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고전 문학을 읽으면서 느끼는게 하나 있다.
이런 내용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여자들의 인생을 나는 과연 몇퍼센트나 이해하면서 책 내용을 읽어나갔던 것일까? 흔히 학교에서 혹은 선생님께서 무슨 족보마냥 쭉 적어서 혹은 프린트해서
고전문학을 나열했었다. 그걸 읽어야만 친구들과는 다른 사고를 하는 것처럼, 친구들과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생각했었다. 아니... 어른들이 되어 가는 당연한 관문인 것처럼 생각했었던것 같다. 이 책을 읽은 기억은 확실하다. 책을 읽고는 주체적인 내 삶, 때론 이기적일 정도로 나를 위한 삶이 최고인것처럼 생각했었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보았을때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충분히 아는 내용이고 기억하는 내용이니 만큼 빨리 읽을 수 있겠구나 하는 속보이는 생각들?...
근데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주체적인 삶을 찾아 떠나는 것도 그렇지만 결혼한지 거의 10년가까이 된 여성이, 그것도 아이를 3명이나 낳았는데 어떻게 남편의 종달새가 되고 귀여운 OO이가 될까?
난 그게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너무 엉뚱하고 이상한 생각일까?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고 그 시대에는 남편에게 사랑받는 일이 최고의 일이자 지상 대의 낙원 같은 일이었을까? 그전에는 가져보지 못했던 의문들이 머릿속에서 뭉게 뭉게 피어오른다.
또한 참다운 인간이 되는 것, 하나의 인간이 되는 일이 아이를 내치면서 까지 하고 싶은 일인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분명 그 시대엔 너무도 파격적인 소재이자 주제였을 것이다.
심지어 작품 해설을 해 놓은 뒷부분에서도 노라역을 맡은 여배우가 나는 "결코 어린애를 버리지 않는다."는 말로 가출하는 장면을 연기하기를 거부하니... 당시엔 분명 충격을 넘어 파격적일 수 있다.
나도 여학교 때 그 부분을 읽으면서는 크게 거부감이 없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을 했었다. 아마 20대에 읽었어도 마찬가지 였겠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그 부분에선 묘한 거부감 같은게 있다.
남편과 아내의 관계와, 아이와 부모의 관계는 사실.... 좀 다른 것 같다.
남편은 헤어지면 남이 될 수 있는 관계지만,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돌아선다고 남이 될 수 있는 관계는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결혼제도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 그 관계는 저마다 다른 각도를 가지고 판단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내 말이 정답이 될 수 없다. 그렇기에 이 책은 우리에게 또 다른 감흥과 반성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다음에 읽을 고전 문학은 어떤 것을 선택할지... 사알짝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