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의 실종
미리보기 공유하기

프랑스어의 실종

리뷰 총점 9.5 (18건)
분야
소설 > 고전문학
파일정보
EPUB(DRM) 4.25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도서의 시리즈 내서재에 모두 추가

휘페리온
프리드리히 횔덜린 저/장영태 역
휘페리온
황야의 이리
헤르만 헤세 저/권혁준 역
황야의 이리
호모 파버
막스 프리쉬 저/정미경 역
호모 파버
현란한 세상
레이날도 아레나스 저/변선희 역
현란한 세상
한눈팔기
나쓰메 소세키 저/서은혜 역
한눈팔기
플라테로와 나 - 을유세계문학전집 59
후안 라몬 히메네스 저/박채연 역
플라테로와 나 - 을유세계문학전집 59
프랑켄슈타인 - 을유세계문학전집 67
메리 셸리 저/한애경 역
프랑켄슈타인 - 을유세계문학전집 67
프랑스어의 실종
아시아 제바르 저/장진영 역
프랑스어의 실종
폴란드의 기병 (하)
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 저/권미선 역
폴란드의 기병 (하)
폴란드의 기병 (상)
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 저/권미선 역
폴란드의 기병 (상)
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의 여행
알렉산드르 라디셰프 저/서광진 역
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의 여행
팡세 - 을유세계문학전집 63
블레즈 파스칼 저/현미애 역
팡세 - 을유세계문학전집 63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장희창 역
파우스트
키 재기 외
히구치 이치요 저/임경화 역
키 재기 외
쾌락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저/이현경 역
쾌락
콜리마 이야기
바를람 샬라모프 저/이종진 역
콜리마 이야기
커플들, 행인들
보토 슈트라우스 저/정항균 역
커플들, 행인들
체호프 희곡선 - 을유세계문학전집 53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저/박현섭 역
체호프 희곡선 - 을유세계문학전집 53
체벤구르 - 을유세계문학전집 57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저/윤영순 역
체벤구르 - 을유세계문학전집 57
첫 번째 주머니 속 이야기
카렐 차페크 저/김규진 역
첫 번째 주머니 속 이야기
천사의 음부
마누엘 푸익 저/송병선 역
천사의 음부
천로 역정
존 번연 저/정덕애 역
천로 역정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존 니컬슨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저/윤혜준 역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존 니컬슨
죽은혼
니콜라이 고골 저/이경완 역
죽은혼
주홍글자
너새니엘 호손 저/양석원 역
주홍글자
죄와 벌 하 - 을유세계문학전집 56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김희숙 역
죄와 벌 하 - 을유세계문학전집 56
죄와 벌 상 - 을유세계문학전집 55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김희숙 역
죄와 벌 상 - 을유세계문학전집 55
좁은문 전원교향악
앙드레 지드 저/이동렬 역
좁은문 전원교향악
조플로야
샬럿 대커 저/박재영 역
조플로야
제인 에어 - 을유세계문학전집 64
샬럿 브론테 저/조애리 역
제인 에어 - 을유세계문학전집 64
젊은베르터의 고통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정현규 역
젊은베르터의 고통
젊은 의사의 수기 모르핀
미하일 불가코프 저/이병훈 역
젊은 의사의 수기 모르핀
전쟁과 평화 (하)
레프 톨스토이 저/박종소,최종술 공역
전쟁과 평화 (하)
전쟁과 평화 (중)
레프 톨스토이 저/박종소,최종술 공역
전쟁과 평화 (중)
전쟁과 평화 (상)
레프 톨스토이 저/박종소,최종술 공역
전쟁과 평화 (상)
저주받은 안뜰 외
이보 안드리치 저/김지향 역
저주받은 안뜰 외
재능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저/박소연 역
재능
작품
에밀 졸라 저/권유현 역
작품
인형 (하)
볼레스와프 프루스 저/정병권 역
인형 (하)
인형 (상)
볼레스와프 프루스 저/정병권 역
인형 (상)
이즈의 무희·천 마리 학·호수
가와바타 야스나리 저/신인섭 역
이즈의 무희·천 마리 학·호수
이상한 물질
테레지아 모라 저/최윤영 역
이상한 물질
이방인
알베르 카뮈 저/김진하 역
이방인
이력서들
알렉산더 클루게 저/이호성 역
이력서들
유림외사 (하)
오경재 저/홍상훈 등역
유림외사 (하)
유림외사 (상)
오경재 저/홍상훈 등역
유림외사 (상)
위대한 개츠비 - 을유세계문학전집 47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저/김태우 역
위대한 개츠비 - 을유세계문학전집 47
원잡극선
관한경 외저/김우석,홍영림 공역
원잡극선
워싱턴 스퀘어
헨리 제임스 저/유명숙 역
워싱턴 스퀘어
워더링 하이츠
에밀리 브론테 저/유명숙 역
워더링 하이츠
우리 짜르의 사람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저/박종소 역
우리 짜르의 사람들
요양객
헤르만 헤세 저/김현진 역
요양객
오이디푸스 왕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2
소포클레스 저/김기영 역
오이디푸스 왕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2
오만과 편견 - 을유세계문학전집 60
제인 오스틴 저/조선정 역
오만과 편견 - 을유세계문학전집 60
오레스테이아 3부작
아이스퀼로스 저/김기영 역
오레스테이아 3부작
예브게니 오네긴
알렉산드르 푸슈킨 저/김진영 역
예브게니 오네긴
엿보는 자
알랭 로브그리예 저/최애영 역
엿보는 자
에다 이야기 - 을유세계문학전집 66
스노리 스툴루손 저/이민용 역
에다 이야기 - 을유세계문학전집 66
어둠의 심연
조지프 콘래드 저/이석구 역
어둠의 심연
야쿠비얀 빌딩
알라 알아스와니 저/김능우 역
야쿠비얀 빌딩
안전 통행증·사람들과 상황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저/임혜영 역
안전 통행증·사람들과 상황
아주 편안한 죽음
시몬 드 보부아르 저/강초롱 역
아주 편안한 죽음
아우스터리츠
W. G. 제발트 저/안미현 역
아우스터리츠
아메리카의 비극 (하)
시어도어 드라이저 저/김욱동 역
아메리카의 비극 (하)
아메리카의 비극 (상)
시어도어 드라이저 저/김욱동 역
아메리카의 비극 (상)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로베르토 볼라뇨 저/김현균 역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 - 을유세계문학전집 51
로렌스 스턴 저/김정희 역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 - 을유세계문학전집 51
식(蝕) 3부작
마오둔 저/심혜영 역
식(蝕) 3부작
시카고
알라 알아스와니 저/김능우 역
시카고
송사삼백수
주조모 편/김지현 역
송사삼백수
소송
프란츠 카프카 저/이재황 역
소송
서푼짜리 오페라 / 남자는 남자다 - 을유세계문학전집 54
베르톨트 브레히트 저/김길웅 역
서푼짜리 오페라 / 남자는 남자다 - 을유세계문학전집 54
사형장으로의 초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저/박혜경 역
사형장으로의 초대
사촌 퐁스
오노레 드 발자크 저/정예영 역
사촌 퐁스
사랑에 빠진 여인들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저/손영주 역
사랑에 빠진 여인들
빌헬름 텔
프리드리히 폰 쉴러 저/이재영 역
빌헬름 텔
브루노 슐츠 작품집 - 을유세계문학전집 61
브루노 슐츠 저/정보라 역
브루노 슐츠 작품집 - 을유세계문학전집 61
변신·선고 외
프란츠 카프카 저/김태환 역
변신·선고 외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 을유세계문학전집 52
알프레트 되블린 저/권혁준 역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 을유세계문학전집 52
물망초
요시야 노부코 저/정수윤 역
물망초
문명소사
이보가 저/백승도 역
문명소사
무사시노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6
구니키다 돗포 저/김영식 역
무사시노 외 - 을유세계문학전집 46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
베네딕트 예로페예프 저/박종소 역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
맥티그
프랭크 노리스 저/김욱동,홍정아 공역
맥티그
망자들
크리스티안 크라흐트 저/김태환 역
망자들
마쿠나이마
마리우 지 안드라지 저/임호준 역
마쿠나이마
마의 산 -하
토마스 만 저/홍성광 역
마의 산 -하
마의 산 -상
토마스 만 저/홍성광 역
마의 산 -상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저/진인혜 역
마담 보바리
리어 왕.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이미영 역
리어 왕.맥베스
루쉰 소설 전집 - 을유세계문학전집 12
루쉰 저/김시준 역
루쉰 소설 전집 - 을유세계문학전집 12
로빈슨 크루소
대니얼 디포 저/윤혜준 역
로빈슨 크루소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서경희 역
로미오와 줄리엣
로르카 시 선집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저/민용태 역
로르카 시 선집
러시아의 밤
블라지미르 오도예프스키 저/김희숙 역
러시아의 밤
라이겐
아르투어 슈니츨러 저/홍진호 역
라이겐
라셀레스티나
페르난도 데 로하스 저/안영옥 역
라셀레스티나
돈후안 외
티르소 데 몰리나 저/전기순 역
돈후안 외
돈키호테 성찰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저/신정환 역
돈키호테 성찰
도화선
공상임 저/이정재 역
도화선
데미안 - 을유세계문학전집 65
헤르만 헤세 저/이영임 역
데미안 - 을유세계문학전집 65
대통령 각하
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 저/송상기 역
대통령 각하
노인
유리 트리포노프 저/서선정 역
노인
노생거 사원
제인 오스틴 저
노생거 사원
에밀 졸라 저/최애영 역
그라알 이야기
크레티앵 드 트루아 저/최애리 역
그라알 이야기
골짜기의 백합
오노레 드 발자크 저/정예영 역
골짜기의 백합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저/이동렬 역
고리오 영감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저/이혜수 역
걸리버 여행기
개인적인 체험
오에 겐자부로 저/서은혜 역
개인적인 체험
갈라테아 2.2
리처드 파워스 저/이동신 역
갈라테아 2.2
1984년 - 을유세계문학전집 48
조지 오웰 저/권진아 역
1984년 - 을유세계문학전집 4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2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프랑스어의 실종』프랑스어는 하나의 좁은 문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8.11.05 리뷰제목
우리는 종종 문학 작품 속에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운다. 수많은 작품들을 읽지만, 세계의 역사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문학 작품을 접하게 된다. 그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소설 속 사건 혹은 역사에 대해 알아보거나 소설속 내용을 이해하려 애쓴다. 아시아 제바르의 작품 『프랑스어의 실종』도 내게는 숙제처럼 여겨지는 소설이었다. 일단 프랑스와 알제리의
리뷰제목

우리는 종종 문학 작품 속에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운다. 수많은 작품들을 읽지만, 세계의 역사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문학 작품을 접하게 된다. 그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소설 속 사건 혹은 역사에 대해 알아보거나 소설속 내용을 이해하려 애쓴다. 아시아 제바르의 작품 『프랑스어의 실종』도 내게는 숙제처럼 여겨지는 소설이었다. 일단 프랑스와 알제리의 역사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 소설을 백 퍼센트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작가의 시선에 다가가고자 했고, 소설 속 인물들을 이해하고자 했던 독서였다.

 

아시아 제바르가 누구인가. 알제리에서 태어난 작가는 초등학교 교사인 아버지 덕분에 아랍의 여자 아이들과는 달리 일찍 결혼하지 않고 프랑스 학교를 다녔다. 알제리 여성으로는 최초로 세브르 여자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다고 하는데, 이 시기에 여자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 된다. 작가는 평소에도 언어, 역사, 여성에 관한 문제를 다룬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은 남자지만 그의 어머니와 할머니 혹은 그가 만난 여성의 목소리로 역사 속에서 여성에 대한 생각들을 만날 수 있다.

 

소설 속 중요한 역사는 프랑스의 식민지로 있었던 알제리의 독립 운동이다. 독립운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감옥에 갇혔다. 알제리가 독립된 후 많은 사람들은 프랑스로 이주했고, 자기의 고향에 쉽게 돌아오지 못했다. 소설 속 주인공 베르칸은 20년 동안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연인 마리즈와 헤어진 후 고향인 알제리로 돌아오게 되었다. 알제 근처의 바닷가 마을에서 살다가 어린 시절의 추억이 살아있는 카스바에 가지만 그곳은 이미 그 시절의 카스바가 아니다. 

 

글을 쓰고 싶었던 베르칸은 바닷가에 면한 집에서 마리즈에게 그리움의 편지를 쓰고,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되살려 소설을 쓰려 하지만 쉽지 않다. 동생 드리스의 친구인 알제리의 여성 나지아가 찾아오고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여기에서 프랑스 여성 마리즈와 알제리의 여성 나지아는 언어의 대척점이 된다. 프랑스 여성인 마리즈와 사랑을 나눌 때면 알제리 사투리로 말하지만 그녀는 알아듣지 못하고 그에 대한 공허감을 느끼는 데 반해 나지아와 사랑을 나눌 때 터트렸던 알제리의 언어는 비로소 그를 편안하게 한다. 아주 짧은 기간의 사랑이었지만 그에게는 궁극적인 사랑이 되었던 이유다. 

 

 

 

 

너무나도 친근한 그 나른한 목소리. 제2의 언어로 보존하기 위해 그 아랍어 단어들을 이동시키고, 흘려버려야 할까? 우리 모국어로 포명된 그녀의 말들을 나는 그 특유의 음악 속에서 듣는다. 그리고 내게 있어서 프랑스어는 내 숙소의 공간 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관능적 쾌락의 고백을 보존하기 위한 하나의 '좁은 문'이 된다. (153페이지)

 

나는 그와 이야기 할 때 사투리만 쓰고 있다오. 상실된 수많은 단어들과 부활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언어의 춤 같은 것을 다시 발견했다는 흥분에 싸여서 말이오. (29페이지)

 

소설은 베르칸의 1인칭 시점으로 시작되었다가 3인칭 시점으로 되었다가 다시 1인칭, 그리고 그가 사라진 후의 이야기들을 말하는 3인칭 시점으로 되어있다. 베르칸의 시선으로 바라본 알제리의 독립 운동과 가족에 얽힌 이야기들은 알제리의 역사가 되어 나타난다. 알제리의 여성으로 잠시 사랑의 대상이었던 나지아는 베르칸에게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베르칸 또한 나지아에게 알제리의 사투리로 기억속의 고통을 함께 나눈다.

 

베르칸은 나지아와 며칠을 함께 보낸 후에야 글을 쓰게 되고, '청소년'이라는 소설을 완성한다. 소설 속 문장들은 프랑스어와 알제리의 언어에 대한 것들이 많다. 작가가 얼마나 언어에 천착했는가를 볼 수 있는 문장들이다. 수많은 문장들 속에서 언어가 가진 힘, 여성의 지위, 고통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누누이 말하지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하지만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작가는 자기의 목소리를 낸다. 기록의 역사를 무시할 수 없지만 역사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비로소 진실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진실의 기록이 허구의 문학 속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내 젊은 시절의 추억을 글로 쓰면서 프랑스어가 내 기억을 되살리는 언어가 되고 있어. (222페이지)

 

프랑스의 여성 마리즈와 사랑을 나눌 때 아랍어를 알아듣지 못했던 것에 대한 답답함. 반면 나지아와 사랑을 나눌 때 마음껏 알제리 사투리를 내뱉을 수 있어 편안함을 느끼던 베르칸 이었지만 위의 문장처럼 자신의 기억들 또한 프랑스어로 쓴 글에서 떠올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랍어로 글을 쓰지 못하고 프랑스어로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것. 그에게 프랑스어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번역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지만, 을유문화 세계문학전집의 번역은 유려하다. 어느 문장을 읽더라도 어색한 면이 없고, 다른 문학전집에서는 볼 수 없는 작품들이 많아 좋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시아 제바르의 작품이 초역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매년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었던 아시아 제바르의 소설을 을유문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아시아 제바르의 또다른 언어의 사유들을 더 만나고 싶다. 

 

#프랑스어의실종 #아시아제바르 #을유문화사 #을유세계문학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18
종이책 프랑스어의 실종 평점8점 | e***a | 2018.12.31 리뷰제목
아시아 제바르의 이름을 어디서 보았던가 생각하니... 언젠가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들을 살펴보다 발견했던 듯도 하다. 그러고나서 본 것이 아마도 《사랑, 판타지아》였던 것 같다. 읽진 않았고 읽고 싶은 목록에만 올려두었는데... 아시아 제바르라는 인물(필명이다)은 알제리인이지만 프랑스어로 글을 읽고 연구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카뮈와는 조금 결이 다른 알제리인이지 않
리뷰제목

아시아 제바르의 이름을 어디서 보았던가 생각하니... 언젠가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들을 살펴보다 발견했던 듯도 하다. 그러고나서 본 것이 아마도 《사랑, 판타지아》였던 것 같다. 읽진 않았고 읽고 싶은 목록에만 올려두었는데... 아시아 제바르라는 인물(필명이다)은 알제리인이지만 프랑스어로 글을 읽고 연구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카뮈와는 조금 결이 다른 알제리인이지 않을까. 프랑스 학술회에 들어갔으니 그의 위상이 남다름은 잘 알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며 생각한 것은 번역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겠다는 것이다. 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상당히 상징적이고, 또 복잡한 심경으로 읽힌다. 우리 한국도 마찬가지로 식민 지배를 받은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여전히 '알제리 독립전쟁'을 내전으로 간주한다. 알제리가 가지는 문화적, 지정학적 가치 때문에 알제리는 식민지배를 받으면서도 본토와 비슷하게 여겨졌으며, 그만큼 정착해 사는 프랑스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연히 문화와 역사가 다른 바, 알제리인들의 독립 요구는 합당했다. 문제는 프랑스가 알제리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만큼 알제리가 받은 영향도 지대했다는 것이다. 말리와 모리타니에서 온 학생들을 만난 적이 있다. 여학생들이었는데, 그들은 프랑스어를 배우며 무척 행복하고 자유롭다고 했다. 자신들의 모국어가 주지 못한 자유를 주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사고 방식, 문화 그런 것들... 모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아시아 제바르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제바르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을 것이다. 아마도... 프랑스가 지배하고 억압하는 아랍계, 알제리. 내 민족의 언어, 내 아버지의 언어는 '여성'인 나를 억압하지만, 지배자의 언어인 프랑스어는 '여성'인 나를 해방시킨다는 아이러니 말이다. 지배자의 언어로 사고하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아픔은 어떤 것일까. 길을 잃은 정체성, 괴로움 같은 것들. 이러한 고통은 막연한 상황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고문을 받는 이의 비명과 울려퍼지는 클래식 음악(유럽의 모든 역사와 철학이 합쳐져 발전한 것이 바로 클래식 음악이란 점을 상기해보자)과 대조되며 나타난다.


《프랑스의 실종》 이후 아시아 제바르는 《그 어디에도 없는 아버지의 집》을 발표하고, 활동하다 세상을 떠난다. 식민지(알제리가 특수한 지역이었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출신의 무슬림 여성이, 파리의 엘리트 교육을 받고-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인 프랑스 학술회에서 좌석을 부여받았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아시아 제바르 자신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그런 삶이 말이다... 고국의 다른 여성들보다 좋은 기회를 얻었고 놓치지 않았던 그가 바라던 마지막 상생의 길은 나지아의 편지를 통해 제시되지만, 지극히 문학적인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바르의 다음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소설] 나는 누구인가, 『프랑스어의 실종』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s*****3 | 2018.11.11 리뷰제목
♡ 나는 누구인가, 『프랑스어의 실종』 ♡      『하나, 책과 마주하다』 과거 발발했던 전쟁들은 기록으로 남겨진다.그 기록을 보면 승리자와 패배자가 누구인지 적혀있고 승리자에 대한 업적이 줄줄이 적혀있다.그리고 패배자는 전쟁에서 패배한 요소 한 두줄 정도 남겨지는 정도다.살짝 과장되게 서술했지만 결국 내가 하고싶은 말은 전쟁에서 승리한 자만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리뷰제목

♡ 나는 누구인가, 『프랑스어의 실종』

 

 

 

 

 

『하나, 책과 마주하다』

 

과거 발발했던 전쟁들은 기록으로 남겨진다.

그 기록을 보면 승리자와 패배자가 누구인지 적혀있고 승리자에 대한 업적이 줄줄이 적혀있다.

그리고 패배자는 전쟁에서 패배한 요소 한 두줄 정도 남겨지는 정도다.

살짝 과장되게 서술했지만 결국 내가 하고싶은 말은 전쟁에서 승리한 자만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한 번 더 정독하고 싶다. 역사적 배경을 한 소설은 두 번은 읽어줘야 제대로 탐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배경인 알제리 독립전쟁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자면 8년동안 알제리가 독립을 위해 프랑스와 벌인 전쟁이다.

알제리에서 무장투쟁이 시작되고 확대되며 그 병력이 13만 명을 넘게 되었는데 당시 프랑스가 진압작전을 전개했다.

결과적으로 국민투표에 의해 알제리 독립전쟁이 선언되었는데 소설 속 배경이 딱 이 부분이니 역사적 배경을 대충 알아야 흐름을 잡을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베르칸은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있었는데 연인이였던 마리즈와 헤어지고나서 고향인 알제리로 돌아온다.

어렸을 때 갔던 카스바에 가서 어린 시절 느꼈던 추억을 느끼고 싶었지만 지금의 카스바는 과거의 카스바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렇게 알제리에 지내면서 동생 친구인 나지아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지금 현 연인인 나지아는 알제리인이고 전 연인인 마리즈는 프랑스인이다.

당시 마리즈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베르칸은 간간히 알제리 사투리를 말하곤 했는데 마리즈는 알 턱이 없었다.

반면에 나지아와 사랑을 나누며 주고받는 알제리 언어가 그에게 얼마나 평온함을 주는지 모른다.

바르칸은 알제리에 머물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되살려 소설을 쓰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알제리 언어가 너무도 편한 그였지만 글을 쓸 때면 아랍어를 전혀 쓸 줄 모르니 프랑스어만 쓰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바르칸은 알제리와 프랑스 그 중간에 놓여있는 것만 같았다.

이 소설은승리자와 패배자 혹은 지배자와 피지배자 혹은 프랑스어와 아랍어(모국어) 등등 대립되는 요소들을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소설은 베르칸의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드리스, 마리즈, 나지아의 이야기도 살짝 볼 수 있는데 마지막 내용인 나지아의 회상을 통해 아랍권의 여성들의 속박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아랍인이지만 개방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현재 아랍 남성이 아랍 여성에게 행하고 있는 억압과 편견에 대해 불쾌함과 거부감을 드러낸다.

그러고보니 며칠 전에 사우디에서 드디어 축구장에 여성관중 입장을 허용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아랍권의 여성들이 얼마나 제한된 삶을 살고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사였다.

프랑스에 의해 식민지배를 받았던 지식인으로서 고뇌하는 베르칸. 모국어인 아랍어와 프랑스어, 그 두 언어의 경계 어딘가에 놓여져 고뇌하는 그의 심경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으면서 일본말이 자연스레 모국어에 섞인 것이 있는데 절대 쓰지 않으려고 한다.

식민지배를 받았다는 점에서 당시 고통받았던 그 세월이 비슷하게 느껴져 소설 속 인물들과 상황에 공감할 수 있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프랑스어의 실종을 읽고서 평점10점 | h********7 | 2018.11.03 리뷰제목
을유문화사의 국내 초역 신간<프랑스어의 실종>.이 책은 마그렙 출신 아세아 제바르라는 훌륭한 여류작가의 작품이기에 꼭 읽어 보고 싶었다.아시아 제바르(파티마-조흐라 이말라옌)는 1936.6.30일 알제리 해안도시 셰르셸에서 태어났다.부계로부터는 아랍문화를 모계로 부터는 베르베르 문화의 영향을 받고 부친이 알제리의 프랑스학교 교사였던 덕분에 유년기에는 프랑스 학교와 사설
리뷰제목
을유문화사의 국내 초역 신간<프랑스어의 실종>.이 책은 마그렙 출신 아세아 제바르라는 훌륭한 여류작가의 작품이기에 꼭 읽어 보고 싶었다.

아시아 제바르(파티마-조흐라 이말라옌)는 1936.6.30일 알제리 해안도시 셰르셸에서 태어났다.부계로부터는 아랍문화를 모계로 부터는 베르베르 문화의 영향을 받고 부친이 알제리의 프랑스학교 교사였던 덕분에 유년기에는 프랑스 학교와 사설 이슬람 학교를 경험했다.1955년 알제리여성 최초로 프랑스파리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다.그후 알제리 독립운동가 남편을 만나고 튀니지로,모로코로 또 미국과 프랑스에서 페니니스트,대학교수,소설가,영화제작자로 많은 영향력을 미치며 2005년에는 프랑스의 명예로운 한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으로 선출된다.2015년 2월6일 파리에서 잠들기까지 12편의 소설과 단편,극작품,시,에세이를 남겼다.

알제리와 프랑스의 경계에서 언어,역사,여성의 문제를 다룬 11번째 소설인 <프랑스어의 실종>은 일생동안 두 국가와 언어라는 상황속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아시아 제바르가 관심을 가진 주제들이 대립되어 전개된다.주인공 베르칸은 1991년 20년간 프랑스망명지에 살다가 고향 알제리로 돌아온다.그는 조용한 알제리해안 마을에 정착한다.그곳에서 자신을 떠나버린 옛연인 마리즈와의 사랑을 회상하며,어린시절 가족과의 추억의 장소 카스바를 찾는다.그리고 알제리 독립전쟁에 대한 기억들을 다시 떠올린다.그리고 알제리에서 만나게되는 나지아와 사랑에 빠진다.과거에 대한 회상,편지,그가 쓴 미완의 소설,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로 화자와 시점이 수시로 변화하여 전개된다.

영화는 2차원이라면 책은 3차원이라는 말이 맞다.아름다운 문장들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매혹적으로 펼쳐진다.이 책을 읽으며 #사랑후에오는것들 이란#츠지히토나리의 작품도 생각났고 수구초심이란 말이 떠올랐다.인간의 마음 저변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스텔지어가 있는 것 같다.그 중에서 고국의 얼이 담긴 언어에의 향수는 가장 깊은 목마름인것 같다. 베르칸이 느낀 대립된 사랑의 언어에서 작가의 생각이 투영됨을 보았다.프랑스인 마리즈와의 사랑과 나지아(모계:모로코)와의 사랑의 이야기가 대립된다.베르칸은 가장 내밀한 언어인 사랑을 나눈 후에 속삭이는 나지아의 아랍어에서 친근함과 나른함을 느낀다.p.153 <제 2의 언어로 보존하기위해 그 아랍어 단어들을 이동시키고,흘려버려야 할까? 우리 모국어로 표명된 그녀의 말들을 나는 그 특유의 음악 속에서 듣는다.그리고 내게 있어서 프랑스어는 내 숙소의 공간 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관능적 쾌락의 고백을 보존하기 위한 하나의 ‘좁은문’이 된다.>이 대립은 마치 바나나 같다는 생각을 했다.베르칸에게 프랑스어는 바나나 껍질이였다면 아랍어는 바나나속과 같은 진정한 자기 정체성이며 친밀감과 충만함을 느끼는 동질성의 언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또한 이 책에 나타난 프랑스 식민지통치시대의 악행을 보며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아픔을 생각해보았다.나지아의 회상을 통해 나타난 여성의 문제는 개인적으로 북아프리카 아랍문화와 베르베르문화 또 프랑스 문화를 조금은 경험해 본 나에게 한번쯤은 고민했던 여성인권문제라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아랍여인들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많이 못 누리고 있다.무지개색깔처럼 자유롭고 유연해야 할 사고의 체계가 마치 회색으로 느껴지는 아랍문화 속에서 제한을 받고 있다고 여겨진다.이 작품에서는 전통적으로 가부장제 아래에서 순종적인 여인들과 가족회의에서 여성은 제외되는 부분,여성의 옷차림,등등 여성의 억압과 편견이 간간히 나온다.그리고 나지아의 입을 통해 탈영토화된 언어,문화에 대한 소망을 작가는 피력했다.분열과 대립을 넘어서 통합으로 이르는 길을...

p.217”내 조국은 어디야?내 땅은 어디에 있어?내가 잠 잘 수 있는 땅은 어디에 있지?나는 알제리에서 이방인이고 프랑스를 꿈꿔.프랑스에서는 더욱 더 이방인이고 알제를 꿈꾸지.조국이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인가?”-베르나르-마리콜테스의 <사막으로의 귀환>에서 마틸드.

훌륭한 작품을 만났고 작가에 관심이 가며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고 싶다.좋은 책을 내주신#을유문화사 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아울러 책의 각주가 페이지 하단에 바로 달렸더라면 호흡이 끊기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바램도 전하고 싶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구매 프랑스어의 실종 (by 아시아 제바르) 평점10점 | s*****n | 2021.04.18 리뷰제목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생각났던 사람은 알베르 카뮈였다. 카뮈도 알제리 태생이고 프랑스어로 글을 썼다. 그리고 알제리 독립을 지지했다. 물론 그는 프랑스 사람이었지만, 노동자인 아버지가 알제리로 이주한 후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청년기까지 자랐다. 그는 프랑스인이긴 하지만, 알제리는 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카뮈는 마흔네 살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노
리뷰제목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생각났던 사람은 알베르 카뮈였다. 카뮈도 알제리 태생이고 프랑스어로 글을 썼다. 그리고 알제리 독립을 지지했다. 물론 그는 프랑스 사람이었지만, 노동자인 아버지가 알제리로 이주한 후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청년기까지 자랐다. 그는 프랑스인이긴 하지만, 알제리는 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카뮈는 마흔네 살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타고,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영화를 누렸다고도 할 수 있지만, 사실 사는 동안 내내 알제리와 프랑스 양쪽으로부터 항상 너는 어느 쪽이냐는 질문과 공격, 비난을 많이 받았다. 공산당에 가입까지 했던 카뮈는 알제리의 독립을 지지했지만, 알제리의 입장에서 그는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배신자다.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입장에서 보자면 카뮈는 알제리를 지지하는 배신자였다.

 

이것을 일종의 '유명세'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카뮈가 죽었던 나이보다 오래 살고 보니(카무는 47세에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 그 나이에 그런 식의 '조리돌림'을 당하는 게 한 개인에게 얼마나 치명적이고 가혹한 일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아시아 제바르는 같은 알제리 사람이었지만, 카뮈와는 달리 아랍인이었다. 적어도 카뮈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면서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갈등하거나 고민하지는 않았겠지만, 아랍인이었던 아시아 제바르는 피식민지 국민으로서 지배 언어인 프랑스어를 사용하며 글을 쓰는것에  대해 스스로 모순과 이질성을 느끼며 그것이 점점 극대화되는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정체성의 혼란도 가져왔을텐데, 그것은 여성으로서의 삶과 중첩되어 이중의 고통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작가로서 자신의 도구로 아랍어 대신 프랑스어를 선택한 것은 프랑스어를 사랑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복잡미묘한 작가의 심리상태는 이 소설의 주인공인 베르칸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프랑스에서 학교를 다녔으나 알제리를 위해 시위를 하다 수용소를 끌려가고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한 베르칸이 '다시 살기 위해' 고향인 카스바로 귀환한 것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귀환한 그의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언어의 문제가 대두된다. 모국어이자 가족들의 언어인 아랍어와 자신이 글쓰기의 언어로 선택한 프랑스어. 그러나 이 두 언어는 피지배자의 언어와 지배자의 언어라는 점이 베르칸의 갈등의 지점이다.
베르칸에게서 아시아 제바르가 투영되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글쓰기'는 이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인데, 그것은 이 소설의 2부의 제목에 '글쓰기'가 들어가는 것으로도 잘 드러난다. 글쓰기의 도구는 언어인데, 베르칸이 선택한 언어는 프랑스어였기 때문이다.

베르칸은 프랑스어와 아랍어라는 두 가지가 혼재된 세상 속에서 산다. 자신의 근본을 잊은 적은 없고 애국심도있지만, 알제리에서 그는 이방인이다.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그는 이방인이었고 거기서는 알제리를 꿈꿨다. 그렇다면 조국이란 어떤 곳인가?

 

'조국'과 '언어'는 그가 사랑했던 두 명의 여성으로 압축되어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베르칸에게는 두 명의 연인이 있다. 마리즈는 베르칸이 프랑스에서 사랑했던 연인의 이름이고, 나지아는 귀환한 후 만난 여인이다. 마리즈는 프랑스어를, 나지아는 아랍어를 각각 상징하는 사람이자, 각 언어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귀환 후 만난 나지아는 베르칸처럼 프랑스어와 아랍어를 모두 사용하지만 사랑을 할 때나 사랑을 한 후 아랍어로 말한다. 그것은 모국어로만 가능하다는 듯이. 그녀와 사랑을 나눈 후 베르칸은 마리즈에게 썼던 편지를 찢는다. 하지만 두 언어의 경계에 있는 베르칸은 여전히 프랑스어로 글을 쓴다.

 

그리고 어느 날... 베르칸이 실종된다.

 

마지막에 베르칸이 자동차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처리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 조차 알베르 카뮈의 마지막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아시아 제바르가 프랑스에서 학교에 다녔던 청소년기는 한참 알베르 카뮈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때였다. 아시아 제바르는 알베르 카뮈의 작품을 읽었을 테고, 어쩌면 그를 만났을 수도 있다. 그의 죽음도 매체를 통해 알았을 테고, 어쩌면 그의 장례식장에 갔었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겹침들은 피지배국, 피식민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의 삶이라는 게 어떤 것이었을지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시아 제바르를 카뮈가 함께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6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