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꿈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많은 것을 빌려오고 있다. 한여름 밤의 꿈에서 작공들이 공작의 혼례 축하용으로 공연하는 '피라미스와 시스바의 이아기'는 두 가문의 단절, 그로 인한 두 젊은 남녀가 겪는 사랑의 난관, 시간차로 인한 오해 때문에 벌어지는 자살 등과 같은 비극적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전체 스토리와 거의 유사하다.
가끔 덧 없이 낭만적이고 행복한 경험을 했을 때 '마치 한 여름밤에 꿈 같아'라는 표현을 쓰고는 한다. 오늘날 쓰이는 이 관용어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책 『한여름 밤의 꿈』 작품 속 네 명의 연인이 겪은 일은 지금의 표현 그대로 꿈같이 몽환적이고 낭만을 담은 사랑 이야기다.
『한여름 밤의 꿈』은 네 명의 연인이 요정들의 장난으로 혼돈에 빠지며 발생하게 된 갈등과 사랑을 다루며 진실한 사랑을 찾아간다는 내용을 담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극이다. 이 작품은 네 명의 연인들, 요정의 왕 오버론과 여왕 티타니아, 그리고 시시어스와 히폴리타의 결혼식에서 올릴 연극을 준비하고 아테네 직공들의 이야기가 얽히면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세 개의 그룹에서 펼쳐진 이야기는 각각의 인물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데, 다양한 개성을 가진 그들이 스토리를 이끌어가면서 보여주는 것은 그들의 다름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 본질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작품 속 네 명의 연인이 요정들의 장난에 꿈 같은 하룻밤을 보내는 동안 관계에 혼란을 겪으며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은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있다. 사랑을 주제로 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다양한 의미가 있으며 표현하는 방식 역시 다채롭다. 이렇게 무궁무진한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꿈이라는 몽환적인 요소를 결합하여 사랑의 낭만을 보여준 이 작품같이 꿈같은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사랑에 대한 환상을 그려보았다.
평소 자주 꿈을 꾸는 편이다. 최근에는 타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꿈을 꾸었다. 재밌게 관광하다 보니 막차를 놓치는 바람에 낯선 거리에서 하룻밤을 보낼 상황에 부닥쳤는데, 그때 같이 간 일행이 버스를 타지 않고 숙소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외진 골목길로 날 이끌고 갔다. 그렇게 지인을 따라간 곳에는 넓은 강이 있었는데 이 강을 따라가다 보면 금방 숙소에 도착할 수 있다며 얼른 강에 들어가자는 것이다. 뭐라 말할 틈도 없이 일행 손에 이끌려 강물에 빠졌고 그렇게 헤엄쳐 나갔다. 그러나 한참을 가도 숙소 비슷한 건물이 보이기는커녕 망망대해가 펼쳐진 광경뿐이었다. 그렇게 길을 잃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 내 키보다 몇 배는 큰 거대한 파도를 만나 잠에서 깨어났다. 꿈이기에 가능했던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이렇게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잠이 들며 꾸는 꿈처럼 혼란스럽고 낭만적인 사랑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작품같이 몽환적인 사랑이 또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