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으면 어려워 보이는 책.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이다.
주인공인 비버코프가 감옥에서 나오면서 바르게 살기로 결심하고,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에서 신문팔이와 거리 행상으로 정직하게 살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다른사람들에게 영향을 받고 타락하게 되는데....
옛 친구 라인홀트의 동업 제안을 거절하자 차에서 밀려 떨어져 뒤에서 오는 차에 치어 한쪽 팔을 잃는다. 불구자가 된 그는 이 세상에서 바르게 사는 것이 어렵다는걸 알게 되고 그후 매춘부인 미체의 포주가 되지만 라인홀트는 비버코프의 애인 미체를 납치하여 강간한 뒤 살해한다. 자신이 미체의 살해 용의자로 체포되자 비버코프는 실신상태가 되고 정신병원으로 보내진다. 진실이 드러나자 그는 석방되어 집으로 간다. 라인홀트는 체포되어 징역 10년을 받고 비버코프는 공장 수위가 되어 다시 새 생활을 시작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 결국 인간이란 개인으로 존재하기는 힘든, 사회속에 있는 존재일까?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알프레트 되블린
“이 도시는 어떤 도시인가, 참으로 거대한 도시야, 이곳에서 그는 어떤 삶을, 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거리들은 여전하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온갖 보고 것을 보고 듣게 되며, 과거의 어떤 일이 원하지도 않는데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삶은 그렇게 하루하루 흘러간다, 인생 행로에서 오늘 무엇이 나타나고 또 그것을 놓치고 내일 다시 무엇이 다가와도 사람들은 그것을 잊고 하면서 우리의 삶에는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나는 법이다.”
***
프란츠 비버코프는 아내를 죽인 후 테겔 교도소에 수감 되었다가 출소하면서 이야기는 시작 된다, 출소 후 그는 그는 진실하게 살겠다고 결심 하지만, 세상은 그가 진실하게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는 결국 배신을 겪고 범죄자들과 어울리면서 라인홀트를 만나고, 원치 않는 절도에 가담하게 된다. 그리고 라인홀트, 그에게 차에서 밀쳐져 한쪽 팔을 잃고 불구가 된다. 그리고 미체의 기둥서방이 되어 살아가다, 라인홀트의 미움을 사고 그에게 미체가 살해 당한다. 그는 라인홀트의 계략으로 공범으로 몰려 술집에서 들이닥친 일시 검문에 걸려 체포되고, 미체를 잃은 충격으로 정신이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그는 결국 정신병원에 수감 되고, 옛 프란츠 비버코프 새로운 프란츠 카를 비버코프가 되어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그는 한 중소 공장 수위가 되어 살아가고 창밖으로 지나는 행진을 지켜본다. 그리고 행진 하는 집단의 군가로 이야기는 끝난다.
***
되블린을 처음 접하게 된 작품은 민음사에서 발간한 <무용수와 몸>이라는 단편소설집에서 였다.
단편집 근저에 자리한 우울과 공포, 그로테스크한 표현에 이끌려 작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소설은 분명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삶과도 그리 다를 바 없게 느껴진다. 우리의 걷는 방식, 밥을 먹는 방식, 도심 속 개인의 죽음도,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방식도, 사랑하는 방법도 아무것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아마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워진 굴레일 것이다. 결국 세상과 삶은 돌고 돌고 그와 비슷한 사건은 어느 때나 일어나며 불행도 행복도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분명 그때보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사회 그리고 그 안에 인간들은 조금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조금 더 자신을 잘 포장하고 숨기며 살아갈 수 있을 뿐이다. 되블린은 지금도 흔하지 않은 새로운 묘사 기법으로 현대 도시를 표현해낸다. 광고 공사소리 잡담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을 묘사하고,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이 그 사이에 마구 끼어든다. 내면 심리와 꿈과 현실이 마구 뒤섞인다. 모든 것이 하나의 도시 안에서 일어난다. 광장, 도시는 자신의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묘사하고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는 듯하다. 도시는 개인을 도시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묘사하기 위하여 소비하는 듯하다. 그리고 여전히 소음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는 비버코프가 된 것만 같게 느껴진다. 에덴동산 (교도소)에서 쫓겨난 비버코프는 광야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도시)로 흘러 들어가고 모든 것을 일과 고통 속에서 얻어내야한다. 가끔은 그곳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하지만 그럴 수 없다. 결국 그는 광야에서 온갖 수난을 겪으며 다시 동산(정신 병원)에 갇히고 그곳에서는 죽을 수도 없다. 먹지 않으면 관을 끼워 음식을 섭취시킨다. 그리고 꿈을 끄고 자신이 행한 일들을 돌이켜 보며 새로운 비버코프로 다시 태어난다. 이제 그에게는 동산도 광야도 없다. 모든 곳이 도시고 그는 일부일 뿐이다. 우리는 어디로도 떠날 수 없다.
첫장면 그리고 마지막 장면 어딘가에서 나오면서부터 프란츠의 형벌이 다시 시작된다.
그는 활기차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엄청난 수난을 겪은 그는 경찰에 붙잡히고 무너져 새로운 프란츠 카를 비버코프가 되었다. 이젠 모든 것이 고정되어 편안함을 느낀다. 그는 공장 수위 보조다. 거리의 광고와 교차 편집되어 등장하는 프란츠 카를 비버코프는 도시의 일부가 되었다. 아니 자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착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처음부터 어디에서도 빠져나오지 못한 수감자였고, 여전히 그렇다. 빠져나왔다는 착각이 그로 하여금 수난을 안긴 것일 수도 있다.
진짜 잘쓰긴 함. 왜 표현주의 대표작인지 알것 같다. 길어서 조금 힘들긴 했는데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금방 술술 읽힘. 왜 운명이란 것은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 건지. 억울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하지만 그것이 인생인 것을... 어려웠던 부분들도 많았다. 아직 이런 작품을 이해하기에는 내공이 조금 부족한듯.. 중간에 여자에 대한 묘사는 진짜 기가막힌 부분이 있어서 메모해 뒀다. 작가 남자던데 어떻게 이렇게 묘사한것일까.
크나큰 정보도 없이 그냥 선택해본 이 작품은 처음부터 나의 머릿속에 혼란만 가득 심어주었다.서술하는 방식이 참으로 독특하기 떄문이다. 사건만 또는 주된 인물로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닌 주변의 소소한 일들까지 전부 다 이야기해주고 또한, 주인공이 생각하는 것들 그대로를 보여준다. 깔끔하게 정리된 문체가 아니기에 읽는 독자는 책에 몰입하기가 힘들고 어디에 집중해서 누구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봐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자신의 책을 어려워하는 독자를 위해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챕터 별로 친절한 설명을 적어놨다. 그래서 그 부분만 읽어도 대강의 줄거리는 다 파악할 수 있게 되어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이 책은 프란츠라는 남성이 테겔 감옥에서 나온 후부터 그의 일상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상세하게 들려준다.우연히 만난 노인으로부터 찬노비치 이야기를 듣고난 후 그는 베를린에서 착실하게 살아가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