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작성한 셜록 홈스 외에 저는 신화에도 열광적입니다. 어렸을 때 저희집 마루에 작은 벽책장이 하나 있었는데요, 부모님이 그 곳을 제 책으로 가득 채워주셨었어요. 어디 출판사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그 때 저는 [사자왕 형제의 모험] 을 읽었고, 우리나라 각 지방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설화를 읽었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처음 접했습니다. 말 그대로 신세계였죠. 어린 나이였음에도 이야기의 세계에 빠져서 눈만 감아도 떠오르는 장면들 때문에 밤이 빨리 지나가기를, 학교에 가서 쉬는 시간에 책을 읽게 되기를 고대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책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그랬듯, 대부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미로 접하셨을 거예요. 그런데 알고 계시려나요? 서양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토대로 창작되는 예술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요. 조각이나 명화 뿐만 아니라 문학에서도 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지 못하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이 많다는 것에 깜짝 놀랐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동용 [그리스 로마 신화] 전집을 들였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 책에 대한 욕심도 많지만, 아이들 책욕심도 많아 집이 온통 책전지에, 늘 발에 밟히고, 부족한 것은 책장을 놓을 벽인 집이지만 이 [그리스 로마 신화]는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나중에 아이들이 품격 있는 예술을 이해하는 경지까지는 못간다 해도, 이런 이야기가 있구나, 참 재미있구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지! 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토머스 불핀치라는 이름을, 한번씩은 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책, [신화의 시대]를 비롯해 [기사의 시대], [샤를마뉴 황제의 전설] 을 출간하면서 <신화 3부작>을 완성했죠. [신화의 시대]가 특히 매력적인 이유는 <그리스 로마 신화> 뿐만 아니라 <북유럽 신화>, <게르만 신화>, <인도 신화>까지 만나보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를 알고 계실까요? 영화에 등장하는 토르, 기억하시죠? 토르가 바로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신이에요.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니, 영화 속 주인공으로 낙점될만 하지 않습니까! 저도 토르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이라는 걸 알게 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저 또한 영화로 먼저 만났고, 그러다 보니 검색하다가 북유럽 신화 속 신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렇게 관심 영역이 확장되어가더라고요. 너무 멋지지 않나요? 책을 통해 이 세상과 저 세상이 연결되는 느낌!! 정말 짜릿합니다.
또한 <신화의 기원>에 대해서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과연 이 모든 이야기가 어디에서부터 온 걸까-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들이지요. 저는 단순하게도 '신화는 그냥 신화지!'라고 생각했었을 뿐, 신화에도 기원이 있을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는데 여기에도 여러 이론이 있다는 게 참 신선하더라고요. 이 외에도 평소 관심이 있던 이집트 신화와, 동양미술에 관심 가지면서 알게 된 인도 신화까지 맛볼 수 있어, 저같은 신화 광팬에게는 정말 안성맞춤의 책이었습니다!!
세계문학이라고 하면 조금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 신화만큼은 전혀 어렵지 않게 술술 읽으실 수 있어요. 이 겨울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면 딱 두 권 추천하겠습니다! 이 [신화의 시대]와 [셜록 홈스의 모험]이요!! 여기에 옆에 군고구마와 귤이 있다면, 캬~ 금상첨화입니다!!
최근에 아홉 살 아들과 함께 설민석의 신들의 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신들이 세상에 나타난 이야기부터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의 대결, 희대의 바람둥이 제우스,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인간과 신의 배틀, 아라크네와 아테나의 이야기, 저승까지 간 사랑꾼 오르페우스, 아도니스를 향한 아프로디테의 사랑까지~~ 정말 재미있게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저는 신화를 본지 시간이 꽤 흘렀기에 기억이 가물가물했고 아들은 최근까지 그리스 로마신화 만화를 끼고 살았으니 구구절절 설명을 해주는데 어찌나 세밀한 부분까지 설명을 잘 해주는지 설민석 저리 가라더라고요~!
신화의 사전적 의미는 고대인의 사유나 표상이 반영된 신성한 이야기를 말한다고 해요.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신과 영웅의 이야기 태곳적 역사와 설화 같은 이야기들 말이죠. 특히 그리스 신화는 그 재미를 따를 자가 없었던 것 같아요. 땅과 하늘이 카오스에서 비롯되고 사랑은 그 위에 떠다니던 밤의 알에서 부화되었다든가 신들의 복잡한 가족관계 그리고 제우스의 여성 편력과 헤라의 질투 등은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고 또 읽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시절 그리스 신화와 로마신화를 구분 짓지도 못하면서 왜 내용이 비슷한듯한데 다른 걸까?라며 의아해하지만 굳이 알아보지는 않고 넘어갔던 이야기들, 스토리가 비슷하니 같은 신인가 보다 하며 두리뭉실하게 기억하고 지나갔던 신들의 이야기를 이번 토머스 불핀치의 [신화의 시대]를 통해 다시 한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신화를 순서대로 쭈욱~ 두고 읽어본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냥 그때그때 흥미가 생기는 에피소드별로 골라 읽었던 것 같은 거예요. 그러니 누가 누구의 아버지고 아들인지, 가족관계가 자꾸 헷갈리고, 부부와 연인의 사랑 이야기도 이름이 나중에는 머릿속에서 엉키더라고요.
'아! 한 번쯤은 정리를 할 필요가 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을 즈음 만난 이 책 토마스 불핀치의 [신화의 시대]는 정말 제게는 최적의 책이었어요.
게다가 제가 모르던 신화의 부분과 이야기들도 담겨 있었거든요. 특히 고대인이 지옥을 바라보던 시각과 시빌레의 젊음이 없는 불멸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소원을 빌 때는 꼼꼼하고 세밀하게 빌어야 한다는... ^^ 그리고 읽다 보니 [아이네이스]도 읽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집트, 동양, 인도, 북유럽 신화와 신화를 노래한 시인들까지 광범위하지만 재미있게 다루고 있어서 650페이지 가량 되는 두꺼운 책인데 너무 즐겁게 읽었답니다. 토마스 불핀치를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 후회도 조금 되었어요. 일목요연하게 요약도 잘 되어있고 저처럼 신화의 내용들을 많이 알고 있지만 한 번쯤 정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정말 찰떡같은 책이었거든요. 최고로 유용하다는 점은 정말로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책을 바탕으로 깊게 알고 싶은 부분은 조금씩 다른 책들을 추가하며 알아가면 더욱 좋은 공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고요.
신들도 그렇잖아요. 미래도 내다보고 예언도 할 줄 알지만 다가오는 일들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고 당할만치 당하면서 서로 물고 뜯고 인간처럼 말이에요. 신화를 보며 우리네 삶과 현실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오히려 신들처럼 길게 사는 인생이 얼마나 지루할까 싶어 꼭 부럽지만은 않기도 했고요.
아껴보고 싶고, 두고두고 보고 싶고, 책장에서도 제일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매번 꺼내보고 싶은 책이 있잖아요. 이 [신화의 시대]가 제게는 바로 그런 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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