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페이지가 점점 줄어들수록 어쩐지 기운이 빠졌다. 나는 막장 드라마처럼 분노와 충격을 기대했나 보다. 아니, 막장 드라마까지는 아니라도 혼란과 갈등이 일어나길 바랐던 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야기의 결말이 심심하다 못해 지루하게 다가올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채털리 부인의 연인 하권(2014.08.25. 열린책들)』에서 아쉬운 점을 먼저 풀어보면, 이야기의 재미를 위했다면 코니는 베네치아로 여행을 가지 말았어야 했다. 코니와 멜러스가 사랑에 빠진 사실을 볼턴 부인이 알아차린 순간 코니는 랙비 저택을 떠나서 남편 클리퍼드와 애인 멜러스의 곁에서 멀어지는데, 재미는 차치하고라도 계급 사회로 인한 불평등을 당연시하는 클리퍼드의 관점에 반감을 갖고 있는 코니가 랙비 저택에 남아서 당당하게 현실을 맞이했더라면 마지막까지 긴장감이라도 유지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랬다면 멜러스의 아내가 등장해서 난동을 피우고 멜러스가 아내가 아닌 여자와 함께 침실에 있었다는 소문이 났을 때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물론 마지막에 가서는 모든 걸 사실대로 털어놓고 클리퍼드 입에서 이혼하지 않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대답을 듣지만 아쉬움이 남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또 아쉬운 점은 코니는 베네치아로 떠나기 전 불안해하는 클리퍼드에게 여행이 끝나면 돌아오겠다고 말하고 멜러스에게는 랙비로 돌아올 때 홀몸이 아닐 것이라고 계속 밝힌다. 이는 아이 아버지를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이라고 둘러대 클리퍼드를 속이기 위함인데 코니도 클리퍼드와 마찬가지로 세상의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 보였다. 물론 그녀가 사냥터지기와 사랑해서 함께 아이를 키우며 살길 희망하는 것 자체가 용기를 낸 선택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부끄러움과 같은 감정이 잔존했던 것으로 보인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읽기 전 우려했던 부정적인 감정은 모두 사라졌다. 블로그 친구가 부인 시리즈는 생각보다 따분하다고 하더니 내 입에서도 ‘별거 없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래도 아직 읽지 못한 부인 시리즈는 여전히 궁금하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 상권 리뷰 http://blog.yes24.com/document/9633650
단숨에 읽어버린 소설!
예전에 민음사 판으로 한 번 읽었는데
이번에는 열린책들로 다시 한 번 읽어 보았다
음, 역시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
그 작고 작은 차이들이 모여서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는구나!
그래도 명작은 명작이었다.
오후에 받았는데 받자마자 곧바로 읽어 버렸다.
요즘들어 고전만 읽고 있다.
현대 소설은 뭐랄까 좀 지친다랄까.
그런 기분이 언젠가부터 들었다.
고전 참 좋다.
마담 보바리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지 이제 알았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오랜시간 동안 사랑 받은 고전인데도 내용이 불륜이네요. 대부분의 고전이 불륜을 소재로 하는데 이 소설은 그 묘사가 너무 노골적이라 한때 금서였기도 했습니다. 읽으면서 사실 21세기의 우리에게는 그리 야하지도 않은 장면들이 그 시절 사람들에게는 외설적으로 느껴졌나 봅니다. 스토리도 재밌고,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너무 재밌습니다. 재미있는 고전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