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상)
미리보기 공유하기

인형 (상)

리뷰 총점 9.5 (12건)
분야
소설 > 고전문학
파일정보
EPUB(DRM) 6.93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도서의 시리즈 내서재에 모두 추가

휘페리온
프리드리히 횔덜린 저/장영태 역
휘페리온
황야의 이리
헤르만 헤세 저/권혁준 역
황야의 이리
호모 파버
막스 프리쉬 저/정미경 역
호모 파버
현란한 세상
레이날도 아레나스 저/변선희 역
현란한 세상
한눈팔기
나쓰메 소세키 저/서은혜 역
한눈팔기
플라테로와 나 - 을유세계문학전집 59
후안 라몬 히메네스 저/박채연 역
플라테로와 나 - 을유세계문학전집 59
프랑켄슈타인 - 을유세계문학전집 67
메리 셸리 저/한애경 역
프랑켄슈타인 - 을유세계문학전집 67
프랑스어의 실종
아시아 제바르 저/장진영 역
프랑스어의 실종
폴란드의 기병 (하)
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 저/권미선 역
폴란드의 기병 (하)
폴란드의 기병 (상)
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 저/권미선 역
폴란드의 기병 (상)
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의 여행
알렉산드르 라디셰프 저/서광진 역
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의 여행
팡세 - 을유세계문학전집 63
블레즈 파스칼 저/현미애 역
팡세 - 을유세계문학전집 63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장희창 역
파우스트
키 재기 외
히구치 이치요 저/임경화 역
키 재기 외
쾌락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저/이현경 역
쾌락
콜리마 이야기
바를람 샬라모프 저/이종진 역
콜리마 이야기
커플들, 행인들
보토 슈트라우스 저/정항균 역
커플들, 행인들
체호프 희곡선 - 을유세계문학전집 53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저/박현섭 역
체호프 희곡선 - 을유세계문학전집 53
체벤구르 - 을유세계문학전집 57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저/윤영순 역
체벤구르 - 을유세계문학전집 57
첫 번째 주머니 속 이야기
카렐 차페크 저/김규진 역
첫 번째 주머니 속 이야기
천사의 음부
마누엘 푸익 저/송병선 역
천사의 음부
천로 역정
존 번연 저/정덕애 역
천로 역정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존 니컬슨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저/윤혜준 역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존 니컬슨
죽은혼
니콜라이 고골 저/이경완 역
죽은혼
주홍글자
너새니엘 호손 저/양석원 역
주홍글자
죄와 벌 하 - 을유세계문학전집 56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김희숙 역
죄와 벌 하 - 을유세계문학전집 56
죄와 벌 상 - 을유세계문학전집 55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김희숙 역
죄와 벌 상 - 을유세계문학전집 55
좁은문 전원교향악
앙드레 지드 저/이동렬 역
좁은문 전원교향악
조플로야
샬럿 대커 저/박재영 역
조플로야
제인 에어 - 을유세계문학전집 64
샬럿 브론테 저/조애리 역
제인 에어 - 을유세계문학전집 64
젊은베르터의 고통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정현규 역
젊은베르터의 고통
젊은 의사의 수기 모르핀
미하일 불가코프 저/이병훈 역
젊은 의사의 수기 모르핀
전쟁과 평화 (하)
레프 톨스토이 저/박종소,최종술 공역
전쟁과 평화 (하)
전쟁과 평화 (중)
레프 톨스토이 저/박종소,최종술 공역
전쟁과 평화 (중)
전쟁과 평화 (상)
레프 톨스토이 저/박종소,최종술 공역
전쟁과 평화 (상)
저주받은 안뜰 외
이보 안드리치 저/김지향 역
저주받은 안뜰 외
재능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저/박소연 역
재능
작품
에밀 졸라 저/권유현 역
작품
인형 (하)
볼레스와프 프루스 저/정병권 역
인형 (하)
인형 (상)
볼레스와프 프루스 저/정병권 역
인형 (상)
이즈의 무희·천 마리 학·호수
가와바타 야스나리 저/신인섭 역
이즈의 무희·천 마리 학·호수
이상한 물질
테레지아 모라 저/최윤영 역
이상한 물질
이방인
알베르 카뮈 저/김진하 역
이방인
이력서들
알렉산더 클루게 저/이호성 역
이력서들
유림외사 (하)
오경재 저/홍상훈 등역
유림외사 (하)
유림외사 (상)
오경재 저/홍상훈 등역
유림외사 (상)
위대한 개츠비 - 을유세계문학전집 47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저/김태우 역
위대한 개츠비 - 을유세계문학전집 47
원잡극선
관한경 외저/김우석,홍영림 공역
원잡극선
워싱턴 스퀘어
헨리 제임스 저/유명숙 역
워싱턴 스퀘어
워더링 하이츠
에밀리 브론테 저/유명숙 역
워더링 하이츠
우리 짜르의 사람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저/박종소 역
우리 짜르의 사람들
요양객
헤르만 헤세 저/김현진 역
요양객
오이디푸스 왕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2
소포클레스 저/김기영 역
오이디푸스 왕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2
오만과 편견 - 을유세계문학전집 60
제인 오스틴 저/조선정 역
오만과 편견 - 을유세계문학전집 60
오레스테이아 3부작
아이스퀼로스 저/김기영 역
오레스테이아 3부작
예브게니 오네긴
알렉산드르 푸슈킨 저/김진영 역
예브게니 오네긴
엿보는 자
알랭 로브그리예 저/최애영 역
엿보는 자
에다 이야기 - 을유세계문학전집 66
스노리 스툴루손 저/이민용 역
에다 이야기 - 을유세계문학전집 66
어둠의 심연
조지프 콘래드 저/이석구 역
어둠의 심연
야쿠비얀 빌딩
알라 알아스와니 저/김능우 역
야쿠비얀 빌딩
안전 통행증·사람들과 상황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저/임혜영 역
안전 통행증·사람들과 상황
아주 편안한 죽음
시몬 드 보부아르 저/강초롱 역
아주 편안한 죽음
아우스터리츠
W. G. 제발트 저/안미현 역
아우스터리츠
아메리카의 비극 (하)
시어도어 드라이저 저/김욱동 역
아메리카의 비극 (하)
아메리카의 비극 (상)
시어도어 드라이저 저/김욱동 역
아메리카의 비극 (상)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로베르토 볼라뇨 저/김현균 역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 - 을유세계문학전집 51
로렌스 스턴 저/김정희 역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 - 을유세계문학전집 51
식(蝕) 3부작
마오둔 저/심혜영 역
식(蝕) 3부작
시카고
알라 알아스와니 저/김능우 역
시카고
송사삼백수
주조모 편/김지현 역
송사삼백수
소송
프란츠 카프카 저/이재황 역
소송
서푼짜리 오페라 / 남자는 남자다 - 을유세계문학전집 54
베르톨트 브레히트 저/김길웅 역
서푼짜리 오페라 / 남자는 남자다 - 을유세계문학전집 54
사형장으로의 초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저/박혜경 역
사형장으로의 초대
사촌 퐁스
오노레 드 발자크 저/정예영 역
사촌 퐁스
사랑에 빠진 여인들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저/손영주 역
사랑에 빠진 여인들
빌헬름 텔
프리드리히 폰 쉴러 저/이재영 역
빌헬름 텔
브루노 슐츠 작품집 - 을유세계문학전집 61
브루노 슐츠 저/정보라 역
브루노 슐츠 작품집 - 을유세계문학전집 61
변신·선고 외
프란츠 카프카 저/김태환 역
변신·선고 외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 을유세계문학전집 52
알프레트 되블린 저/권혁준 역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 을유세계문학전집 52
물망초
요시야 노부코 저/정수윤 역
물망초
문명소사
이보가 저/백승도 역
문명소사
무사시노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6
구니키다 돗포 저/김영식 역
무사시노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6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
베네딕트 예로페예프 저/박종소 역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
맥티그
프랭크 노리스 저/김욱동,홍정아 공역
맥티그
망자들
크리스티안 크라흐트 저/김태환 역
망자들
마쿠나이마
마리우 지 안드라지 저/임호준 역
마쿠나이마
마의 산 -하
토마스 만 저/홍성광 역
마의 산 -하
마의 산 -상
토마스 만 저/홍성광 역
마의 산 -상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저/진인혜 역
마담 보바리
리어 왕.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이미영 역
리어 왕.맥베스
루쉰 소설 전집 - 을유세계문학전집 12
루쉰 저/김시준 역
루쉰 소설 전집 - 을유세계문학전집 12
로빈슨 크루소
대니얼 디포 저/윤혜준 역
로빈슨 크루소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서경희 역
로미오와 줄리엣
로르카 시 선집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저/민용태 역
로르카 시 선집
러시아의 밤
블라지미르 오도예프스키 저/김희숙 역
러시아의 밤
라이겐
아르투어 슈니츨러 저/홍진호 역
라이겐
라셀레스티나
페르난도 데 로하스 저/안영옥 역
라셀레스티나
돈후안 외
티르소 데 몰리나 저/전기순 역
돈후안 외
돈키호테 성찰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저/신정환 역
돈키호테 성찰
도화선
공상임 저/이정재 역
도화선
데미안 - 을유세계문학전집 65
헤르만 헤세 저/이영임 역
데미안 - 을유세계문학전집 65
대통령 각하
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 저/송상기 역
대통령 각하
노인
유리 트리포노프 저/서선정 역
노인
노생거 사원
제인 오스틴 저
노생거 사원
에밀 졸라 저/최애영 역
그라알 이야기
크레티앵 드 트루아 저/최애리 역
그라알 이야기
골짜기의 백합
오노레 드 발자크 저/정예영 역
골짜기의 백합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저/이동렬 역
고리오 영감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저/이혜수 역
걸리버 여행기
개인적인 체험
오에 겐자부로 저/서은혜 역
개인적인 체험
갈라테아 2.2
리처드 파워스 저/이동신 역
갈라테아 2.2
1984년 - 을유세계문학전집 48
조지 오웰 저/권진아 역
1984년 - 을유세계문학전집 4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6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나를 태우면 한 줌의 재만 남겠지 평점10점 | e***a | 2016.11.09 리뷰제목
폴란드의 국민소설로 일컬어지는 볼레스와프 프루스의 『인형』이 출간되었다. 사실 폴란드 문학은 낯설다. 쇼팽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츠키에비츠 등의 이름은 알게 되었지만 영 멀게 느껴진다. 곰브로비치 정도가 그래도 많이 알려진 작가가 아닌가 한다. 어찌 되었든 을유세계문학으로 만나게 된 『인형』은 너무 재미있어서 아주 오랜만에 소설의 세계로 푹 빠지게 되는 독서를 할 수
리뷰제목

폴란드의 국민소설로 일컬어지는 볼레스와프 프루스의 『인형』이 출간되었다. 사실 폴란드 문학은 낯설다. 쇼팽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츠키에비츠 등의 이름은 알게 되었지만 영 멀게 느껴진다. 곰브로비치 정도가 그래도 많이 알려진 작가가 아닌가 한다. 어찌 되었든 을유세계문학으로 만나게 된 『인형』은 너무 재미있어서 아주 오랜만에 소설의 세계로 푹 빠지게 되는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소설의 배경은 1877년에서 1878년 러시아-투르크 전쟁이 있던 시기의 폴란드 바르샤바이다. 서유럽에서 불어오는 자유민주주의의 기운은 폴란드 사회 공고하였던 계급적인 위계를 조금씩 무너뜨리는 중이다. ‘출생과 재산’이 작품의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죽은 아내가 남긴 상점을 가진 보쿨스키는 충분히 부자이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터에서 큰 돈을 벌어온다. 40대 중반, 부자에다 미혼인 그를 노리는 사람은 많지만 보쿨스키의 마음은 웽츠키 집안의 아름다운 이자벨라에게 향해있다. 살롱의 세계에 살고 있는 오만한 이자벨라는 보쿨스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데, 이 사업가의 마음을 알아챈 사람들은 충고하곤 한다. 그런 식으로는 아가씨의 마음을 살 수 없어요. 덫을 놓으려면 확실히 강제해야 해요. 이에 보쿨스키는 대답하곤 한다. 지배하지 못한다면 절대적인 자유를 허용하고 싶습니다. 보쿨스키는 이자벨라를 숭배하고, 그녀의 무심함에 가슴을 끓이면서도 감정을 끊지 못한다.


보쿨스키의 어설픈 계략, 아니 구애는 이자벨라에게 닿지 않는다. 첫째, 보쿨스키는 귀족이 아니며 둘째, 그는 대토지를 소유한 것이 아닌 상점을 가진 사업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쿨스키가 이자벨라를 위해 벌이는 구애는 그녀에게 그를 ‘짝’이 아닌 집사나 어떤 기계의 부속품 정도로 인식하게 할 뿐이다. 소설은 보쿨스키가 뛰어드는 귀족의 세계에 도사린 허영과 무지, 특권의식 등을 비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인 백작이 폴란드 사교계에서 이런 뉘앙스의 말을 한다. 푸른 피는 별 것 아니오, 그냥 수저를 잘 물고 태어난 것이지. 시대는 변하고 있다네. 폴란드 귀족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도 하지 못한다.


보쿨스키를 돕는 변호사는 그를 처량하게 생각하여 이렇게 말한다. 귀족들에게는 의지의 병이 있다네... 추진력이라곤 없는 그들을 꿰뚫어 본 것이다. 그렇다면 보쿨스키라는 인물은 어쩌다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된 것일까. 젊을 적부터 보쿨스키는 의지가 대단한 인물로, 모두의 비웃음을 뒤로 하고 대학에 입학하여 당당히 과학을 탐구하였다. 1963년 러시아에 대항한 봉기에 참여하여 시베리아 유형을 당하였고, 그 곳에서 사업을 벌여 재산을 좀 모은다. 바르샤바로 돌아와서는 오랜 친구 제츠키의 조언으로 상점에서 일하게 되는데, 그를 눈여겨본 여사장의 유혹을 거절하였으나 끝내는 혼인하게 된다. 이는 자신에게 큰 상처로 남아 있다.


젊음과 사랑을 돈과 바꾸었다는 죄책감은 의부증에 가까운 아내의 집착과 함께 서서히 그를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아내가 죽고, 재산을 상속받았지만 생의 의미를 찾지 못하던 그를 구원한 것은 바로 이자벨라였다. 순전한 아름다움, 순수한 오만. 이자벨라의 주변을 맴돌지만 존재조차도 인식당하지 못하시를 오랜 시간, 보쿨스키는 그녀에게 구애하겠노라 다짐하며 전쟁터에서 큰 돈을 벌어온다. 이자벨라의 명예를 위해 결투를 벌이기도 하고, 그녀의 집을 크게 손해보며 구입하기도 하지만... 이는 계략조차 되지 못하는, 사랑에 발로한 어리석음일 뿐이었고 이자벨라의 변덕에 어울리느라 보쿨스키의 사업도 위태로워진다.


경제관념이 없는 귀족들은 그를 돈줄로만 여겼기에, 보쿨스키가 이자벨라를 위해 벌인 일들은 일종의 계급투쟁처럼 인식되었던 것이다. 이자벨라의 행동들은 허영처럼 느껴지기 보다는, 그녀가 허영 그 자체로 느껴진다. 그런 세계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언젠가 영어를 못한다고 그를 무시했기에 보쿨스키는 영어 과외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이 덕분에 이자벨라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똑똑히 알게 된다. 오랜 친구 제츠키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보쿨스키를 염려한다. 보쿨스키는 소리친다. 나도 살고 싶어, 나도 살고 싶단 말이야. 나는 왜 사랑을 하면 안 돼? 이 많은 재산이 무슨 소용이야. 나를 태우면 한 줌의 재만 남겠지...


모든 것은 당신을 위해서! 라는 보쿨스키의 외침은 얼마나 공허한가. 돈 쓰는 자신을 경멸하는 보쿨스키, 비스와 강 언덕 너머의 비참을 보고 마음 아파하는 보쿨스키, 사회는 개인의 힘으로 구제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만큼 타인을 도우려는 보쿨스키를 보며 참 가슴이 저려왔다. 돌아보지 않는 상대를 향한 애타는 마음을 알기에. 눈길 닿는 곳들을 질투하다가도 보잘 것 없는 자신을 원망하며 현타를 맞는 보쿨스키. 나이에 맞지 않은 순수한 감정을 보노라면 이자벨라와의 나이 차이도 잊게 된다. 두 사람은 거의 스무 살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자벨라가 상대의 면면을 따지는 동안 보쿨스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그도 그녀의 속성을 꿰뚫어 보았는지도 모른다. 보쿨스키가 보는 이자벨라는 뭔가 신비로운 존재로, 그 아름다움과 기품은 성상화에서 빠져 나온 듯한 분위기처럼 느껴진다. 좋은 교육을 받은 지성은 또 어떠한가. 언젠가 어떤 동화에서 진정한 공주는 일곱 겹 매트리스 아래 콩 한 알에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쇠락한 저택의 기운에도 아랑곳 않는 보쿨스키... 그를 단순히 계급이라는 어떤 트로피를 얻기 위한 야망있는 사내로 볼 수는 없다. 세라 워터스의 『리틀 스트레인저』는 헌드레즈 홀로 상징되는 계급을 손에 넣으려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 소설은 2차대전 이후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여전히 넘을 수 없는 계급이라는 선이 느껴진다.


사실 보쿨스키는 귀족이다. 어릴 적부터 명철했던 그는 계급에 매달리는 아버지를 어리석다 생각하고 상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가 대토지, 장원을 가진 귀족이 아닌 다음에야 이자벨라가 눈 하나 깜짝 할까. 그를 보며 사랑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큰 돈을 벌어 온 인물들을 떠올렸다. 에밀리 브론테의 히스클리프, 제인 오스틴의 웬트워스 대령, 피츠제럴드의 개츠비까지... 이들이 보쿨스키와 다른 점은 여자 주인공의 사랑과 애정을 한때나마 받았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이유로 그들을 배신하였고, 그에 상처를 입어 전쟁이나 불법에 손을 담가 재산을 모아 다시 사랑을 얻기 위해 돌아온 인물들이었다. 그리고 적절하게 여주인공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보쿨스키는 이도 저도 아니다. 그는 잘생기지도 젊지도 않다. 계급도 보잘 것 없고 재산은 많지만 시내에 있는 상점을 운영하는 사업가이다. 대학에 다녔지만 중퇴했고, 귀족들이 중요시하는 교양도 갖추지 못했다. 이자벨라를 위해 벌인 일들은 그녀의 자존심을 다치게 했고, 첫 단추를 잘 못 꿴 탓인지 인상도 좋지 않았다. 그가 연애에 빠삭하거나 아니면 교묘하기라도 해서 이자벨라를 빠져 나올 수 없는 덫에 빠뜨리기라도 했다면 좀 나았을까.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는 과정은 정말 비참하기까지 해서, 이자벨라와 이루어지기보다는 그녀를 깨끗이 잊고 새출발하기를 바랐다. 소설을 읽는 내내 그랬다.


보쿨스키의 로맨스가 그려지는 동안 과거와 현재 사회는 제츠키의 회고로 메워진다. 나폴레옹을 숭배하며 1848년 헝가리 혁명에서 혁명군 측에 입대하여 전장을 다녀온 이야기, 보쿨스키의 과거 및 현재 상점이 어떻게 운영되며 사장의 평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귀족들의 반응은 어떠한지와 같은 내용들이다. 집안에서 이자벨라의 좋은 짝이 될 것이라 여겨지던 오호츠키는 젊을 적 보쿨스키를 연상하게 하는 인물인데, 과학에 깊이 매료되어 있다. 이야기가 제츠키와 보쿨스키로 흘러가는 걸 보면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오호츠키가 아닐까 한다. 위인의 헛된 희망은 그를 죽일 것인가, 살릴 것인가... 마음이 아프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4
종이책 생생한 묘사. 그 안에 사람냄새 평점10점 | a****a | 2016.12.28 리뷰제목
표지에서부터 안나카레리나 나 오만과 편견같은 고전이 연상되는 바로 읽고 싶은 생각을내는 책이다. 이 아름다운 여인은 누구지? 이 여인을 중심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궁금증을 자아내며 그렇게 시작되는 책이다. 폴.란.드.한번도 가 본적 없고 그렇게 익숙하게 알고 있지 않은 나라이지만 작품속에서 묘사되는 폴란드는 다른 유럽국가보다 오히려 정서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리뷰제목

표지에서부터 안나카레리나 나 오만과 편견같은 고전이 연상되는 바로 읽고 싶은 생각을

내는 책이다. 이 아름다운 여인은 누구지? 이 여인을 중심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증을 자아내며 그렇게 시작되는 책이다.

 

폴.란.드.

한번도 가 본적 없고 그렇게 익숙하게 알고 있지 않은 나라이지만 작품속에서 묘사되는 폴란드는 다른 유럽국가보다 오히려 정서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면이 많아 보인다.

그래서 인지 다른 영국이나 러시아의 소설처럼 딱딱하거나 너무 깊거나 무겁지 않고

단순하면서 그렇다고 무작정 가볍지만은 않았다. 번역이 잘 되어서 그런가 몇 번인가 책의

앞뒤를 들춰볼 정도로 세부적이지만 에두름이 없고 그래서 더욱더 등장인물들의 관계에서 사람의 욕망과 각자가 추구하는 세계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아름다운 여인 이자벨라의 무심함이 이해가 되면서도 그저 연심으로 앞뒤 안재고 달려드는 보쿨스키의 마음도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그런 것만이 아니라 이 소설의 백미는 작가가 들려주는 그들을 둘러싼 관계와 배경속에 때론 그들의 화려함을 담보로 한 여러가지 형태의 아픔과 절망이 잘 표현되어 있다. 지금의 세태와도 전혀 동떨어져 있지 않아서 깊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다.

 

2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전혀 지루할 틈이 없이 다양한 색깔로 섬세하게 보여주는 새로움으로 왜 폴란드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로 이 인형이 손꼽히는지 알 것 같다. .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인형의 나라 평점8점 | g****o | 2016.12.27 리뷰제목
동서양을 막론하고인간의 사랑에는 조건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인물들의 관계와 묘사에서느껴지는 건.. 인형이라는 제목에서 처럼누군가 만들어 놓은 외적 형상과 그러한 형상의 틀 속에 조건화된 것들로 삶이 정형화된 형태로 꾸며지고 있다는 것이다.P.317"대가가 있으면 희생할 수도 있지...""자네가 당연히 받아야 할 존경을 자네에게?표하지 않는 사람들 "
리뷰제목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사랑에는 조건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인물들의 관계와 묘사에서
느껴지는 건.. 인형이라는 제목에서 처럼
누군가 만들어 놓은 외적 형상과
그러한 형상의 틀 속에 조건화된 것들로
삶이 정형화된 형태로 꾸며지고 있다는 것이다.

P.317
"대가가 있으면 희생할 수도 있지..."
"자네가 당연히 받아야 할 존경을 자네에게
?표하지 않는 사람들 "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시대적 사실주의. 평점10점 | a*****j | 2016.12.28 리뷰제목
보쿨스키.이자벨라시대적 배경이 똑같이 19세기인것도 있지만 가장최근에 읽은 고전이라 그런지 읽으면서 한편에서는 오만과 편견에 다아시와 엘리자베스가 떠올랐다.상류귀족층에 오만하기 짝이없던 남자 다아시와 그런그를 그저첫만남의 편견으로 맘을 닫아두었던 여자 엘리자베스.인형에서는 이자벨라가 귀족의 특권의식과 오만한 상류 귀족층으로 나온다.보쿨스키는 그런 그녀에게
리뷰제목
보쿨스키.이자벨라
시대적 배경이 똑같이 19세기인것도 있지만 가장최근에 읽은 고전이라 그런지 읽으면서 한편에서는 오만과 편견에 다아시와 엘리자베스가 떠올랐다.
상류귀족층에 오만하기 짝이없던 남자
다아시와 그런그를 그저첫만남의 편견으로 맘을 닫아두었던 여자 엘리자베스.
인형에서는 이자벨라가 귀족의 특권의식과 오만한 상류 귀족층으로 나온다.보쿨스키는 그런 그녀에게 반해 그녀의 마음를 얻고픈 재력있는 상점주인이지만 이자벨라는 그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상점 주인이라는 편견의 눈으로만 바라본다.
전반적으로 내용은 보쿨스키의 이자벨라를 향한 애정라인을 따라흘러 가지만 이소설이 폴란드에서 대국민적인 인기를 얻고있는데에는 그둘사이에서 비춰지는 19세기당시 시대적인 귀족층부터 빈민층까지의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적나라한 사실주의적 배경과 표현들.귀족층의 특권의식등을 비판하면서도 인간애의 따뜻함을 함께 잘 표현해주고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라한다. 시대를 막론하고 현실에서도 계급.돈.명예욕.이기심등 그와같은 인간관계에서의 구도는 변함없지싶다. 지금의 최순실게이트만 일례로 보더라도 이시국에 어찌보면 똑 맞아 떨어지는. .하.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종이책 인형 평점10점 | p****k | 2016.12.25 리뷰제목
한 남자의 모든 걸 건 사랑이 시작된다.보쿨스키는 이자벨라를 위해 죽을 각오를 하고 위험한 일로 큰돈을 벌어 돌아온다.하지만 대귀족의 틀 속에서 사랑보다 그 틀을 지켜줄 보호자를 찾는 여자에겐 그는 어떤 존재일까?사랑 안에서 신분과 재산은 어떤 의미인가?도대체 보쿨스키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읽는 내내 "위대한 캣츠비"도 떠오르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도 떠올라 안
리뷰제목

한 남자의 모든 걸 건 사랑이 시작된다.

보쿨스키는 이자벨라를 위해 죽을 각오를 하고 위험한 일로 큰돈을 벌어 돌아온다.

하지만 대귀족의 틀 속에서 사랑보다 그 틀을 지켜줄 보호자를 찾는 여자에겐 그는 어떤 존재일까?

사랑 안에서 신분과 재산은 어떤 의미인가?

도대체 보쿨스키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읽는 내내 "위대한 캣츠비"도 떠오르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도 떠올라 안타까웠다. 

두 권으로 총 1,200쪽에 달했지만 수많은 등장인물과 그 시대가 잘 묘사되어있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우리는 자기 환상이 만든 상대를 사랑하는 건 아닐까 !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향해 매진하는 여러 인물을 보며 내 사랑을 비춰보게 된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6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3점 9.3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