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 문예 세계문학선 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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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 문예 세계문학선 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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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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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네스트 밀러 헤밍웨이 저/이경식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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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저/김영식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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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 문예 세계문학선 098
모리 오가이 저/김영식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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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저/송영택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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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스위프트 저/박용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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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 문예 세계문학선 07
조지 오웰 저/김승욱 역
1984 - 문예 세계문학선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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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걸리버 여행기』비교와 다름의 인정, 문학의 힘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6.07.11 리뷰제목
책을 받아본 처음의 감정은 반가움이었다. 동화로 만났던 『걸리버 여행기』를 다시 만날 수 있다니. 우리가 축약본으로 읽었던 동화와 원작의 차이는 얼마나 날까. 우리는 어떤 것을 보았고 어떤 것을 보지 못했던가. 오래전에 읽었던 원작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은 아마도 추억의 시간을 함께하는 것과도 같다. 우리가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는 시작 부분에 불과했다. 걸리버가 소인
리뷰제목

책을 받아본 처음의 감정은 반가움이었다. 동화로 만났던 『걸리버 여행기』를 다시 만날 수 있다니. 우리가 축약본으로 읽었던 동화와 원작의 차이는 얼마나 날까. 우리는 어떤 것을 보았고 어떤 것을 보지 못했던가. 오래전에 읽었던 원작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은 아마도 추억의 시간을 함께하는 것과도 같다. 우리가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는 시작 부분에 불과했다. 걸리버가 소인국과 거인국을 다녀온게 다인줄 알았는데, 그곳들은 이 책의 일부분이었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겠다.

 

선박항해를 하던 중 배가 난파를 당한 걸리버는 소인국인 릴리푸트, 거인국인 브로브딩낙,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 영생의 나라, 말의 나라 등을 여행한다. 자신과 다르게 생긴 나라를 방문하며 그들과 자신과의 '다름'을 인정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소인국에 갔을 때의 일이다. 걸리버와 비교해 15센티가량의 큰 키로 그에게 어떻게 대항하겠는가. 잠에서 깨어났을때 자신에게 해놓은 결과물을 보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림에서처럼 자신을 묶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소인들이 투입되었을 것인가. 실수로 손으로 칠 수도 있고 발로 차기도 할텐데, 위험을 무릅쓰고 거인을 묶어 놓았다. 위협적인 인물을 움직이지 못하게 말이다.

 

거인국에 갔을때는 또 어땠나. 소인국 릴리푸트와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거인국에서의 걸리버는 개미처럼 작았다. 그들은 그를 총애했으나 그를 놓아줄 마음은 없었다. 그와 같은 소인을 만나 종족 번식을 했으면 하는 마음을 먹었던 것. 이것을 깨닫게 된 걸리버는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에는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나를 총애한다는 것도 결국엔 자신들의 이익 혹은 즐거움을 위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크다거나 작다는 것은 단지 인간의 생각 나름이라고 하는 일부 철학자들의 말은 지당한 것이다. 예를 들어 릴리푸트 사람들도 그들보다 훨씬 더 작은 인간들을 어디에선가 만날 수 있을 것이고, 현재 내가 맞딱뜨린 이 거대한 인간들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디에선가 그들보다 훨씬 큰 인간들을 만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107페이지)

 

그렇다. 결국엔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소인국에 갔을 때의 거인, 거인국에 갔을 때의 소인이 바라보는 '다름'의 차이다. 우리가 거인일 때 자세히 바라보지 못하는 것들을 소인들은 터럭 하나까지도 자세히 바라볼 수 있다. 오히려 너무 거대하게 보여 두려운 감정과 흉측한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는 법. 우리가 놓치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너무 커서 알지 못했던 것들의 작은 것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걸리버의 마지막 여행지였던 '말의 나라'는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그곳엔 후이늠이라 불리는 말이 주인인 나라다. 인간과 비슷한 모습의 동물인 야후를 바라보는 걸리버는 그들을 혐오한다.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한 야후들을 바라보면 볼수록 혐오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 인간들의 흉측한 행동들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야후들은 다른 어떤 종족보다도 자기들끼리 더 미워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가 흉측하게 생긴 남의 결점은 더 보고 자신 결점은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인은 말했다. 그래서 내가 옷을 몸을 덮는 것이 어리석은 생각은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흉측한 모습을 감출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337페이지)

 

우리 인간들은 자신의 모습은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타인의 모습만 바라보고 타인의 흉측한 모습만을 탓한다. 누군가가 나보다 더 크거나 작거나 크기의 차이일 뿐인데, 우리는 그것에 대해 비교하고 상대방을 나와 같지 않다고 해서 깎아 내리는 짓을 서슴치 않는다.

 

이상한 나라들을 여행한 걸리버의 모험으로만 알았었던 『걸리버 여행기』에서 나는 진정한 문학의 힘을 느꼈다. 작가는 소설에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 식민지 정책에 대해 비판을 할 수도 있고, 정치와 경제, 혹은 인간의 영원한 숙제인 영생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말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큰 것은 인간의 적은 결국 인간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인간이고, 결국 인간에게 해를 가하는 것도 같은 인간이라는 것.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심오한 질문을 건네는 소설이었다.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4 댓글 14
종이책 문학은 시대를 읽는 거울 평점10점 | g******1 | 2016.07.03 리뷰제목
고전문학은 역설적이다. 오래된 것이라는 의미가 단어에 이미 들어 있지만, 막상 읽고 나면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준다. 김영하는 <읽다>에서 "지금 읽어도 새로운 것은 쓰인 당시에도 새로웠을 것입니다. 그들 역시 당대의 진부함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고전은 당대의 뭇 책들과 놀랍도록 달랐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그렇기에 진부함과는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라고 썼다. 당대에는 새
리뷰제목
고전문학은 역설적이다. 오래된 것이라는 의미가 단어에 이미 들어 있지만, 막상 읽고 나면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준다. 김영하는 <읽다>에서 "지금 읽어도 새로운 것은 쓰인 당시에도 새로웠을 것입니다. 그들 역시 당대의 진부함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고전은 당대의 뭇 책들과 놀랍도록 달랐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그렇기에 진부함과는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라고 썼다. 당대에는 새로왔다 할지라도, 이후 생겨난 작품들이 그 새로움에 영향을 받으며 변화해왔으므로 지금 다시 보면 그 새로움운 진부해졌을 수밖에 없을 터인데 지금 읽어도 새로운 건 무얼까. 내가 생각해낸 이유는 이렇다. 귀에 닳도록 어릴 때부터 접해왔던 고전들이 가진 그 컨텐츠의 '새로웠던' 요소들 중의 일부가 넓은 영역에서 소비되어 오는 동안, 우리는 마치 작품을 읽었던 것 같은 착각을 한다. 읽었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다 아는 줄 알았는데 막상 '다시' 읽어보니 그동안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로 가득찬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탈로 칼비노의 고전에 대한 정의(“고전이란, 사람들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실제로 그 책을 읽었을 때 더욱 독창적이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 창의적인 것들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이다.(<읽다 - 김영하>에서 재인용)"는 매우 적절했다.


<걸리버 여행기>의 경우는 어린이용 동화나 그림책으로도 수없이 개작되어서 왔고, 우리에게는 거인국과 소인국에 대한 환상이 어릴 때부터 <걸리버 여행기>의 이미지로 고착화되어 있다. 특히 주인공이 릴리푸트 왕국에 도착해서 실같이 가는 소인국 나라의 밧줄로 꽁꽁 묶여, 바늘처럼 날아오는 화살을 맞는 장면은 <걸리버 여행기>를 집집마다 걸려있는 가족 사진처럼, 어린 시절 읽은 세계 문학 동화를 대표하는 시각적 이미지다. 그뿐인가, 원작의 소인과 거인 나라 이야기에서 차용한 수많은 컨텐츠들이 영화, 만화, SF나 판타지 소설의 주요 소재로 이용되어 왔다. 


알려져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조너선 스위프트가 쓴 원저의 1부와 2부, 소인국과 거인국에서 일부 내용을 가져온 것들이다. 원전은 4부까지 있다. 이 소설이 새로운 이유는, 우리에게 고정된 소인국과 거인국의 모험이라는 이미지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이 많은 의미와 상징, 시대와 인류에 대한 풍자와 새로운 시대에 대한 혁명적인 통찰을 풍부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영국 식민 상태의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활동했다. 스위프트가 태어난 해는 1667년이고, 이 책이 쓰여진 시기는 1721년과 1725년 사이로 보이는데, 초판이 출간된 해는 1726년이다. 명예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일랜드를 떠나 영국으로 간 스위프트는 외교관인 템플 경의 비서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네덜란드 왕자인) 영국 왕에게 충고하는 기회를 갖는 등 정치적  경험을 쌓으면서 당쟁을 조정하려고 노력하지만 모두 실패한다. 이후로도 아일랜드의 정치에 관여하면서 영국의 식민 제도에 꾸준하게 비판한다. 런던에서 출간된 초판은 1주일만에 매진되었으며 책에서 상징하는 사상에 대해서는 그때부터 시작해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당시 천공의 섬 라퓨타와 그 주위의 여러 환상적 섬들을 엮은 3부가 가장 재미없는 이야기로 간주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가장 재미있게 읽혔다.


소인국의 판타지는, 판타지 자체만으로도 거대한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거기에서 스위프트는 왕을 만나고, 전쟁을 도우며, 두 나라 사이의 외교에 관여하면서, 영국과 아일랜드가 처한 외교 관계와 식민 사상에 대해 우아하게 풍자함으로써 시대를 뛰어넘어 영원한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가 도착한 나라는 릴리푸트인데, 그 나라는 영국에서 그랬듯이 내부적으로는 70년에 걸쳐서 트라멕산당과 슬라멕산 당이 싸움을 벌이고 있었으며, 외부적으로는 지난 36개월동안 블레푸스쿠 제국과 끊임없이 전쟁을 해왔다. 여기서 이 책에서 무수히 많이 등장하는 스위프트의 깨알같은 냉소와 해학을 처음 경험하게 되는데, 그 분열의 원인이 신발굽의  높이 차이에 따라 나뉘어지고, 두 나라의 충돌이 계란을 깨는 방식의 차이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계란을 수십년간 요리하면서 살았으나 두꺼운 쪽과 얇은 쪽이 있다는 사실은 알지도 못하지만, 릴리푸트 왕국이 계란을 깰 때는 두꺼운 쪽을 깨는 게 쭉 이어온 전통인데, 선대왕(조부)이 손가락을 다치게 되면서, 모든 국민에게 얇은 쪽으로 깨어야 하며 위반하면 엄벌하도록 포고령을 내렸고, 이에 분노한 국민들이 블레푸스쿠의 역대 황제들의 지원을 받아 반란을 일으키고 제압되고 그쪽 나라로 망명하는 일이 되풀이되는 것으로 나온다. 


이 소인국 편에서는 경전에 나온 계란 깨기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를 비롯한 당시 벌어지고 있던 종교적 갈등과 분열, 쓸모없는 종교적 논쟁으로 무고한 희생자만을 계속해서 낳는 소모적인 전쟁 , 그리고 한 나라를 예속시키려고 하는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스위프트의 냉소적 시각을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낸다. 불이 나서 다 타버리게 생긴 궁궐에 오랫동안 참아온 오줌을 싸서 껐는데, 그로 인해 엄청난 재산상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궁정 안에서 소변을 보면 사형에 처한다는 법률 조항을 근거로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을 비롯해 엉뚱하고 기발한 유머 코드가 곳곳에 배치되어 꽤 두꺼운 책임에도 지루할 새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매번 이상한 섬에 도착하여 그 고생을 하고도, 역마살이 끼었는지 그는 집으로 돌아오면 무슨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처음엔 선상 의사로 다니다가, 나중엔 항해 경력을 바탕으로 선장에까지 오르지만 매번 항해에 성공하지 못하고 계속 해적을 만나거나,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가 엉뚱한 섬에 도착하는 것이다. 두번째 섬인 대인국 브로브딩낙에서 인상적인 것은 그가 하나의 인형이나 애완용 동물처럼 다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릴리푸트 섬에서 느낀 것과는 반대로 덩치가 큰 사람들 속에 아주 작은 존재인 이유만으로도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그들에게 하찮은 존재가 될 것인지와, 그렇지만 그렇게 큰 사람들이라고 해도 다시 또 그들이 자신만큼 작게 보일만한 더 거대한 존재들을 마주치게 될 가능성을 생각하며 우주의 법칙에 대해 통찰한다.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완벽하게 다른 문화와 문명을 가진 두 나라 사이의 차이를 인식하면서 자신이 믿고 있는 최선이라는 것이 다른 관점에서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경험한다.


크기가 작다는 것의 취약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갖 혹사와 괴로움을 경험하고  가까스로 왕비에게 구조되어 또 그 작은 크기가 자극하는 보호본능에 의한 혜택을 받게 된다. 작은 존재로 산다는 것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원숭이나 설치류 심지어 파리떼들까지 그에게는 엄청난 괴물인데, 마침 궁에 함께 살던 난쟁이는 그를 괴롭힌다. 그러나 그를 괴롭히는 것은 그와 그가 살던 나라를 설명하면 할수록 궁궐의 많은 대신들과 왕들에게 지속적으로 하찮은 존재, 하찮은 문명으로 무시당하는 것이다. 그는 영국의 우수한 의회제도를 비롯하여 교;육, 행정, 사법 제도 전반에 걸처 우수성을 강변하는데, 그들의 질문은 그의 허를 찌르고 그것은 다시 영국식 제도가 맞닥뜨리는 현실적 문제들을 비꼰다. 


"나의 조그만 친구여, 자네는 조국에 대해서 칭찬을 했네(...) 제도가 시작은 훌륭했지만 결국에는 부패로 인해서 비이 바랜 걸로 보이네. 자네가 말한 것으로 볼 때 어떤 사람이 어떤 지위를 얻는 데는 그 방면의 학식으로 얻는 것 같지도 않고, 귀족들은 훌륭한 인격 덕분에 귀족이 되는 것 같지도 않고(....) 자네 나라의 인간들은 자연이 이제껏 이 지구상에서 기어다닐 수 있게 만들어준 벌레들 중에서도 가장 고약한 벌렏ㄹ이라고 결론내릴 수밖에 없네(2부-6장)".


그는 말을 하면 할수록  자신이 사는 나라 사람들의 취약점을 인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거인국 사람들의 인간에 대한 무지는 가령 이런 것이다. 애국심에 대해서 그들은 애국심이라는 것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화약의 위대함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곳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악마같은 존재들이라면 그러한 무서운 장치를 만들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며, 심지어는 그에게 그러한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태연하게 말하는 것에 분노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저자의 시각은 냉소로 가득하다.


3부에서는 천상의 섬 라퓨타와, 그의 수도들을 두루 여행하고, 4부에서는 말들의 섬에 도착한다. 1부와 2부가 영국의 부조리와 모순을 풍자한 것이라면 3부와 4부는 인류 자체를 풍자했다. 3부 천공의 섬에 도착한 그는 17세기 18세기 문명을 주도한 과학과 무능한 관리들을 풍자하고, 마법의 섬에서는 역사책에 나와있는 모든 궁금한 사람들과 역사적 순간의 진실을 만나게 된다. 이를 통해 독자는 편견과 오해와 거짓으로 날조된 역사관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또 승자에 의해 다시 씌여진 역사가 계속해서 순환되고 재생산되는 과정을 성찰하게 된다. 4부는 말의 나라에 도착해서 말의 시각으로 인간을 보게 되는데, 이 부분이야 말로, 스위프트 고유의 위대한 성찰이자, 독자들이 그동안에 유사한 컨텐츠를 통해 만나지 못했던 새로움이 가득한 부분이다. 말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간은 동물이다. 문명을 가진 말이 야만인을 보았을 때, 그들의 본성적인 탐욕, 본성적인 폭력,  본성적인 시기와 미움과 질투 등을 고발하는 역할을 하는데, 결국 저자(화자)는 말의 나라에 동화되고, 그곳에 남기를 희망하지만 어쩔 수 없이 구출되어 돌아간 후에도 다시 악취나고 위선적인 인간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 안에서도 가족들과 가까이 하지 못하며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는 이야기로 맺는다. 


문학은 시대를 읽는 거울이다.  그 거울 속에서 독자들은 시대 속의 나, 인간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고전을 읽는 것의 즐거움, 유쾌함을 알게 해준 값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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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길 위에 서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h*****o | 2015.07.17 리뷰제목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 중에 내용이 생각나는 것 중 대표적인 게 신데렐라와 걸리버 여행기일 것이다. 어른들에 둘러싸여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어린이 입장에서는 소인국에서 커다란 덩치로 그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걸리버의 모험은 흥미로움 그 자체였다. 마치 어른이 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거기에 더해 거인국에서는 거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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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 중에 내용이 생각나는 것 중 대표적인 게 신데렐라와 걸리버 여행기일 것이다. 어른들에 둘러싸여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어린이 입장에서는 소인국에서 커다란 덩치로 그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걸리버의 모험은 흥미로움 그 자체였다. 마치 어른이 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거기에 더해 거인국에서는 거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도 어린이의 입장에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가 걸리버 여행기는 어린 시절 남자애들에게는 가장 인기 있는 동화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원전에는 소인국과 거인국의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화책에 나오지 않은 두 개의 나라가 더 있다. 일본의 유명한 에니메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인 천공의 섬 라퓨타의 원전인 라퓨타와 럭나그 등의 이야기와 말이 세상을 지배하는 흐이늠의 나라가 등장한다. 걸리버 여행기는 우리가 동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단순히 흥미위주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혀 다른 객체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시선으로 인간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지독한 해학과 풍자가 엿보인다. 육체와 생각이 전혀 다른 이질적인 존재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시각으로 인간을 바라본다. 즉 시선의 전도가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대한 성찰이 이어진다. 자신의 눈으로는 자신을 올바로 볼 수 없다. 왜냐면 이미 내 시선은 라는 주체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매일 입는 옷처럼 말이다. 거기에 더해 일상적인 관념과 절차, 풍습에 매몰된 사고로는 온전히 우리를 볼 수 없지만 그 익숙함에서 벗어난 이질적인 존재들과의 교우는 타인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볼 수 있게 한다. 그제서야 하나의 객체로서의 우리를, 나를 볼 수 있다. 그 타인의 시선을 확보하기 위해 우린 여행을 떠난다. 이질적인 세상, 이질적인 인간, 이질적인 법칙들이 난무하는 곳으로. 걸리버 여행기는 그런 시각의 전도를 통해 인간이 가진 본연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보게 한다. 우리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모든 행위들의 근원에 가지고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보여주어 인간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을 꾀하고 있다.

 

  걸리버 여행기 첫 부분에 등장하는 소인국과 거인국의 이야기는 단순히 크기의 차이에 있지 않다. 그건 시선의 전환이다. 소인국에서는 하늘에서 온 거인으로 인정받아 신적인 대우를 받지만 거인국에서는 그는 한낮 장난감이다. 그것도 살아있는 장난감.

높은 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마찬가지로 거인이 되어 소인들을 내려다보니 그들의 하는 짓들이 지질하기 그지없다. 소인국은 이웃나라인 블레푸스크와 전쟁 중이다. 헌데 그 전쟁을 하는 이유가 우습다. 계란을 먹을 때 어느 쪽을 먼저 깨느냐가 전쟁의 이유이다. 36개월째 전쟁을 해온 두 나라는 승리를 위해 폭동과 내란, 망명과 모략이 난무한다. 거기에 더해 나라 안에서는 정치인들이 두 파로 갈려 정쟁을 일삼는다. 두 파로 갈린 이유 또한 우습다. 신발의 굽이 높은 것이 좋은가 낮은 것이 좋은가가 그들의 정쟁의 이유이다. 높은 굽파와 낮은 굽파로 나눈 두 정파는 적개심이 대단해서 같이 식사도 하지 않는다. 소인국에서는 출세를 위해 줄을 탄다. 그들은 정해진 날 왕 앞에서 줄타기를 한다. 그 줄타기에서 남들이 하지 못하는 묘기를 선보이는 사람은 높은 관직이나 황제의 총애를 받을 수 있다. 줄타기를 하다 다리가 부러지거나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이 또한 낯설지 않다. 우린 흔히 출세를 위해서는 줄을 잘 잡아야 하고, 줄을 잘 타야 한다고 애기하곤 한다. 해학치고는 기가 막히지 않는가. 60센티 정도 길이의 줄을 약 30센티 정도의 높이에 걸고 줄타기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걸리버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에 반해 거인국의 스케일은 크다. 명칭도 소인국은 황제, 거인국은 왕이다. 원래 소인일수록 세계 최대’ ‘세계 최고등에 집착한다. 최근에 각 지자체에서 유사한 일을 위해 세금을 낭비하는 경우들이 왕왕 신문지상을 장식한다. 기네스북에 기재하기 위해 세계최대의 솥이나 북을 만들어놓고 단 한번 사용하고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다. 마치 소인국이 그런 형식적인 것에 얽매여있는 것과 그들의 행위 또한 다르지 않다. 하지만 거인국은 그렇지 않다. 거인국의 왕은 화약을 이용한 전쟁이야기를 걸리버에게 듣고선 그런 잔인한 무기를 개발해서 사람을 죽이느니 왕국의 절반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또한 그들은 학문에 있어서도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이지 않다.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허황된 이론 같은 것도 없다. 화법 또한 명쾌하다. 이것이 거인의 특성이다. 아니 어쩌면 걸리버의 시선에서 바라본 그들의 위상일 것이다. 우리가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왜소해지고,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당당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소인국에서는 나라에 큰 공을 세웠고, 거인국에서는 왕이나 왕비의 총애를 받는 사랑받는 장난감이었지만 걸리버는 만족하지 못한다. 거인국에서는 걸리버와 똑같은 여인을 구해 종족을 번식시키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건 말도 안 된다. 그건 평생을 새장속의 새처럼 길들여서 살라는 이야기다. 핵심은 자유이다. 소인국에서는 나라의 큰 영웅이었지만 어차피 황제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소유물에 불과했다. 그건 거인국도 마찬가지이다. 자유란 타인을 지배하는 것도 타인에게 지배당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으로 스스로의 길을 열어가는 것이다. 어쩌면 저자인 조너선 스위프트는 아일랜드가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상황을 소인국과 거인국의 예를 들어서 진정한 독립을 바라고 있는 지도 모른다. 전혀 융합될 수 없는 외형을 가진 영국이 그들을 지배하는 상황을 소인국과 거인국의 예를 들어서 풍자한 것은 아닐까. 이절적인 존재는 전혀 섞일 수 없으며, 그들은 하나의 객체로서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할 때 그 존재의 의미가 있음을 말이다. 어쩌면 걸리버도 그 자유를 위해 많은 시련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길 위에 나선 것은 아닐까.

 

 

자네 나라에서는 어떤 제도가 시작은 훌륭했지만 결국에는 부패로 인해서 빛이 바랜 걸로 보이네. 자네가 말한 것으로 볼 때 어떤 사람이 어떤 지위를 얻는 데는 그 방면의 학식으로 얻는 것 같지도 않고, 귀족들은 훌륭한 인격 덕분에 귀족이 되는 것 같지도 않고, 성직자들은 신앙심이나 학식으로 인해서 진급하는 것 같지도 않고, 군인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진급하는 것 같지도 않고, 재판관은 훌륭한 판결을 했다고 승진하는 것 같지도 않고, 의회의 의원들은 애국심으로써 그 자리로 올라가는 것 같지도 않네. 자네는 여러 해 동안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면서 보냈으니 자네 나라의 악에 물들지 않았으면 하네. 내가 자네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한 바로는, 자네 나라의 인간들은 자연이 이제껏 이 지구상에서 기어다닐 수 있게 만들어준 벌레들 중에서도 가장 고약한 벌레들이라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네.(168)

 

 

  3부는 4부가 써진 다음에 써졌다. 작품을 다 쓴 후 미진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기술한 것이 3부 천공의 섬 라퓨타의 이야기다. 라퓨타는 허공에 떠있는 섬이다. 직경이 7킬로가 넘는 원형왕국이다. 이 섬에는 왕과 귀족들이 산다. 한데 그들은 늘 깊은 사색에 잠겨있다. 얼마나 생각을 깊이 하는지 그들의 부인이 그들 곁에서 바람을 피워도 모른다. 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길을 걸어가거나 할 때 그들을 깨워줄 하인을 대동한다. 즉 때리는 사람이다. 말을 해야 할 경우 입을 살짝 쳐주고, 말을 들어야 할 경우에는 귀를 쳐주고, 길을 갈 때는 눈을 쳐주어야 기둥에 머리를 박거나 구멍에 빠지지 않는다. 어이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 또한 익숙한 모습이다. 바로 스마트 폰에 머리를 박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체 멍한 시선으로 행동하는 현대인들의 모습 또한 이에 다르지 않다. 그들은 라퓨타를 운영할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달한 나라이다. 섬을 공중에 부양할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삶이 그렇게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섬은 그 나라의 영토를 벗어나지 않는다. 헌데 섬에 사는 사람들은 왕과 귀족들이다. 아래 지역에는 평민들이 산다. 헌데 어느 날 아래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라퓨타섬에 방문하고 나서 그들에게도 라퓨타의 사람들처럼 생각하는 습관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지상세계에서는 많은 연구소들이 난립한다. 되지도 않은 연구(똥에서 식량을 만든다던지, 오이에서 햇볕을 뽑아낸다던지, 집을 위에서부터 짓는다던지 등등)를 한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꼴이다. 실제로 1720년경 영국에서는 이런 되지도 않은 연구소들이 난립했다고 한다. 라퓨타에서는 기술문명의 발전이 가져오는 해악에 대한 지독한 풍자가 난무한다. 그것뿐이 아니다. 거기에 럭나그에 사는 영생인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영생이 결코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며 징벌임을 알게 한다. 또한 천공의 섬에서 편안히 사는 귀족 여자들이 틈만 생기면 아래지역으로 내려가 바람을 핀다. 이 또한 지독한 해악이며 풍자이다. 천상의 풍요와 안정, 거기에 영생까지 보장되었다. 이 모든 것이 있으면 사람들은 다 행복할 줄 안다. 하지만 그때 찾아오는 것이 지루함이다. 그 권태로움을 택하느니 지옥을 택한다. 그러니 모든 것을 다 가진 부유층이나 권력층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으로 가끔 신문의 가십거리에 오르는 것도 이해가 된다. 삶이란 자신의 힘으로 고통 속에서 개척해 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다. 주어진 행복과 도전이 없는 삶은 무력하다. 힘들고 고단할지언정 스스로의 힘으로 열어가는 삶의 행위들이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해학의 끝판왕은 바로 흐이늠의 나라이다. 흐이늠의 나라는 말들이 야후라는 인간을 다스리는 곳이다. 이곳에 등장하는 야후. 바로 Yahoo. 우리가 아는 그 야후다. 흐이늠은 외모와 덕성의 측면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이다. 그에 반해 야후는 모든 악덕의 화신이다. 인간의 외모를 하기 있지만 교육받지 못한, 문명이 없는 태초의 인간의 모습을 한 동물이 바로 야후이다. 인간 본연의 모습이다. 야후들은 병에 잘 걸린다. 모든 병이 탐욕에서 비롯된다. 흐이늠은 말한다. 야후라는 짐승은 5명에게 50인분의 먹이를 줘도 사이좋게 나눠 먹지 않고 서로 많이 먹겠다고 싸운다. 그들은 배고프지 않는데도 먹고, 목마르지 않는데도 물을 마시고, 의미가 없는 빛나는 돌덩이를 놓고서 서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싸운다. 또한 야후는 때때로 환상에 사로잡힌 듯 구석에 쳐 박혀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신음한다. 이럴 때 처방이 바로 중노동을 시키는 것이란다. 몸을 쓰지 않고 먹기만 하고, 편안히 지내다보니 걸리는 병이다. 익숙하지 않은가. 바로 우울증에 걸린 것이다. 삶의 치열함이 없으면 생기는 병, 몸을 쓰지 않고 먹고 마시기만 해서 생기는 병이 바로 이병이다. 흐이놈의 나라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누가 죽었다고 슬퍼하지도 않는다. 그저 죽음이란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여행하는 여행으로 생각한다. 전쟁이나 파괴 살상 등의 단어도 없다. 걸리버가 살았던 세상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 걸리버는 평생을 고상한 흐이늠의 나라에서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걸리버의 존재가 그 나라의 야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걸리버는 여행에서 돌아온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걸리버는 거세하지 않은 수말 두 마리를 키우며 삶을 지낸다.

 

  저자인 조너선 스위프는 성직자이다. 그래서인가 원전으로 만나본 걸리버 여행기는 군더더기가 없다. 문장이 아주 깔끔하고 건조하다. 직접적이다. 은유를 사용하지 않고 비유도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서술한 문장은 환상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마치 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각각의 나라에 대한 정확한 위치를 설명하기 위해 위도와 경도의 정확한 수치를 들이밀고, 여행 중에 거쳐 간 실존하는 나라(일본, 남미)들을 예로 든 덕분에 이런 나라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가 하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걸리버는 4개의 나라를 여행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걸리버가 살 수 있는 나라는 없었다. 소인국은 소인국대로 거인국은 거인국대로 그들의 문제가 존재했다. 크기가 맞지 않았다. 기술문명이 발달한 라퓨타에서는 신체가 무너져버렸다. 흐이놈의 나라에서 마지막 희망을 찾았지만 거기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세상이 아니었다. 야후의 몸에 흐이늠의 정신은 불가능하다. 흐이늠의 세계에서는 아무리 걸리버가 그들의 고귀함을 몸에 익혔다고 해도 그는 한낮 이방인이고 신체적으로 다른 존재일 뿐이다. 현실에 돌아온 그에게 있어 이제 인간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혐오감이 밀려왔다. 그들이 가진 욕망, 탐욕, 헛된 모든 것들, 인간이 가진 탐진치의 모든 욕망이 흐이늠의 정신을 배워온 그에게 있어는 낯선 것들이었다. 이전에는 익숙한 것이 이제는 그에게 가장 이질적인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여행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럼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들과의 관계를 끊고 혼자 사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걸리버는 인간이라고 불리는 야후가 싫어서 말 두 마리를 사서 키우며 산다. 가족들과도 같은 장소에서 식사를 하지 않는다. 돌아온 지 5년이 지나서야 간신히 부인과 마주앉아 식사를 할 정도였다

 

써진지 수 백 년이 된 작품이지만 이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인간의 모습은 낯이 익다. 소인국과 거인국, 기술문명의 끝판왕인 라퓨타. 그리고 흐이늠의 나라에서 보여지는 우리네의 모습은 지금의 현대인의 모습 바로 그대로이다. 욕망에 허덕이고, 탐진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헛되게 삶을 낭비하고 사는, 의미 없는 물건이나 의미 없는 것들을 위해 목숨을 거는 우리의 행위가 조너선의 해학을 만나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나. 걸리버처럼 세상과의 관계를 끊고 홀로 살아야 하나. 그럴 수는 없다. 산속에서 들어가 어떤 티비 속의 프로처럼 혼자 사는 자연인이 되지 않는 한 흐이늠처럼 고귀한 삶을 살수는 없다. 걸리버도 가족을 떠나지는 않았다.

 

여행을 할 때마다 새로운 세상과 만나며 많은 위험에 노출되지만 걸리버는 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흐이늠의 나라에서 궁극의 고귀함과 청정한 삶의 진면목을 깨닫기 전까진 그는 여정을 그만두지 않았다. 이건 무엇을 말함인가. 여행이란 우리네 삶의 새로운 경험이다. 익숙한 것들을 떠나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세상의 시선으로 익숙한 나를 바라다보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이들의 삶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고, 새로운 삶에 자신을 적응시키는 것이고, 온전히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다. 걸리버가 다양한 세계를 만난 것처럼.

인간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관계다. 그래서 그 관계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여행이란 익숙한 관계가 아닌 낯선 관계들과의 만남이다. 그 관계와 만남을 통해 우린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고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고, 알지 못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궁극의 지혜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정해진 굴레에서 세상을 보지 말고, 그 굴레를 깨고 새로운 것들과 만나는 것, 그것이 우리를 진정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나만의 길, 나만의 삶의 모습이 필요하다. 그를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길 위에 나서는 길이다. 그리고 길을 걷는 것이다 익숙한 길이 아닌 전혀 새롭고 낯선 길을. 많은 이들이 걸었던 길은 잘 닦여져 있다. 그 길을 걷는 것은 편하다. 하지만 그 길은 내 길이 아니다. 걸은 이가 적은 길은 거칠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은 내가 길을 닦으며 걸어가야 한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마음으로 나만의 삶을 사는 것. 그 삶의 모습이 어떠했던 나의 가치와 나의 시선으로 세상의 규칙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그 방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고, 미지의 것들과 만나는 것이다. 마치 걸리버가 그랬던 것처럼. 그의 이야기는 어쩌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네 삶이 진행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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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걸리버지예~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s********g | 2009.09.03 리뷰제목
‘걸리면 걸리버지예’ 책을 집어든 순간, 예전에 하던 핸드폰 광고가 생각이 났다. 그 때 광고에 나오던 모델이 걸리버 분장을 한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걸리버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렸을 적에 어린이용으로서 신비한 풍경을 담은 ‘걸리버 여행기’를 접하지 않았나 싶은데, 실제로 원작은 당시의 사회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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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리면 걸리버지예’ 책을 집어든 순간, 예전에 하던 핸드폰 광고가 생각이 났다. 그 때 광고에 나오던 모델이 걸리버 분장을 한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걸리버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렸을 적에 어린이용으로서 신비한 풍경을 담은 ‘걸리버 여행기’를 접하지 않았나 싶은데, 실제로 원작은 당시의 사회를 통렬히 비판한 책이라고 한다. 기이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내용으로 책이 출간될 당시 곧바로 매진이 되었을 뿐 아니라 각계 계층의 사람들이 자기의 관점에서 설명을 늘어놓게 되면서 큰 화제거리가 됐다고 한다. 앞서 소개한 광고와 같이 현대에도 많은 문학, 예술 작품들에 ‘걸리버 여행기’의 내용들이 모티프가 되는 것을 보면, 이 책의 큰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행기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곳은 저자가 타던 배가 난파되어 도착한 ‘릴리푸트’라는 이름의 소인국이다. 이 곳에서의 내용이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은 거인이 된 걸리버의 시각과 걸리버 손의 한 뼘 정도 크기 밖에 되지 않는 소인들의 시각을 너무나도 실감나게 잘 묘사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거대한 괴물 같은 존재 걸리버이지만, 이 나라의 말을 배우며, 잘 적응하려 노력한다. 다행히 국왕도 막대한 비용을 들어가며, 국민들을 동원해서 걸리버를 먹이고, 입힌다. 하지만 이 국가 뭔가 심상치 않다. 외줄을 잘 타는 능력에 따라 관직이 주어지고, 신발 굽에 따라 또는 계란을 까는 방향에 따라 당파가 나누어져 정치싸움이 심하다. 게다가 국가가 거덜날 만한 비용을 들이고도, 걸리버를 데리고 있는 것은 거대병기와도 같은 걸리버를 이용해서 앙숙인 이웃국가 ‘블레푸스쿠’를 점령하기 위해서였다. 앙숙인 두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거인이 된 걸리버는 더 이상 이 소인 국가들과 어울릴 수가 없다. 서로 앙숙인 두 국가 사이에서 걸리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갈등의 원인이 될 것이며, 결국 어느 한 쪽을 파멸에 이르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고국으로 돌아온 걸리버는 다음 항해에서는 거인국인 ‘브로브딩낙’에 이르게 된다. 소인국 때와는 상황이 완전 반대로 된 것이다. 벌레조차도 엄청 거대한 이 곳에서는 자칫하다가는 목숨이 위태롭다. 이성을 지닌 작은 동물로 그 소문이 왕궁에까지 들어가게 되면서 왕비의 애완동물이 된 걸리버는 학식이 뛰어난 왕과 자주 대화를 갖게 된다. 걸리버는 자신의 조국인 영국의 정치 형태와 유럽의 정세에 대해 자세히 소개를 하고, 왕은 그에 대해 질문을 하면서 논평을 하게 된다.  아마 이 책에서 두드러지는 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저자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서 대비되는 이미지인 소인국과 거인국을 설정한 것 같지가 않다. 몸의 크기만 상대적인 차이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에도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걸리버가 애국심 가득히 자신의 조국을 변호해보지만, 거인국의 왕에게는 이해할 수 없고 불합리한 것들 투성이다.


 그 다음 항해에서 여행하게 된 곳은 ‘발니바비’라는 나라를 범위로 해서 공중을 떠다니는 ‘라퓨타’라는 이름의 섬이다. 이 곳 사람들은 수학이나 음악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지나치게 명상에만 잠겨있어서 ‘때리기 꾼’ 이라는 하인을 옆에 두고서는 입과 귀를 때리게 해야만 제정신으로 돌아올 정도이다. 특히 이 나라의 연구소에서 이뤄지는 각 종 연구들은 너무나 우스꽝스럽고, 한심한 것들이어서 걸리버조차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듯한 행동들을 보인다.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들른 ‘글럽 더브드립’이라는 마법사의 섬에서는 죽은 사람들을 불러내는 족장을 만난다. 걸리버는 여기서 수많은 역사 인물들을 불러내어 역사의 진실들을 알게 되는데, 너무나 왜곡되어있던 역사의 충격적 사실들에 놀라게 된다. 너무나도 경멸적이고, 비판적인 저자의 역사관은 둘째치고, 모든 시대를 망라해 위대한 사람에서부터 평범한 사람까지 다 만남으로서 체계적인 역사관을 갖게 된 걸리버가 너무나도 부러웠다. 책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들 이었을 것이다.


 걸리버가 마지막으로 여행한 곳은 말이 인간처럼 지능을 갖고 말을 하고, 행동하는 나라이다. 이 말들은 ‘후이늠’이라 불리운다. 반대로 사람과 생김새가 아주 흡사하지만 더럽고, 추잡하며, 사납고, 탐욕스러고, 아주 저능한 ‘야후’라고 불리우는 존재들은 가축 취급을 받는다. 서로의 위치가 뒤바뀐 것이다. ‘후이늠’ 들은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가졌을 뿐 아니라 거짓말, 탐욕, 배신 등과 같은 악한 것들이 없다. 그동안 여행을 해오면서 사람들에게 많이 회의를 느껴서일까? 걸리버는 후이늠들을 동경하게 되고, 그들처럼 네 발로 걷고, 그들처럼 말을 한다. 하지만 걸리버는 이 말의 나라에서도 어울릴 수가 없다. 후이늠들이 가축처럼 여기는 야후들과 흡사한 걸리버가 자신들과 같이 어울리는 것을 싫어한 몇몇 후이늠들이 걸리버를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걸리버에게는 원치 않는 이별이었다. 고국으로 돌아왔건만, 말이 행동방식에 익숙해진 걸리버는 ‘야후’와도 같은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을 견딜 수가 없다. 너무나도 역겨웠던 것이다.


 걸리버가 여행한 곳들은 모두 신기하기도 하지만, 보통 인간들이 사는 곳과는 다른 사고방식, 문화, 관습 등 들이 존재하고 있다. 때문에 여행을 할 때 마다 걸리버는 많은 것들을 느끼고 깨달게 되는데, 그것은 인간의 본성과 사회에 대한 회의였다. 그래서일까? 말의 나라 여행을 마치고나서 노년에 다다른 걸리버에게 남은 것은 외로움뿐인 것 같다. 어릴 적 동화와 같이 읽어왔던 것과는 달리 원전으로 읽는 ‘걸리버 여행기’의 풍자들은 솔직히 부담스럽고 껄끄러운 부분들이 많다. 나와 같은 인간들의 치부를 들추고 말 만도 못한 존재로 취급한 것이 내심 불편했는지도 모르겠다. 걸리버가 한 번 더 항해를 할 수가 있다면 인간의 본성에 대한 희망을 회복할 수 있는 상상력 넘치는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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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300년전의 인간이나 지금의 인간이나 달라진 게 없구나.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d*******1 | 2011.12.12 리뷰제목
걸리버 여행기라면 소인국을 여행한 그리고 거인국을 여행한 색다른 여행을 한 것만으로 알고 있었는데....세상이나...꿈에서도 이런 내용인줄 몰랐다. 모험에 가득찬 그런 여행이 아닌 인간에 대한 인간사회에 대한 극도의 혐오와 비아냥거림을 아무렇지도 않고 적어 있는 것을 보면서...이 책이 과연 어린이용으론 어떻게 되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어린이용으로 다시 읽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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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라면 소인국을 여행한 그리고 거인국을 여행한 색다른 여행을 한 것만으로 알고 있었는데....세상이나...꿈에서도 이런 내용인줄 몰랐다.

모험에 가득찬 그런 여행이 아닌 인간에 대한 인간사회에 대한 극도의 혐오와 비아냥거림을 아무렇지도 않고 적어 있는 것을 보면서...이 책이 과연 어린이용으론 어떻게 되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어린이용으로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에 대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믿고 있는 어린이들이 과연 이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나또한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지지가 않는데...

조너선 스위프트...

이 책을 적을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인간에 대한 신뢰감이 전혀 없다.

아무리 인간이 그렇다 할지라도 자신이 인간인 즉...인간에 대한 최소한 측은심 같은 거라도 있어야할텐데...자신조차도 인간인 것이 혐오스러운듯...그렇게 이 여행은 시작한다.

 

소인국이나 거인국에선 인간이 가진 덕행목록에 대한 조롱이나 그리고 그 인간들이 살고 있는 제도와 관습에 태클을 건다. 정말 엉뚱한 관습에 얼마나 목메어 지키고 있는지...계란을 깰 때의 좁은 방향을 끝 부분을 깨는 제도에선. 그 제도에서 피 튀겨 가며 싸운는 것을 보면서...어쩜 우리도 이렇게 별 일 아닌것에  그렇게 피 튀겨하면 싸우고 있지는 않는지...한 발 물러서 보면 정말 별 것 아닌데...이해  될  수 있는 것들이....절대 이해 할 수 없는 듯...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우리가 아닌지...다시 돌아보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는 온통 음악과 수학에만 마음이 뺏앗긴 자들의 도시이다. 제대로 정신 박혀 있는 사람들은 못난 취급 받고 음악과 수학에 미친듯이 매달려 모든걸 억망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기에 그대로 맹신하고 있는 모습이...이 또한 지금의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지인 이성과 지성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말의 나라가 압권이다.

그나라에선 인간이 야후라는 취급을 받으면서 짐승 취급도 못 받는다.

이상으로 그리고 있던 인간의 모습을 말모습에 그린 조너선 스위프트...

인간에 대한 따스함이나 최소한의 예의조차 안 보이는 책이지만...

간만에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온 책이다.

단지 한가지 걸리는게 있다면 300년전에도 이런 모습을 한 인간들이... 아무런 나아짐도 없이 아직도 그러고 있다는 사실에...인간은 과연 진보하고 있는가???라고 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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