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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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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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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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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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 을유세계문학전집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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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 이야기 - 을유세계문학전집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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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 을유세계문학전집 52
알프레트 되블린 저/권혁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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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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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문명소사
이보가 저/백승도 역
문명소사
무사시노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6
구니키다 돗포 저/김영식 역
무사시노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6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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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티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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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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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쿠나이마
마리우 지 안드라지 저/임호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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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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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왕.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이미영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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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소설 전집 - 을유세계문학전집 12
루쉰 저/김시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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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
대니얼 디포 저/윤혜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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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서경희 역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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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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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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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셀레스티나
돈후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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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후안 외
돈키호테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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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선
데미안 - 을유세계문학전집 65
헤르만 헤세 저/이영임 역
데미안 - 을유세계문학전집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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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각하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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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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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생거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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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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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테아 2.2
1984년 - 을유세계문학전집 48
조지 오웰 저/권진아 역
1984년 - 을유세계문학전집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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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로베르토 볼라뇨, [아메리카의 나치문학] 평점8점 | s******e | 2010.05.02 리뷰제목
1. 일단 놀랍다! 로베르토 볼라뇨의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을 보면서 감탄하게 되는 이유는 기발한 발상과 그 발상을 하나의 책으로 만들어 낸 작가의 노력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이 책은 31명에 이르는 작가들의 인명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그 인물들이 모두 허구의 가상인물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런 형식 자체는 보르헤스의 [불한당들의 세계사]에서도 접
리뷰제목


 

 

1.

일단 놀랍다!

로베르토 볼라뇨의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을 보면서 감탄하게 되는 이유는 기발한 발상과 그 발상을 하나의 책으로 만들어 낸 작가의 노력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이 책은 31명에 이르는 작가들의 인명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그 인물들이 모두 허구의 가상인물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런 형식 자체는 보르헤스의 [불한당들의 세계사]에서도 접한 바 있으니 완전히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볼라뇨는 좀 더 치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 보라. 말이 좋아 가상의 작가 31명이지, 볼라뇨가 창조한 것은 단지 전화번호부 찍듯이 만들어낸 작가들의 이름만이 아니다. 한 작가의 삶을 복원하려면 그의 작가로서의 활동, 그러니까 주요 작품의 제목과 내용과 주제들까지도 창조해 내야 할 뿐만 아니라 작가별로 서로 다른 성격, 가족관계, 인간관계, 관심사, 인생에서 전기가 된 중요한 사건들도 복원해 내야 한다. 그 뿐이랴. 가상의 인물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도 적절히 가미시켜야 한다. 작가들을 둘러싼 사회적 변화와 주요한 정치적 사건, 스포츠 이벤트 등등 모든 것이 맞물려야만 비로소 한 명의 작가가 탄생되는 것이다. 그런 작업을 한 두명도 아니고 30명 넘게 해 냈으니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은 단지 신선한 발상의 결과물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끈기와 노력의 결합물이라고 해야겠다.

 

2.

파블로 네루다, 이사벨 아옌데, 아리엘 도르프만, 그리고 이번의 로베르토 볼라뇨까지. 최소한 내가 알고 있는 칠레의 작가들에게서는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공통된 트라우마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칠레 현대사에서, 아니, 전세계 현대사의 비극이었던 1973년 피노체트의 쿠데타와 살바도르 아옌데 정부의 몰락이라는 트라우마 말이다.

 

왜 볼라뇨는 인류의 기형이라 할 수 있는 파시즘을 가지고 가상의 인명사전을 만들고자 했을까. 이후의 작품을 위한 습작일수도, 그냥 생각나서 썼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멋대로 내린 답은 로베르토 볼라뇨가 바로 칠레인, 그것도 파시스트들에 의해 몰락한 아옌데 정부의 비극을 현장에서 지켜보았던 칠레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간단히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에 대해서 언급하고 넘어가야겠다. 아옌데는 세계 최초로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정부 수립에 성공한 칠레의 대통령이다. 그는 대외적으로는 반제국주의를 천명하고 대내적으로는 독점재벌과 다국적 매판자본의 손아귀에 있던 구리산업을 국유화하는 등 급진적인 정책을 추진한다. 쿠바에 이어 자신의 ‘앞마당’에 등장한 반미정권을 미국이 눈에 가시처럼 생각했던 것은 당연한 일. 미국은 비축해 놓았던 구리를 국제시장에 풀어 칠레산 구리의 가격을 하락시킴으로써 칠레에 경제적인 타격을 가하는 한편, 군부를 움직여 직접적인 체제전복에 나선다.

1973년 9월 11일 아침부터 라디오 방송에서는 계속하여 “산티아고에는 비가 내립니다”라는 멘트가 흘러 나온다. 이 멘트는 우익 군부의 쿠데타 암호였고, 미국의 사주를 받은 피노체트가 이끄는 군부는 대통령궁에 진입하여 망명을 거부한 채 총을 들고 저항하던 아옌데 대통령을 무참히 사살한다. 피노체트의 쿠데타 이후 한 달간 학살당하거나 실종당한 칠레 국민들은 10만명에 달했으며, 투옥과 고문을 받은 사람의 수는 아직도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나뭇잎 하나도 내 명령 없이는 움직이지 못한다”라면서 철권통치를 자행한 파시스트 괴물, 피노체트 정부는 1989년까지 계속된다. 개인적으로 시고니 위버 최고의 영화로 생각하는 <진실>은 바로 이 시기 칠레가 겪어야 했던 트라우마를 다룬 영화이다.

 


 

로베르토 볼라뇨는 칠레 사회주의 정부의 수립과 몰락의 현장에 있었고, 칠레의 대부분의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피노체트의 쿠데타 이후 투옥되었다가 풀려난 후 조국을 떠나 살게 된다. 비록 히틀러라는 개인, 국가사회당(나치)이라는 정당은 세계대전과 함께 사라졌지만 파시즘은 국가권력으로 시퍼렇게 살아 있음을, 그 파시즘이 자신의 조국과 자신의 일상을 철저하게 파괴할 수 있음을, 그리고 파시즘의 존재를 뒷받침하고 지원했던 지식인, 문필가, 언론인들이 근절되지 않고 엄연히 존재함을 체험한 것이다. 그는 결국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로 스페인에서 눈을 감는다.

 

3.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이 말은 세상의 어떤 것도 한결같은 존재로 머물러 있지 않다는, 그래서 이 세계의 본질은 변화와 생성이라는 만물유전(萬物流轉)의 사상가 헤라클레이토스의 유명한 명제이다. 그런데 로베르토 볼라뇨는 첫 페이지에서 이 그리스 철학자의 말을 간단하게 뒤집어 버린다. 나는 이 문장을 보고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살이 완만하고 좋은 자전거나 말을 가지고 있다면

같은 강물에 두 번(개인의 위생적 필요에 따라 세 번까지도)까지도

멱을 감을 수 있다”

 

모든 것이 변하고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 같지만 역사를 보면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이 있었다. 볼라뇨는 파시즘에서 그 반복성을 보았다. 그리고 말한다. ‘완만한 물살’, ‘좋은 자전거’, ‘좋은 말’이라는 조건이 있을 때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있노라고.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히틀러와 그의 제3제국은 몰락했고, 그와 더불어 공동전선을 구축했던 이탈리아와 일본도 차례로 연합국에 항복한다. 수천만의 생명을 희생시킨 대가로,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목격한 대가로 인류가 배운 것은 다시는 나치와 같은 파시즘의 준동을 허락해서는 안된다는 진리였다. 그래서 독일과 일본의 전범들과 나치 부역자들은 사형에 처해졌으며, 각국은 국민들에게 파시즘의 재등장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천명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보았을 때, 파시즘은 역사의 패배자이며, 흘러가는 강물처럼 다시는 나타나서는 안되는 죄악이다. 하지만 파시스트들은 포기를 모른다. 그들은 집요할 정도로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역사의 무대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얼마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 정당의 후보가 15.6%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제 외국인과 다른 인종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을 공공연히 표출하고 국수적인 자민족 우선주의를 공약으로 하는 극우 정당이 높은 지지를 얻는 현상은 유럽 거의 모든 국가들에서 나타난다. 독일과 러시아의 네오 나치스들과 스킨헤드족은 공공연한 장소에서조차 외국인을 습격하여 린치를 가하고 목숨을 빼앗는다. 세르비아와 아프리카에서 벌어졌던 인종청소, 일본에서의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 여전히 제3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군부’라는 괴물과 잊을만하면 신문 국제면을 장식하는 그들의 쿠데타 소식들. 우리도 그랬다. 50년 전에 시작된 군부독재는 1993년이 되어서야 겨우 형식적으로나마 종식되었다. 파시즘은 흘러가 버린 과거의 강물인가? 아니면, 또다시 우리가 발을 담궈야 할 지금 현재 시점의 강물인가?

 

피노체트라는 파쇼정부의 쿠데타를 직접 목격하고, 실제 그들에 의해 수감되었던 로베르토 볼라뇨가 그리고 있는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은 극우 파시스트들의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행태, 그렇지만 소름이 쫙쫙 돋는 행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점에서 이 소설은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인 셈이다. 볼라뇨가 창조한 31명의 파시스트 작가들의 연보를 보면 2014년이나 2029년에 사망했다고 나오는 작가도 있는데, 바로 이것이 파시즘이 미래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우울한 예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볼라뇨가 패러디한 헤라클레이토스의 명제에서 같은 강물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된 두 가지, 즉 ‘완만한 물살’이라는 환경적 요인과 ‘좋은 자전거나 좋은 말’이라는 도구적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

독일에서 히틀러와 나치가 정권을 잡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파시즘의 등장 배경에는 극도의 경제난과 살인적인 인플레, 고도화된 빈부격차가 존재한다. 히틀러는 이러한 현상들로 인해서 사회적 안전망이 와해되어 독일 국민들이 불안해 할 때, 그 책임을 이방인들, 그러니까 유태인과 집시들을 비롯한 외국인과 사회적 취약계층에게서 찾았고, 그들을 옹호하며 독일 제국을 붕괴시키는 집단이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며 순식간에 반사적인 지지를 얻는다.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과 유럽 국가들에게 지금 준동하고 있는 파시스트 정당들의 주장도 히틀러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먼저 필요한 것은 인격체로서 최소한 생존할 수 있게 하는 사회 안전망(social safety net)이다.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그 격차가 세습될 때, 주거‧교육‧의료와 같은 필수적인 사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게 되어 차별이 발생할 때 그 속에는 파시즘의 망령이 배회하고 전체주의의 독버섯이 자라게 된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가기’를 구현하고 있는 도구가 문학이라는 저에서 볼라뇨의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은 문학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며, 지금의 문화에 대한 날세운 공격인 셈이다. 임지현 교수가 [우리 안의 파시즘]에서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과연 우리는 부지불식중에 의식과 사고, 생활양식 가운데 파시즘적 습속들을 체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가부장주의,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등 한국의 소수자들에게 들이대고 있는 이중의 잣대, 지역적 차별구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 규율과 복종의 미덕을 공급하고 있는 학교와 군대조직들. 안토니오 그람시는 권력의 속성을 이렇게 지적해 낸다. “권력이 강한 것은 억압과 강제보다는 동의의 기제에 의존할 때이다.” 우리가 무의식중에 동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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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메리카의 나치문학 평점2점 | d******1 | 2010.01.13 리뷰제목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너무 힘들다. 끝가지 고생만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어떤 감동이나 동감을 하지 못했다. 마치 고3때 시험공부 하듯 힘들게 읽었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을 머릿 속에 기억해야하나 의문스럽다. 작가는 자신이 잊지 말고 기억해 둬야하는 내용들을 메모해둔 느낌이다. 정말 기억할 가치가 없다면 그것들을 세상이 억지로 기억하지는 않을 듯하다. 진리는 평
리뷰제목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너무 힘들다. 끝가지 고생만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어떤 감동이나 동감을 하지 못했다.

마치 고3때 시험공부 하듯 힘들게 읽었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을 머릿 속에 기억해야하나 의문스럽다. 작가는 자신이 잊지 말고 기억해 둬야하는 내용들을 메모해둔 느낌이다. 정말 기억할 가치가 없다면 그것들을 세상이 억지로 기억하지는 않을 듯하다. 진리는 평범하거나 적어도 동조할 수 있는 내용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형식적으로 특이하다기보다는 너무 엉성하다. 혹시나 중남미 문화의 문학을 전공하는 문학도라면 그들의 지적 호기심 정도는 충족? 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글을 읽다보면 수많은 부언 괄호 또는 덧붙인 해설이 글을 쉽게 읽지 못하는 큰 방해요소다. 소설다운 묘사체의 문장은 볼 수 없다.. 번역 또한 우리글 답지 못한 어색한 어투의 연속이다. 중남미 문학이 좀 더 우리와 함께하길 원한 다면 번역의 기술이 더 필요할 듯 싶다.

나치문학이 무엇인가? 정의도 없다. 오히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의 문학가들을 폄하하고 그들의 자조적인 면을 부각 시켰다. 주류에서 동떨어진 문학의 이단자들에 대한 삶을 하나의 제제로 삼았다면 그것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문학은 감동을 줘야 한다>라면 낮선 문학을 접하면서 이해하기 힘든 글의 구성형식을 보면서 이해와 동조,동감은 커녕 왜 이 글을 읽고 이렇게 힘들어야하나 스스로를 책망할 정도라니, 글은 독자와 소통하는 방식 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나는 건졌다. 소설이란 하나의 구성이고, 발단과 전개 대단원 결말의 과정이 작가의 상상력과 결합하여 독자를 감동시킨다. 이런 도식은 버려라 하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정말 특이한 형식의 소설?이다. 작가의 상상은 그저 등장 인물에 대한 경멸과 평가절하다. 이것이 진짜 소설인가? 아님 작가의 집필 소재의 가십거리모음인가?

이런 글도 소설이라고 출판한다. 정말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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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대단한 상상력의 작가들 평점10점 | b****n | 2010.01.14 리뷰제목
참 특이한 방식의 소설이다. 세계문학을 즐겨있는 나로서도 처음 접하는 방식의 소설, 그래서 낯설고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번역자의 해설을 참고하여 인내심을 가지고 읽은 결과.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의 다른 작품들도 섭렵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단순히 재미있어서라기 보다는 특이함이 불러오는 호기심. 작가의 호흡을 더 깊이있게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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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특이한 방식의 소설이다. 세계문학을 즐겨있는 나로서도 처음 접하는 방식의 소설, 그래서 낯설고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번역자의 해설을 참고하여 인내심을 가지고 읽은 결과.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의 다른 작품들도 섭렵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단순히 재미있어서라기 보다는 특이함이 불러오는 호기심. 작가의 호흡을 더 깊이있게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인터넷 서점을 검색해보았으나 다른 작품은 번역된 게 없나보다.

 

어떤 이에게는 거부감이 드는 책의 제목.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극단적으로 유럽의 나치시대의 산물은 오늘날에도 어떤식으로든지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발로이다. 직접적으로 유대인 또는 학살에 대하여 언급되지는 않지만 히틀러와 연관됨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골치덩어리같은 작가들은 나온다. (히틀러에 대한 찬양은 없다. 다행히 이 책은 그것에 초점이 된 책이 아니다. )하지만 그 작가들은 실존 인물은 아니다. 그렇지만 100% 배제하기도 어려운, 미로같은 (세계문학의 배경지식이 좀 있어야지 블랙유머가 깃든 이 책에 호응할 수 있다.) 내용이다.

 

내가 이 책을 좀 더 흥미롭게 접근하기 위해서 택한 읽기 방식은 여기에 소개된 많은 작가들 중 가장 터무니없게 느껴지는 작가를 찾겠다고 생각한것이다. 주인공은 막스 미르발레. 작가가 그려낸 여성 작가들에게도 눈길이 갔지만 막스 미르발레는 정말 천의 얼굴을 가진, 기상 천외한 이력과 죽음. 과연 작가라고 할 수 있을까..?? 란 의구심. 진짜 작가인 로베르토 볼라뇨는 어찌하여 이러한 인물 (여기에 소개된 모든 인물들이 그렇지만)들을 창조해내게 되었을까? 그의 상상력이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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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래 씹다보면 말이지 - 로베르토 볼라뇨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평점7점 | d*********0 | 2010.01.17 리뷰제목
당신의 입맛은 어떠한가. 책을 펼치기 전 당신은 혀를 충분히 날름거리는가? 을유문화사에서 본격적으로 고전 문학 전집에 손을 댄지 벌써 열일곱 권 째다. 그동안 나온 작품들이 고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들어봤을, 들어보지 못했더라도 대충 약력을 훑어보면 아하, 하고 떠올릴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로베르토 볼라뇨, 국내에선 제 3세계 문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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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입맛은 어떠한가. 책을 펼치기 전 당신은 혀를 충분히 날름거리는가? 을유문화사에서 본격적으로 고전 문학 전집에 손을 댄지 벌써 열일곱 권 째다. 그동안 나온 작품들이 고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들어봤을, 들어보지 못했더라도 대충 약력을 훑어보면 아하, 하고 떠올릴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로베르토 볼라뇨, 국내에선 제 3세계 문학으로 분류되는 남미 문학에 대해, 그것도 픽션이지만 픽션이 아닌 것 같은 형식의 책을 과감히 선택해 내밀 줄 누가 알았을까? 남미 문학이라고 하면 대부분 국내 독자들의 입맛에, 아니 세계 입맛에 들어맞은 파울로 코엘료를 떠올리거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작가 라우라 에스키벨, 유명한 작가 보르헤스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 작가 약력을 보니 수잔 손택이 극찬을 한 작가란다. 처음 가는 음식점 한 귀퉁이에 누구나 다 알만한 미식가가 극찬한 메뉴가 눈에 보이는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선택한 대부분은 아마도 정말로 아메리카 나치 문학의 계보에 대한 호기심으로 접근했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펼치고 40페이지도 넘기지 못해 책장을 접고 싶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사전 형식의 인물 계보. 부르기도 힘든 이름들의 생애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웃음 포인트. 작가가 접근한 풍자적이라는 냄새는 풍기지만 어디서 맞장구를 칠지 몰라 짜증만 날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이 위에서 말한 것처럼 픽션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작가의 엄청난 역량을 느껴볼 수 있다. 다양한 인물들의 생애를 간결하게, 감정 따윈 찾아볼 수 없는 설명서 같은 이야기로 풀고 있는 로베르토 볼라뇨는 냉소의 극치를 발휘하고 있다. 삼십 명의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 품고 있는 진실이란 무엇인가. 작가가 오랫동안 경험했던 삶 속에 녹아든 극우주의자들을 향한 문학적 썩소. 픽션이지만 논픽션일 것 같은 이야기들이 당시에 이 책이 발간 됐을 당시 많은 사람들의 극찬이 있었을 것이다. 단지 우리는 지구 반대편이라는 문화적 거리감에 접근하지 못해 느끼지 못할 뿐. 지금 이외수의 한마디 한마디가 많은 대중들의 환호성을 얻을 정도인데 말이다.

  이 책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읽어보고자 한다면 책의 곳곳에 포진한 작가의 강한 비판의 힘을, 치열한 글쓰기로 만들어진 색다른 문학을 느끼면서 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본다.

  그러고 보면 오래 곱씹을수록 새로워지는 맛이 느껴지는 음식은 있기 마련이다. 맛을 느끼기 전 목구멍으로 넘어간 음식은 결국 소화되어 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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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로베르토 볼라뇨 -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d******9 | 2023.08.05 리뷰제목
일단 볼라뇨 소설은 처음 봤다.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볼 엄두가 안 났다고 해야 하나..? 근데 책 찾아보다가 제목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보니까 볼라뇨 소설이었고, 뭔가 운명같이 느껴져서 그냥 샀다. 그래서 조금씩 읽어봤는데 일단 엄청 어렵고(ㅠㅠ) 조금 난해하고... 나한테는 버거운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읽고 있당.. ㅎㅎ 언젠간 다 읽을 수 있겠지 ㅠ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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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볼라뇨 소설은 처음 봤다.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볼 엄두가 안 났다고 해야 하나..? 근데 책 찾아보다가 제목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보니까 볼라뇨 소설이었고, 뭔가 운명같이 느껴져서 그냥 샀다. 그래서 조금씩 읽어봤는데 일단 엄청 어렵고(ㅠㅠ) 조금 난해하고... 나한테는 버거운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읽고 있당.. ㅎㅎ 언젠간 다 읽을 수 있겠지 ㅠㅠ 좀 걱정되지만 ㅠ 몰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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