말과 행동이 어찌나 웃기는지
이 작품의 주연급 조연은 단연 엄마와 아빠이다.
거기에 콜린스와 드버그 여사도 끼워주겠다.
그리고 가장 멋진 남성으로 다아시를 꼽는다.
갖은것 많고 배운것도 많은 그가 오만하게 살다.
타고난 성품이 좋아서 그런지
한여성을 사랑함으로 배운것과 사는 방식이 다른 자신을 깨닫고 그것을 고쳐 결국 그녀의 사랑을 얻는다.
"사람은 변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특히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더욱 변한다는 게 어려운데
그는 변했다. 제대로 겸손하게 그 가치는 대한하다.
그리고 우월한 사람들과의 만남에 주목한다.
후반부에 리디아와 어울려 방탕하게 놀던 키티가 리디아가 시집가고 아버지의 불허 아래
그녀와 차단되어 두 언니와 가깝게 지내면서 적절한 관심과 지도를 받으며 발전된 방향으로 변해갔고
혼자 남은 메리도 더 이상 미모를 비교당하지 않게 되자 점차 좋은 방향으로 변해갈 것을 예견하고 있다.
이처럼 어떤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오편에서 처럼 행복한 결혼은 발전하는 연인 속에 있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은 나뿐만 아니라 나와 연결된 배우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내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다면 주변 사람을 돌아보고
그 만남에서 더 좋은 만남으로 갈아타야 나도 변할 수 있다.
대학교에서 교재로 원서를 써서 번역판을 구매했습니다.
이 출판사의 교재는 아주 번역도 좋고 좋더군요.
다음에도 다른 문학작품 을유문화사로 구매의사있습니다.
제인오스틴의 소설을 다 보는중인데 오만과 편견이 제일재밌네요.
개인적으로 센서앤센서빌리티는 별로군요.
어샌지 사원하고 설득은 읽어볼려고 합니다.
아담 비드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