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든 강하든, 영리하든, 단순하든, 우리는 모두 형제요.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되오. 모든 동물은 평등하오. (42쪽)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먼저 만났다. 조카를 위해 골랐던 고전과 세계문학의 목록 중 하나였던 걸로 기억한다. 소설은 모두가 알다시피 우화다. 매너 농장 주인 존스를 내쫓고 동물들이 실질적인 농장의 주인이 된다는 이야기. 시대를 풍자한 소설로 당시 러시아(소련)의 스탈린 시대의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스탈린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차치하고도 필독서로 꼽히는 이유는 어느 시대든 통렬한 비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간 존스의 통제와 지배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일은 그 자체로 혁명이다. 동물들을 모아놓고 그 꿈에 대해 말하던 메이저 영감은 혁명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동물들의 봉기는 성공했다. 젊고 영리한 수퇘지 나폴레옹과 스노볼을 필두로 농장은 이제 그들의 것이 되었다.‘매너 농장’에서 ‘동물농장’으로 바뀌는 순간 동물들은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기대했을 것이다. 규제가 아닌 자유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그때부터 정치가 시작된다. 모든 건 정치적이라는 말처럼 나폴레옹의 정치가 시작된다.
나폴레옹의 대척점에 있던 스노볼은 나폴레옹과는 다르게 동물농장을 이끌기를 원했다. 동장의 다른 동물들과 조직해서 ‘동물 위원회’를 만들었다. 그것은 공동체를 위한 교육과 규칙 같은 것이었다. 나폴레옹은 스노볼의 그런 활동이 마땅치 않았다. 그는 자신만의 통치를 원하고 있다는 걸 아는 눈치챈 동물은 없었다.
계절이 바뀌고 농장에는 많은 것들이 부족해졌다. 농장의 노동력을 위해 스노볼은 풍차를 만들기로 한다. 나폴레옹은 동물들에게 스노볼의 풍차에 찬성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풍차를 놓고 의견이 갈렸지만 나폴레옹의 고음을 신호로 개가 들이닥쳤고 스노볼은 동장에서 쫓겨났다. 나폴레옹이 남모르게 다른 동물을 통제하기 위해 개를 사육했다. 더 이상 토론은 의미가 없었다. 모든 게 나폴레옹이 이끄는 대로 흘러갔다. 가장 성실한 일꾼인 말 복서는 더 열심히 일했고 암탉은 더 많은 알을 낳았다. 나폴레옹은 자신이 무시했던 풍차를 다시 만들었고 농장은 부유해졌다. 하지만 동물들은 그렇지 않았다.
한때 동물농장의 동물들은 모두가 평등하고 그들 사이에는 어떤 차별도 없다고 믿었다. 그래서 힘들어도 참고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독려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들 사이의 계급이 존재하고 있음을 느낀다. 다만 말하지 못할 뿐이다. 글자를 배우지 못해서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나폴레옹을 향한 두려움이 있었다.
동물 농장은 거대한 피라미드였다. 맨 꼭대기에는 돼지 나폴레옹이 있었다. 나폴레옹은 정보를 독점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소문을 퍼트렸다. 동물농장은 강자인 돼지들을 중심으로 움직였고 그들 곁에는 개가 있었다. 소설은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세상과 독재자의 횡포를 그대로 보여준다. 각각의 동물은 사회주의 체제의 사회 모습이다. 병들 때까지 일만 하던 말 복서는 노동자의 표본이다. 치료받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 복서의 모습은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모두 똑같았다. 돼지들의 얼굴이 어떻게 된 것인지 이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창밖의 동물들은 돼지의 얼굴에서 인간의 얼굴로, 그리고 다시 돼지의 얼굴에서 인간의 얼굴로 시선을 움직였다. 누가 누군지 이미 분간할 수가 없었다. (150쪽)
네 발이 아닌 두 발로 서는 돼지, 침대에서 자는 돼지, 술을 마시는 돼지는 그들이 혁명을 부르짖던 과거 인간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어떤 사회이든 반드시 정치와 권력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걸 절감한다. 평등과 차별 없는 사회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어판 서문이 아니더라도 현재 러시와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국제사회의 흐름과 자원을 무기 삼아 국가적 지위를 내세우는 나라들의 행동을 소설 속 나폴레옹의 횡포와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공존과 연대의 미래는 영원히 도래하지 않는 것 같아 두렵다. 소설 속 당나귀 벤자민의 말처럼 굶주림, 고생, 낙담이 변하지 않는 삶의 법칙이 될까 봐.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세상이 지금보다 한결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굶주림, 고생, 낙담은 변하지 않는 삶의 법칙이라는 것이었다. (141쪽)
내게 동물농장은 어릴때 읽은 어린이 문고 중의 한 권으로 많은 동물들이 나오는 동요 '동물농장'처럼 유쾌하게 반란을 성공한 동물들의 축제같은 이야기였다.
시간은 많이 흘렀고 지금의 나는 성인이 되어 대통령 투표에 참여한지가 20년도 더 넘었다. 매일 뉴스를 들을 때마다 답답함이 차오르는 평범한 중년이 되어있다. 살다보니 인간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은유와 비유로 담은 이 소설이 정치 풍자 소설이라는 것도 이제는 이해하고 있다.
동물농장을 읽으며 왜 이렇게 화나고 슬픈지, 그것을 표현하고 싶어도 책 속의 무지한 동물들처럼 느낀바를 표현할 수 없는 이 답답함이 먼저였다.
멋지게 성공한 혁명인줄 알았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변질되어 갔다.
알파벳 A,B,C, D 이상은 익힐수가 없는 동물들의 무지함은 글을 읽고, 해석하고, 쓸줄 아는 돼지들에게 이용당할 뿐이었다.
7가지 계명은 말을 살짝 바꾸거나 의미를 끼워넣어 처음과는 완전 다르게 해석된다. 동물들은 처음의 조항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 의미도 알지 못했으므로 변질된 것을 눈치채지도 못한다.
정치판에서도 그렇다.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우리'를 위한 일이라는 뭉떵거린 말로 또 다른 거짓을 보태어 약자의 희망과 믿음으로 포장한다.
4번째 계명은
' 어떤 동물도 침대보가 있는 침대에서 자면 안된다'
5번째 계명은
' 어떤 동물도 지나치게 술을 마시면 안된다'
6번째 계명은
'어떤 동물도 이유없이 다른 동물을 죽이면 안된다' 로 바뀌어 이유가 있다면 죽여야 하는 계명이 되어버렸다. 일곱 계명은 변질되어가고 있으나 이를 정확히 알고 문제를 제기하는 동물은 없었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 좋다
급기야는 헛간 벽의 모든 계명이 지워지고 단 하나의 계명만이 적혀 있게 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정치인들 그 누구에게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다는 말로 법을 바꾸고, 정책을 바꿀때마다 뭔가 힘이 들고, 불만스럽지만 느끼는바를 속으로 삭일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동물농장의 많은 동물들이 그랬듯이 알아듣기 쉬운 노래, 멀리서 들려오는 노래소리에 장단을 맞출뿐이라는걸 알기에 이 독서의 뒷맛이 <동물농장>의 엔딩만큼이나 씁쓸하다.
앞서 조지오웰의 1984를 읽었을 때 남긴 리뷰의 반응이 뜨거웠었다. 나의 리뷰가 뜨겁다기보다 1984가 이 시대에 다시 읽어봐야하는 중요한 책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동물농장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꼭 읽어봐야할 필독서이다. 나는 1984보다 동물농장이 더 단순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각 동물의 특성을 현실에 빗대어 읽으려고 애는 썼는데 만만치가 않았다. 나는 이 동물들 중 하나일뿐이었다.
누군가는 더나은 혁명을 꿈꾸는 자신의 모습을 돼지들에게서 보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스스로 혁명하지 않는다면 누가 최고 권력자가 되든지간에 똑같은 상황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과연 무엇이 혁명인가?
무엇으로부터의 혁명인가? 묻게 된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동물농장의 착취 시스템을 피부로 느끼며 '나만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내가 읽은 문예출판사 - 동물농장
시작하기 앞서 특별한 글을 포함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서문과 우크라이나판 서문이 30여 페이지 실려있는데 이것을 먼저 읽고 동물농장을 읽는 것으로 글의 은유와 비유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 이번엔 읽고도 무엇을 읽었는지 모르는 낭패를 조금 면할수 있었다.
다른 출판사의 책에서는 우크라이나판 서문은 일단 보지 못했기때문에 선택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의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우리가 안고 있는 남북 관계와 대외국 관계, 그리고 유기적인 세계국가관계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현재진행형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동물농장>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박아 간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이 리뷰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은 후 작성하는 글입니다. 당시 공산주의를 비판하고자 썼던 소설입니다. 이 책은 항상 읽을때마다 새롭습니다. 동물 농장에서 돼지들이 인간을 몰아내고 자신들이 리더가 되서 유토피아와 같은 농장을 만드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갑니다. 이 소설은 짧지만 공산주의, 사회주의만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실 지금 우리 세상도 비판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너무나 유명한 전체주의를 비판한 사회 풍자 소설로 유명하지만 계속 읽어 봐야지 하면서 미루다 지금에서야 읽어 볼 기회를 가졌다. 조지 오웰 하면, [1984]로도 유명해서 굳이 조지 오웰이 어떤 작가인지에 대해선 설명을 안 해도 웬만한 독자는 알고 있을 거라 생각을 한다.
이번에 문예출판사에서 새롭게 옮긴 [동물농장]은 번역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좋았다. 문장이 매끄러워서 외국소설을 읽을 때의 그 이질감은 느끼지 못했다. 15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양적으로는 짧은 소설이지만, 이 소설이 포함하고 있는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의 무게는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지속되었다.
동물농장을 그 당시의 소련과 사회주의 체제를 풍자한 소설로서만 읽어도 되겠지만, 더 깊은 내용의 이해를 위해서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백그라운드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 소설에 등장인물과 그 당시 실제 인물의 관계를 살펴보자.
각 인물과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작성한 공산당 선언도 읽고 이에 대한 백그라운드가 있는 상태에서 이 소설을 읽으면 좀 더 이해하기 쉽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존스 씨 =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
메이저 영감 = 마르크스
나폴레옹 = 스탈린
스노볼 = 트로츠키
인간 존스 씨에게 핍박받던 '매너 농장'의 동물들은 인간 존스 씨를 쫓아내고, '동물농장'이라는 사회를 구축하고
나폴레옹과 스노볼은 아래와 같이 일곱 계명을 쓴다.
'동물농장'이라는 사회를 구축한 초장기 때만 해도 이런 일곱 계명에 따라서 사회가 잘 돌아갔지만. 차츰 사회주의라는 '동물농장'이 어떻게 변질되는지 이 소설은 적나라하게 풍자하고 있다.
특히 정보의 독점과 대중의 통제를 바탕으로 한 독재가 극한에 다다르는 과정을 보면서도 내심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 속 인물만 동물이지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돼지들의 이기심과 특권의식으로 대중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주의 체제만의 문제인가 싶기도 했다.
정치적 선동 또한 오늘날의 사회와 거리가 멀지 않음을 느꼈다.
메이저 영감이 꿈꿔오던 사회화는 다르게 동물 농장의 사회는 흘러간다.
돼지들의 세상이 되어 공포정치, 선동정치, 이기심과 특권의식으로 다른 동물들은 인간이 운영하던 '매너 농장'에 비교하면 더 못한 생활을 하지만, 동물들은 '매너 농장' 때를 기억 못 할 만큼, 시간도 흐르고, 세뇌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독재권력의 무자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네다리는 좋고 두다리는 더 좋다! 네다리는 좋고 두다리는 더 좋다! 네다리는 좋고 두다리는 더 좋다!"
출처 입력
[동물농장]은 돼지 및 개를 제외한 동물농장 안의 동물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집단의 이익을 강조하는 정치사상을 엿볼 수 있는 전체주의는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사람 대신 동물로 풍자했지만, 누가 말하지 않아도 동물 농장을 하면 생각할 수 있는 국가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신랄하게 사회주의 체제, 전체주의, 소련을 풍자한 [동물농장]은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사람도 분명 읽어야 할 책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사회체제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따라, 그리고 독재 정치의 실상이 어떤가에 대해서 동물로서 대체해서 풍자해놓건만 빼고는 인간 사회와 일대일 매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회주의 체제가 아니더라도, 정치적 선동, 독점, 독재, 이기심, 특권의식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가려고 하는 모습이 어떠한가를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풍자소설이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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