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 열린책들 세계문학 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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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 열린책들 세계문학 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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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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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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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순수의 시대 평점10점 | o********o | 2021.07.08 리뷰제목
왜 순수의 시대인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든 생각이었다. 뉴랜드 아처의 올렌스카 백작 부인에 대한 사랑이 순수하였기에 순수의 시대일까? 아니면 뉴랜드를 질리게 만든 메이 웰랜드의 순수한 눈을 은유해서 결국 뉴랜드의 인생은 메이 아처가 차지해서 순수의 시대인가? 아니면 역설적 제목일까? 뉴랜드가 엘렌을 사랑하면서 메이와 결혼하였던 것에 대한 역설적인 말일까. 올렌스카
리뷰제목

왜 순수의 시대인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든 생각이었다. 뉴랜드 아처의 올렌스카 백작 부인에 대한 사랑이 순수하였기에 순수의 시대일까? 아니면 뉴랜드를 질리게 만든 메이 웰랜드의 순수한 눈을 은유해서 결국 뉴랜드의 인생은 메이 아처가 차지해서 순수의 시대인가? 아니면 역설적 제목일까? 뉴랜드가 엘렌을 사랑하면서 메이와 결혼하였던 것에 대한 역설적인 말일까.

올렌스카 백작 부인이 뉴욕 상류층에 처음 등장하면서 추문을 달고 왔으며 거기에 불쌍하게까지 여겨졌다. 그런 엘렌의 편을 들기 위해 뉴랜드는 메이 웰랜드와 약혼을 발표했다. 메이네 부모는 결혼을 1년 가까이 미루고 약혼 기간을 길게 보내기를 원했지만 뉴랜드는 메이에게 계속 결혼을 재촉했다. 하지만 뉴랜드의 진심은 엘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메이에게 진심을 말하고 파혼할 수 있었을까? 결혼은 갑작스럽게 앞당겨졌고 뉴랜드는 받아들였다. 결혼 후 한동안 엘렌을 보지 못하고 지냈고 메이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부분도 있었다. 다시 엘렌을 만나서 함께 멀리 떠나려는 마음을 먹을 때 엘렌이 뉴욕의 사교계를 떠나 파리에 정착하기로 결정한다. 엘렌을 위한 만찬이 아처 부부의 집에서 열렸고 뉴랜드는 그 자리에서 뉴욕 사교계 모두가 뉴랜드가 엘렌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모른척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뉴랜드가 엘렌에 대한 진심을 메이에게 말하려 할 때 메이는 임신 소식을 알렸다. 엘렌은 떠났고 뉴랜드는 메이 곁에 남았고 2남 1녀를 낳았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메이도 죽고 장성한 큰 아들과 함께 파리로 여행을 떠난다. 다정다감한 아들은 뉴랜드를 알뜰히 챙겼고 엘렌과의 만남까지 아버지를 위해 준비한다. 어머니인 메이에게 들었다면서. 뉴랜드는 엘렌을 마주하지 못한다. 아들만 들여보내고 호텔로 돌아간다. 그 순간 뉴랜드가 엘렌을 뜨겁게 사랑했던 그 후에도 가슴 깊이 담아두었던 그 시간들이 '순수의 시대'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표지 날개에 이런 글이 적혀 있다. "뉴욕 상류층이 점잖고 온화한 문화와 엄격한 도덕 속에 얼마나 정교한 위선과 억압의 기제가 작용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보여 주는 이 소설은 ...... " 엘렌은 뉴욕 상류층의 이 모든 것을 깨뜨리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보퍼트는 엘렌에게 친절했지만 바람둥이였고 다른 사람들은 자유로운 엘렌을 좋아하지 않았다. 뉴랜드는 엘렌에게 매력을 느끼고 사랑했지만 뉴랜드 또한 어쩔 수 없는 뉴욕 상류층이었다. 엘렌이 떠나지 않았다 해도 뉴랜드가 메이를 버리고 엘렌을 택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디스 워튼은 '점잖고 온화한 문화, 엄격한 도덕'에 상반되는 '정교한 위선, 억압의 기제'를 세밀하고 세심하게 곳곳에 배치한다. 엘렌은 뉴욕 상류층이 자신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흔들림이 없는 여인이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올렌스키 백작에게 받은 억압, 그리고 백작을 벗어나면서 겪은 일들 속에서 되찾은 것들과 잃은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엘렌과 뉴욕 상류층의 대립과 그 가운데 흔들리는 뉴랜드의 모습이 정교하게 그려진 <순수의 시대>는 커다란 사건 없이도 재미있게 읽힌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0
종이책 순수하다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님을 비판하고자 했던 이디스 워튼 평점9점 | o************g | 2023.07.31 리뷰제목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알려진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 The Age of Innocence>는 1870년대 초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쓰여졌으나 뉴랜드 아처의 관점에서 주로 서술되어 그 시대의 사교계 인물들을 통해 뉴욕 사회의 위선을 비판하고 풍자한다. 소설 속 주요 등장인물은 뉴랜드 아처, 메이 웰랜드, 엘렌 올렌스카 백작 부인으로 뉴랜드와 메이의 결혼 전과
리뷰제목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알려진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 The Age of Innocence>는 1870년대 초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쓰여졌으나 뉴랜드 아처의 관점에서 주로 서술되어 그 시대의 사교계 인물들을 통해 뉴욕 사회의 위선을 비판하고 풍자한다. 소설 속 주요 등장인물은 뉴랜드 아처, 메이 웰랜드, 엘렌 올렌스카 백작 부인으로 뉴랜드와 메이의 결혼 전과 후를 기준으로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져있으며 각 부의 짧은 챕터들로 인해 호흡이 짧으면서 시간 전환이 빠른 편이라 드라마/영화로 각색하기 좋은 작품이다. 초반에 각 가문의 성이 반복되며 한 인물들의 이름을 다양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헷갈릴 수도 있어서 그 장벽만 넘어가면 생각보다 술술 읽힌다.

<순수의 시대>의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관습, 예법, 체면’ 등을 매우 중시한 뉴욕 귀족층들은 신흥부자들의 태동에 위기의식을 느끼지만 그들은 전통과 가문이 있음을 강조하며 콧대 높은 삶을 영위하고 산다. 어느 날, 본인 가문들의 지정석에서 오페라를 보던 귀족층들은 밍곳가의 엘렌이 유럽에서 백작 남편을 떠나 뉴욕 사교계 어울리지 않는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해 소위 귀족층들이 강조하는 예법을 무시한 일이 생긴다. 뉴욕 귀족가들에 비해 깨어있는 사고를 가지고 있던 뉴랜드는 이에 굉장한 흥미가 생기고, 엘렌과 밍곳가의 체면을 지켜주기 위해 엘렌의 사촌인 메이와의 약혼 발표를 서두른다. 자유분방한 엘렌으로 당시의 관습에 젖어살아야만 했던 뉴랜드의 삶에 엄청난 활기가 생기면서 이야기는 엘렌 - 뉴랜드 - 메이의 삼각관계 아닌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이디스 워튼 역시 생전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자유분방한 면모를 많이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시대와 관습에 얽매어있지 않고 자비로운 엘렌의 모습에서 이디스 워튼 스스로의 유사한 모습이 꽤 보여 한편으로는 자전적 소설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유를 갈망했어도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결국엔 당시의 체제에 약간은 굴복하는 엘렌을 통해 관습에 젖어 그 이상을 생각하지 않으려는 순수하기만한 메이와는 다른 한계를 비판하고 싶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뉴랜드를 통해서도 나름 개혁을 시도하려고 했어도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보수적인 사고는 한 인물을 쉽게 바꿀 수 없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도 보수적인 뉴욕이 존재했었는지에 대해 약간 놀라웠는데, 뉴욕 귀족층들이 유럽을 동경하면서도 혐오하는, 자격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럽의 긴 역사에 비해 이민자들로 이루어져 역사가 짧아 오히려 규율, 예법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었으며 결국 자기네들도 이민자면서 가문과 전통을 따지고 ‘외국인’들을 배척하는 모습에서 그 당시의 위선이 잘 드러난다. 엘렌의 등장으로 사교계 내에 새로운 루머를 나누며 서로의 결속력을 유지하고 끈끈해지는 것 마저도, <사피엔스>에서 가십을 통해 서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인류진화론적 관점이 생각나 웃기기도 했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종이책 순수의 시대 평점10점 | l*****2 | 2023.08.29 리뷰제목
제목에 순수가 들어갔다. 순수는 아무 것도 섞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다는 뜻도 갖고 있다. 그만큼 <순수의 시대>가 제목이라 궁금했다. 뭐가 그렇게 순수할까라는 의문이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전혀 인식하지 못하다가 거의 마지막이 되었을 때 깨달았다. 정말로 순수하구나. 지금 관점에서 보니 순수한 것인지, 당시 관점에서도 순수한 것인지
리뷰제목
 

제목에 순수가 들어갔다. 순수는 아무 것도 섞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다는 뜻도 갖고 있다. 그만큼 <순수의 시대>가 제목이라 궁금했다. 뭐가 그렇게 순수할까라는 의문이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전혀 인식하지 못하다가 거의 마지막이 되었을 때 깨달았다. 정말로 순수하구나. 지금 관점에서 보니 순수한 것인지, 당시 관점에서도 순수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제목이 <순수의 시대>니 당시가 그랬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소설은 실제로 2명이 핵심이다. 뉴랜드 아처와 엘렌 올렌스카다. 나는 2명을 위주로 소설을 읽었는데 3명을 중요하게 본다. 뉴랜드 아처의 아내인 메이 웰랜드까지 3명이다. 이것도 똑같이 소설의 끝에 가서야 2명이 아닌 3명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볼 쌔 작가인 이디스 워튼이 얼마나 구조를 잘 짰는지 감탄하게 된다. 배경은 19세기 후반 뉴욕이다. 뉴욕에서도 상류 사회 출신 인물들이다. 뭔가 예의를 차리고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는 느낌이 저절로 든다.

여전히 유럽의 영향이 컸기에 백작 등도 있지만 뉴욕만의 개방적인 문화도 있다. 유럽에서 어떤 가문이었는지가 여전히 뉴욕에서 영향을 미쳤다. 상류 사회가 다른 점은 문화 생활이다. 극장에서 다양한 공연이 이뤄진다. 이들은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인물들이다. 이런 곳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누군가 파티를 열었을 때 참가하는 것도 예의다. 파티를 개최하기 위해 사람들을 초청하는데 거절한다면 큰 결례다. 누군가를 왕따시키기 위해서 거절한다.

소설 속에 그런 사례가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파티에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으려 한다. 이럴 때 등장하는 것이 상류 사회에서도 탑급인 존재다. 이마저도 유럽에서 넘어 온 사람이 역할을 한다. 오히려 파티에 자주 참여하지 않으면서 존재감을 더욱 높게 한다. 아무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파티에 참여 의사를 밝히자마자 모든 사람이 동참한다. 이런 식으로 소설에는 19세기 후반의 뉴욕 상류 사회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보여준다. 실용적이지 못하고 허례의식이 크다.

이런 배경에서 뉴랜드 아처는 메이에게 청혼으로 약혼을 발표한다. 모든 사람이 축하하는데 뉴랜드는 오히려 주춤한다. 자신이 메이와 결혼하고 살아간다는 점에 대해 물 흐르듯이 가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엘렌 올렌스카 문제가 대두된다. 엘렌은 이혼을 하려 한다. 이 당시에 이혼한다는 건 분명히 쉬운 선택은 아니다. 더구나 엘렌은 백작 부인이다. 남편은 뉴욕이 아닌 유럽에 살고 있다. 생각보다 이미 이 당시에 이혼에 대한 생각이 닫혀있지는 않다는 느낌이었다.

분명히 이혼에 대해 찬성하지 않지만 배척하지도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가문을 중시하려는 문화로 볼 때 엘렌의 이혼은 탐탐치 않은 일이다. 될 수 있으면 이혼을 하지 않도록 설득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 변호사인 뉴랜드가 엘렌을 찾아가기로 한다. 여기서 다소 놀랐다. 뉴랜드와 엘렌의 어떤 접점을 그다지 발견하지 못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둘은 만나자 마자 서로에게 첫 눈에 반한 것일까. 이해할 수 없지만 뉴랜드의 태도가 막판에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즉시 뉴랜드는 엘렌에게 직접적인 고백은 아니지만 함께 하자는 말을 한다. 엘렌도 그 말에 흔들리는 듯하지만 남자인 뉴랜드와 달리 엘렌은 좀 더 신중하다. 뉴랜드는 좀 더 급진적이고 감정에 충실한 편이다. 어떻게 보면 뒤를 생각하지 않고 실행하려 한다. 아마도 자신이 가진 모든 걸 포기하고 새롭게 출발했어야 한다. 이미 이혼을 결심했던 엘렌 입장에서는 오히려 찬성할 일이기도 했다. 엘렌은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가문과 여러 평판까지 전부 고려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런 전개와 함께 1부가 끝난다. 조금이라도 둘의 관계가 연결될 것이라는 눈치를 챘으면 모르겠다. 그런 느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둘이 연결되니 놀랐다. 그것도 뉴랜드는 이제 막 약혼을 발표한 상태였는데 말이다. 둘이 대화할 때도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았다. 다소 차분하게 서로 할 말을 하고 헤어진다. 뉴랜드 마음속에는 엘렌이 차지하고 있지만 딱히 행동하는 건 없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뉴랜드 입장에서 바라보고 설명을 한다.

엘렌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독자가 알지 못한다. 엘렌이 하는 말을 통해 뉴랜드와 똑같이 유추해 낼 뿐이다. 둘이 서로 사랑했을까라는 생각마저도 솔직히 든다. 뉴랜드가 엘렌을 좋아한 건 사실이지만 그마저도 조심했다. 자신이 엘렌을 좋아한다는 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노력한다. 심지어 지레짐작으로 누가 알까봐 스스로 조심한다. 엘렌을 몇 번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럴 때마다 뉴랜드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그다지 직접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엘렌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대부분 차분하게 대처한다. 뉴랜드를 엘렌이 좋아하는 건 같지만 그게 사랑까지 일까라는 생각은 든다. 엘렌의 선택은 분명히 사랑하는 사람같지는 않았다. 사랑이 무서운 건 이성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우선이기에 자신의 상황이나 그 외 모든 걸 전부 뒤로 돌려버린다. 이성적인  사랑이란 있을 수 없다. 사랑은 무조건 감정적이다. 뉴랜드도 언제나 항상 젠틀하고 순수하다. 엘렌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까지였다.

그 이상의 행동을 한 적도 없고, 스킨십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책 제목인 순수의 시대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 둘은 서로 현 상황에서 도망가자는 암묵적인 의견을 가졌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이 부분마저도 엘렌이 동의했는지, 뉴랜드의 감정적인 착각은 아니었을까하는 의문은 든다. 여기까지 둘 만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메이는 다소 한 발 떨어진 존재로 보였다. 거의 대부분 뉴랜드 관점이기 때문이었다. 메이가 뭔가를 알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책의 마지막에 가서야 메이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했는지 깨닫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엘렌의 결정에 대해 뉴랜드는 절망하고 좌절한다. 메이 입을 통해 엘렌의 결정을 들을 때 더욱 그렇다. 여전히 엘렌에 대해 마음을 접지 못했지만 메이의 한 마디에 그는 책임을 택한다. 책임져야 할 일을 택한 후 아주 평범하게 산다. 소설은 연애 소설일 수 있다. 당시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이 감정이냐, 이성이냐에 어떤 식으로 결정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용기가 없던 걸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순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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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세계문학전집 퓰리처상 수상작 평점10점 | g*****0 | 2023.05.28 리뷰제목
시대와 함께하는 관습이 존재한다. 시대가 규정한 틀안에 갇혀서 인형처럼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의심조차도 하지 않고 꼭두각시처럼 모두가 뜨겁게 따르는 관습이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길게 들여다보게 한다. 그들이 향유하는 것들이 펼쳐지면서 사교계의 흐름과 관습들이 또렷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다른 사고의 범주가 감지된다. 주인공이 가지는 생각들은 적
리뷰제목

시대와 함께하는 관습이 존재한다. 시대가 규정한 틀안에 갇혀서 인형처럼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의심조차도 하지 않고 꼭두각시처럼 모두가 뜨겁게 따르는 관습이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길게 들여다보게 한다. 그들이 향유하는 것들이 펼쳐지면서 사교계의 흐름과 관습들이 또렷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다른 사고의 범주가 감지된다. 주인공이 가지는 생각들은 적잖은 충돌로 표출된다.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삶과 시들이 떠오른다. <인형의 집>의 로라도 함께 생각나게 한다. 시대에 순종하며 관습의 행렬에 모두가 똑같이 기계처럼 움직일 때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인물들의 움직임도 시대와 함께한다는 것을 이 소설에서도 만나게 된다.

 

순종하는 시대의 여성들의 움직임까지도 매우 첨예하게 들춰지는 소설이다. <환락의 집>소설까지도 생각나게 한다. 작가의 필력에 깊게 빠져들게 된다. 끊임없이 자극하는 시대의 관습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결혼관과 사교문화, 남성들의 자유분방함과 여성들을 구속하는 시대의 여성상들이 전해진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용하였던 것들의 당위성을 짚어보게 한다. 넷플릭스 <브리저튼> 작품에서도 비슷한 감상을 하게 되었듯이 역사 속에 존재하는 여성을 구속하는 관습들을 직시하게 된다.

 

뉴욕이라는 도시에 살았던 상류층 집안사람들이 누렸던 것들과 그들만이 향유하였던 문화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입었던 복식과 음식들, 하인들을 부렸던 그 시대의 문화들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가장 많이 떠올랐던 여성이 두 명이 있다. 미소와 말씨, 행동과 가치관까지도 답습한 여성이 있다. 한 여성은 타인의 삶에는 새로운 용기를 가져보아도 좋다고 말하지만 진정 자신의 삶에서는 그 어떤 용기조차도 시도하지 못하였던 여성이다. 남편이 젊은 시절 간절히 원하였던 것을 알고 있었던 여인이다. 그녀는 그 모든 진실 앞에서도 어떠한 내색조차도 보이지 않으면서 남편이 간절히 원했던 것을 포기하였다고 회상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나쁜 남자를 떠나 뉴욕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여성이 있다. 그녀가 어린 시절 뉴욕에 첫 등장했던 장면만큼이나 그녀가 뉴욕에 정착하고자 선택한 집도 많은 상징성을 띈다. 행복하고자 선택하는 그녀의 삶들은 어떠했을까? 진정 행복했던 것일까? 그녀가 믿고 알고 있었던 사실들은 위선적인 사람들에 의해서 가려진 진실이라는 사실을 점차적으로 알게 해주는 인물 덕분에 그녀는 또 얼마나 혼돈스러웠을까. 그 시대를 살았던 두 여성은 저마다 자신이 믿는 행복을 추구한다. 그들만의 '용기'라는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간 여성들이다. 행복한 삶을 살고자 각자의 방식으로 살았던 두 여성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화자는 남성이지만 책장을 덮으면서 강열하게 기억되는 인물은 두 여성이었다. 가정을 지키고자 자신의 방식으로 행복한 삶을 선택한 여성이다. 결혼생활을 계속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 별거와 이혼까지도 고려하지만 집안 어른들의 만류에 이혼을 포기하는 여성의 삶까지도 안쓰럽게 매만지는 작품이다. 경제적인 풍요와 권력이 주는 안위까지도 포기할 만큼 그녀에게 절실하고 간절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녀의 대화를 통해서 전해진다.

 

신문기자와 나누는 대화도 인상적이다. 깊고 깊은 골짜기처럼 느껴지는 그들이 가졌던 깊은 관념들이 거침없이 드러나는 대화들이다. 융화될 수 없는 그들의 사고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작품의 기자가 말하는 대화의 채도는 더 깊게 드리워지게 한다.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견고한 시대적 관습에 의문을 던지며 진정한 진실이 무엇인지 깊게 사유한 세계들이 인물들을 통해서 전해진다. <버너 자매>와 <환락의 집>도 인상깊게 읽은 작가의 소설이다. 이외의 작품들까지 계속 눈길이 머무르게 한다. 처녀의 눈을 감싼 붕대를 벗기듯이 이 시대의 눈을 감싼 붕대들까지도 벗어버리는 식견을 가지도록 자극을 주는 문장까지도 만나는 소설이다.

 


 

아무도 다르게 살려고 하지 않아.

다르다는 걸 천연두처럼 두려워해. 151

 

우리 둘이 그저 사랑하는 두 사람으로 살 수 있는 곳, 그리고 서로에게 전부가 될 수 있는 곳,

세상의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곳 말이에요. 276

 

이 별난 집을 어떻게 생각해요?...

나한테는 천국 같아요. 75

 

전통적으로 처녀는 그렇게 질문하게 되어 있었고...

그녀는 그저 배운 것을 반복해 말하는 것뿐이었다... 그는 <양갓집>여자들은 몇 살이 되어야

자기 말을 하게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몇 살이 되어도 불가능할 거야.

우리가 허락해 주지 않는다면.>...

이제 이 처녀의 눈을 감싼 붕대를 벗기고,

세상을 똑바로 보게 하는 게

그의 당면 과제가 될 것이다.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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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재미있어요 평점10점 | i******2 | 2022.08.29 리뷰제목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는 세밀한 문화적 묘사가 부각되는 소설인데,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고정아 번역본은 그런 면모를 잘 살려서 번역했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우아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19세기 미국 상류층 사교계를 무대로, 속으로는 사람을 관습 속에 가두고 대놓고 사슬 역할을 하다시피 하는 세계와 그 세계의 사람들에 대해 깊이 있고 섬세한 묘사와 함께, 재미있는 이야
리뷰제목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는 세밀한 문화적 묘사가 부각되는 소설인데,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고정아 번역본은 그런 면모를 잘 살려서 번역했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우아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19세기 미국 상류층 사교계를 무대로, 속으로는 사람을 관습 속에 가두고 대놓고 사슬 역할을 하다시피 하는 세계와 그 세계의 사람들에 대해 깊이 있고 섬세한 묘사와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가 극적으로 진행되는 흥미진진한 소설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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