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가 늘어난다거나 민간인 사찰을 한다거나 하면 언급되는 작품이 1984다. 소설을 읽지 않아도 '빅 브라더'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 같다. 1984에 앞서 그 영향을 받은 디스토피아 작품들을 먼저 읽게 돼서 아는 맛일 거라는 생각에 미루다가 이제서야 제대로 읽게 됐다. 감시사회를 다룬 것으로 유명한 작품인데 그보다는 역사 조작에 무게를 두고 읽었다. 결코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되는 빅 브라더의 예측이 틀리면 과거의 기록을 현재에 맞게 전부 뜯어 고쳐 버리는 상황이 요즘 시국을 보는 것 같다. 자기가 했던 말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뒤집어 버리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과도 없이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권력을 보니 1984가 왜 걸작으로 불리는지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