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위의 여자 (하) - 열린책들 세계문학 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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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위의 여자 (하) - 열린책들 세계문학 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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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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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포스트모던한 소설 평점8점 | s*****7 | 2014.02.26 리뷰제목
고속도로를 정상 속도로 열심히 달리는데 앞에 장애물이 가로막았다. 차 밖으로 나와 상황을 살피는 데 열중한 나머지 차 안에 아기가 자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꼴이었다. 지난 주 몸과 마음이 부산했던 터라 결말 단계만 남은 이 책을 아예 생각조차 못했다. 반납 알리미를 보고 부랴부랴 마저 읽었다.   1969년에 발표된 이 소설의 배경은 빅토리아 시대이다. 발단 부분의 첫 문장
리뷰제목

고속도로를 정상 속도로 열심히 달리는데 앞에 장애물이 가로막았다. 차 밖으로 나와 상황을 살피는 데 열중한 나머지 차 안에 아기가 자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꼴이었다. 지난 주 몸과 마음이 부산했던 터라 결말 단계만 남은 이 책을 아예 생각조차 못했다. 반납 알리미를 보고 부랴부랴 마저 읽었다.

 

1969년에 발표된 이 소설의 배경은 빅토리아 시대이다. 발단 부분의 첫 문장을 읽을 때 조금 고답적인 19세기 소설이려니 했었다. 그런데 고전 소설과 달리 이 작품에는 작가가 끼어들어 이야기를 한다. 전지적 시점에서 작가의 1인칭 시점으로 변주가 일어났다. 예를 들면 찰스가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사라를 찾아 가는 부분에서 다른 승객들은 찰스의 잔뜩 구겨진 인상에 지레 겁을 먹고 다른 칸으로 옮겨가는 데, 찰스의 인상 따위 관심 없다는 듯 구레나룻 수염을 기른 한 남자가 탄다. 그가 바로 작가였다. 찰스의 맞은편에서 주인공을 관찰하고 묘사한다. 게다가 이 소설은 허구임에도 역사적 실존 인물이 등장한다. 단순히 시대적 배경으로 당대의 영국 수상을 소개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주인공 사라가 기거하는 집이 유명 화가의 자택이고, 화가가 여동생과 함께 실제로 등장해서 찰스와 대화를 주고받는다.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라는 청소년 소설에 고전주의 화가 벨라스케스가 등장한다. 그의 그림 <시녀들>에서 이야기 모티프를 얻은 작가는 그림 속의 모든 인물을 소설에 출연시킨다. 이런 형식을 '메타 픽션'이라고 한다. <프랑스 중위의 여자>는 포스트모던한 소설이다. 기존의 소설 담론을 깨트리며 작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한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 이 소설은 '욕망' 부분에 인용되었다. 소설 속에서 '사라'는 빅토리아 시대의 관습적인 도덕에 의하면 굉장히 부도덕한 여자다. 미혼의 중류층 아가씨가 '프랑스' 중위를 뒤따라가서 혼전 관계를 가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마을에서 미친 여자 취급을 당한다. 그녀는 당대의 요조숙녀 기준에서 한참 먼 불길한 여자였다. 그렇지만 작가는 독자에게 미끼를 던져놓고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든 후, 찰스와 함께 반전에 깜짝 놀라게 했다. 더구나 그녀는 빅토리아 시대 여성 답지 않게 무척 실존주의적 삶을 살아간다. 자신을 부당하게 바라보는 현실, 여성의 삶을 옥죄는 도덕 기준에 '저항'한다.

 

작가는 찰스를 상징하는 당대의 지적 분위기를 비판하는 듯하다. 몰락하는 귀족과 돈을 앞세워 성장하는 부르주아. 귀족 찰스는 품위만 있고, 약혼녀 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난하다. 약혼녀 가정은 돈은 많지만, 품위가 떨어진다. 지적이고 이성적인 찰스도 결국 욕망 앞에서 뿌리째 흔들리고, 위선을 벗는다. 자신의 삶에 적극적으로 저항했던 사라가 “자신을 잘 모르겠다. 내 안에 어떤 욕망이 어떤 켜를 이루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미의 말을 찰스에게 뱉을 때 현대적 의미의 인간을 보는 것 같았다. 찰스는 고고학을 좋아한다. 특히, 화석처럼 오랜 세월의 지층을 알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한다. 사라가 찰스에게 했던 말처럼 찰스 자신은 이성을 사랑하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시간이 퇴적된 지층처럼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가늠할 수 없는 화석덩어리가 아닐까.

 

찰스에게 사라는 수수께끼를 품은 스핑크스다. 남성에게 여성은 스핑크스와 같은 존재다. 얼마 전에 신화를 통해 본 여성과 남성의 상징을 떠오르게 한다. 그에게 사라는 스핑크스처럼 의문이며 고르곤 자매처럼 공포의 대상이다. 그녀가 내품는 페르몬에 취해 오랜 모험으로 귀가가 늦은 오디세우스처럼 그녀를 찾아 유럽 전역과 미국까지 여행하는 유목적 삶을 살았다. 그가 진정으로 유목민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미국 문화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지극히 영국인다웠으니 어쩌면 무늬만 유목민이었을 것이다.

 

현대의 출발은 빅토리아 시대이다. 자본주의 경제제도는 물론 정치, 문화, 과학, 법률, 가족제도가 만들어지고 귀족, 부르주아, 하인처럼 신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당대의 변화와 욕망이 소설 속 인물의 삶에 묘사되었다. 현대와의 연속성 속에 살핀다면, 여전히 이성의 가면을 쓴 욕망의 민낯과 알 수 없는 욕망의 지층과 분투하는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프랑스 중위의 여자>를 꼭 읽어야겠다고 다짐한 지는 꽤 오래 전이다. 소설가 김영하 씨가 아내분과 결혼 전 처가에 인사를 갔을 때, 장모님이 소설을 쓴다니깐 이 소설을 읽어봤냐고 물었단다. 이 소설이 아내분과 결혼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믿거나말거나 한 에피소드를 읽고, 꼭 한 번 읽어야겠다고 제목을 메모해 두었었다. 읽기를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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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독특한 소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u*****a | 2024.02.14 리뷰제목
1867년 영국의 해안가 작은 마을, 방파제 끝에 위태하게 한 여자가 서있다. 그녀는 그 마을에선 '프랑스 중위의 갈보'라고 불리는 '사라 우드러프'양이다. 부유한 상인의 딸 '어니스티나'와 약혼한 '찰스'는 사라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둘은 이렇게 저렇게 만남이 이어지다 알 수 없는 길로 갈라지고 마지막 반전은 모든 이야기를 뒤집는다.1860년대 빅토리아 시대가 배경인 소설은 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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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7년 영국의 해안가 작은 마을, 방파제 끝에 위태하게 한 여자가 서있다. 그녀는 그 마을에선 '프랑스 중위의 갈보'라고 불리는 '사라 우드러프'양이다. 부유한 상인의 딸 '어니스티나'와 약혼한 '찰스'는 사라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둘은 이렇게 저렇게 만남이 이어지다 알 수 없는 길로 갈라지고 마지막 반전은 모든 이야기를 뒤집는다.

1860년대 빅토리아 시대가 배경인 소설은 제인 오스틴이 썼을 법한 자세한 시대 묘사와 심리 묘사, 시대를 반영한 대화들이 가득하다. 분명 저자가 이 시대 사람이 아닌데 하며 책을 앞으로 넘겨 보게 했다. 존 파울즈는 1926년생으로 이 작품은 1969년에 발표되었다.

''19세기 소설의 전지적 작가 시점을 수용하면서(또한 슬며시 조롱하면서), 옷깃의 주름에서부터 어투의 어색함에 이르기까지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을 세심하고 완벽하게 재현해 낸 작품이다. 시대의 위선과 억압에서 벗어나고픈 두 총명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자유에 대한 정열이 고갈되어 버린 20세기 상황에 대한 탁월한 우화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이라 하는데 이 소설은 좀 묘하다. 흔한 로맨스처럼 포장했으나 그 안에는 철학과 역사, 응? 뭐지? 싶은 다양한 서술방식 등 많은 것들이 폭넓게 들어있다. 마무리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재밌게 읽었다.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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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남자는 자라는가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6 | 2013.08.02 리뷰제목
지극히 개인적인 편견이겠지만, 남자가 자라기는 하는 걸까, 신체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혹은 사회관계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만큼 골똘히, 의아하게 생각해 본 문제는 없다. 내가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나 역시 일개 여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 판단으로 남자란... 여자란... 운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무리 생각해도, 그 동안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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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편견이겠지만, 남자가 자라기는 하는 걸까, 신체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혹은 사회관계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만큼 골똘히, 의아하게 생각해 본 문제는 없다. 내가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나 역시 일개 여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 판단으로 남자란... 여자란... 운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무리 생각해도, 그 동안 살아오면서 부딪혀 온 무수한 남자들만 보아도, 남자는 나이만 먹고 있을 뿐 자란다거나 성숙해진다거나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나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내 주위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역사의 전체 흐름에서 계속 되풀이하여 일어나고 있다는 말인지.

 

소설의 배경, 빅토리아 시대라는 것에 대해서도 한 발 물러서고, 작가의 소설적 능력이 탁월하다는 비평가들의 찬사에서도 벗어나서, 그저 주인공 '찰스'만 대상으로 삼아 몇 자 적어 본다. 서른두 살의 미혼이면서 돈 많은 상인의 딸인 약혼자를 두고 있고, 물려받은 재산이 있어 앞으로 살아갈 일에도 별 걱정이 없는, 그런 주인공의 이야기. 소설 제목만으로 여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프랑스 중위의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인 줄은 상권을 다 읽었을 때 쯤에야 알았다고나 할까.

 

소설가의 말솜씨가 기막힐 정도로 뛰어나기는 한 모양이다. 줄거리만 잡자면 정말 별 것 없는 몇 가지 사건뿐인 것을, 그 순간순간 나를 몰입시켰으니, 게다가 찰스에게 감정이입까지 확실히 시켜 주었으니, 내가 남자도 아님에도 그의 마음이 어찌나 절절히 와 닿던지. '그러지 말았으면, 하지 않았으면, 제발 돌아섰으면, 참았으면, 물리쳤으면....' 하는 내 바람이 소설 속 그에게는 전혀 닿지 못하고, 매번 그는 나를 실망시키면서 사고를 치고 있었다. '어이구, 이 남자야,' 하는 한탄이 저절로 솟을 정도로.

 

그래도 그것만큼은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도 절실했다는 것, 매순간 남들이 어떻게 보든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또 믿어서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 그 마음 바탕을. '남자'가 자라지는 못하더라도 나름 성실했다는 것. 어떤 선택을 하든 어떤 포기를 하든, 자라지 못해서 더 순수하고 자라지 못해서 더 어리석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라'에게로 대책 없이 빠져들어가는 '찰스'의 마음 상태 변화를 보면서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정녕 나는 남자의 어떤 진실한 면 일부를 본 것 같기 때문이다. 일세기 전 영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 한 편에서 내가 남자의 일면을 봤다고 말하기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기는 하겠지만, 그리고 그게 남자 입장에서는 또한 바라는 내용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그렇게 깊이깊이 읽고 만 것을. 남자의 미성숙함과 어리석음을 충실하게 읽고 만 것을.

 

앞으로 '삿포로'라는 말에는 이 책이 떠오를 것 같다. 여행 내내 내 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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