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로 태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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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로 태어나서

닭, 돼지, 개와 인간의 경계에서 기록하다

리뷰 총점 9.3 (7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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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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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고기로 태어나서 - 왜 하필 고기를 먹기 시작해서 평점8점 | s********8 | 2019.02.19 리뷰제목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였습니다. 채식을 결심하고 실행했던 건. 가축이 먹어치우는 곡물량으로 인류의 빈곤을 종결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결정적이었어요. 질병에 노출된 소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말도 영향을 줬던 것 같고요. 게다가 소를 포함한 일부 가축(되새김질을 하는)이 트림하고 방귀 뀔 때 내뿜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사실 아세
리뷰제목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였습니다. 채식을 결심하고 실행했던 건. 가축이 먹어치우는 곡물량으로 인류의 빈곤을 종결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결정적이었어요. 질병에 노출된 소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말도 영향을 줬던 것 같고요. 게다가 소를 포함한 일부 가축(되새김질을 하는)이 트림하고 방귀 뀔 때 내뿜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사실 아세요? 그게 무슨 소리냐며 웃으실지 모르는데 승용차 한 대가 배출하는 양보다 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가스가 더 많대요. 가축 방귀에 세금 부과하는 나라도 있다고 해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육식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경론자들도 있고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인도에서는 소를 함부로 잡아먹지 못한대요. 힌두교에서 소를 신성시하기 때문에 그렇다는데, 소 도살과 소고기 운송에 종신형을 내리는 법안을 마련 중인 지방 정부도 있다는 걸 보면, 가축의 운명도 어떤 문화권에 있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인간이 고기를 먹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육식의 기원을 고민하다 보면 인간의 기원까지 고민하게 되는데, 작가님이 마지막 페이지에 인용하신 성경 구절이 많은 힌트를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을 축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많은 자녀를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워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모든 새와 땅의 모든 생물을 지배하여라.” (창세기 1장 28절)


대학에서 지구환경과 관련된 수업을 들었을 때도 교수님이 이 구절을 인용하셨던 게 떠오르네요. ‘정복’과 ‘지배’라는 단어 때문에 자연을 향한 인간의 착취가 시작됐다는 말씀이셨는데, 제가 꼼꼼하게 창세기를 살펴보니까 조금 오해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바로 다음에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거리가 되리라’는 구절이 이어지거든요. 최초의 인간들은 육식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유추할 수 있는 이야기죠. 


사실 고기를 먹지 말고 채식만 하자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여요. 타락한 결과인지, 타고난 본능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모든 사람이 고기를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잖아요. 고기는 안 되고 식물은 왜 되냐고 문제 제기하는 분들도 있고요. 개고기를 반대하고, 동물권을 주장하는 분들도 고기를 먹지 말자고 주장 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논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찬찬히 톺아보니 문제의 핵심에는 ‘고기’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이 세상 속에서 인간의 위치와 자격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인간론 내지는 세계관의 갈등이라는 사실을요. 특별히 인간과 다른 생명체 간의 ‘관계’가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학교 앞에서 병아리 파시는 할머니에게 병아리를 사본 경험이 있으신지 모르겠어요. 저도 딱 한 번 병아리를 샀던 기억이 있는데, 할머니께 건네받은 병아리를 두 손으로 살포시 포개고 집으로 향하던 그 두근거림을 아직도 기억해요. 작고 귀여운 생명체 자체가 참 신비스러웠던 것 같기도 하고 그 존재 자체가 기쁨을 주었던 건 분명했어요. 병아리가 환경에 예민하고 약해서 금방 죽는다는 사실을 며칠 만에 실제로 경험한 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슬픔이 밀려왔어요. 故 신해철 씨의 <날아라 병아리>라는 노래를 들으며 참 많이 울었어요.


할머니가 파는 병아리가 모두 수평아리고 양계 농장에서 무료로 받아온 병아리들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었어요. 양계 농장에서 알을 낳는 닭의 경우, 수평아리는 전혀 가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할머니들이 가져간 상자에 담기지 못한 병아리들은 부화와 동시에 마대 자루에 담겨집니다. ‘청소부가 자루에 낙엽을 담듯’ 발로 꾹꾹 눌러가며 채워지죠. 양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잔인하다기보다는 상품 가치가 없기 때문에 산채로 쓰레기가 되는 거예요. ‘산채로’라는 말은 의미가 없을지도 몰라요. 생산성을 기준으로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치부 당하는 현실이니까요. 이런 과정은 닭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에요. 돼지도 개도, 또 다른 가축도 마찬가지겠죠. 


동물에게 잔인한 과정을 겪게 해야만 인간이 손쉽게, 질 좋은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현실은 분명히 무언가 잘못됐다고 판단됩니다. 생명의 질서가 무너졌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돼요. 그리고 그 현실 속에는 농장 주인에게 착취당하는 동시에 동물에게는 무서운 포식자로 자리한 또 다른 인간이 존재합니다. 이 어정쩡하고 아이러니한 인간의 존재를 바라보며, 인간의 구원이 없이는 동물의 구원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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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어떤 동물은 어쩌다, 『고기로 태어나서』 독서후담 평점10점 | m******6 | 2020.05.22 리뷰제목
https://blog.naver.com/mate3416/221974532728   지방직 공무원은 여러 이유로 여러 때에 비상근무에 동원된다.    무턱대고 피어나는 봄꽃과 대책 없는 벚꽃이 눈물겹게 아름다운 봄의 시절은 산불예방 집중기간. 눈물 찔끔.    한 줌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 모든 볕을 빨아들여 황홀한 빛을 뿜어내는 가을산이 지독하게 고혹적일 때는 축제기간. 열흘 밤낮 꼼짝없다. 곤혹.    선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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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mate3416/221974532728

 

  지방직 공무원은 여러 이유로 여러 때에 비상근무에 동원된다.

   무턱대고 피어나는 봄꽃과 대책 없는 벚꽃이 눈물겹게 아름다운 봄의 시절은 산불예방 집중기간. 눈물 찔끔.

   한 줌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 모든 볕을 빨아들여 황홀한 빛을 뿜어내는 가을산이 지독하게 고혹적일 때는 축제기간. 열흘 밤낮 꼼짝없다. 곤혹.

   선거기간 주말이면 공보물 우편작업을 하고, 담벼락에 벽보를 붙인다. 선거일엔 당연히 선거사무 종사자니 부재자 투표를 한다. 다음날은 공들여 붙인 현수막 떼기. 투표 안 하는 사람 밉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이 돌면 3교대 근무다. 도로변에 작은 초소를 만들고 오가는 차량을 소독하거나 보초를 선다. 언젠가 조류독감 근무에 지쳐갈 무렵 한 직원이 말했다.

   “그냥 직원 한 명당 닭 한 마리씩 사!”

   우리 지역에서 사육하는 닭은 500마리, 직원도 딱 그만큼.

 

   닭들을 모조리 사버리고 싶을 즈음 네 살배기 작은아이가 물었다.

   “그런데 어떤 소랑 어떤 돼지는 어쩌다 고기가 됐어?”

   언제쯤이면 아이의 질문에 궁색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사람들이 먹으려고 고기로 기른 거야.’

   차마 내지 못할 대답만 머리에 가득했다. 정작 나온 대답은 역시나 그러게.”

 

 

   『고기로 태어나서를 아이가 읽지 않았으면 좋겠고,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충격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자라야겠다.

   저자 한승태를 노동작가, 그가 쓴 책들을 노동에세이라 설명하고 싶다. 꽃게잡이 배부터 농업, 축산업, 제조업, 서비스업에 뛰어들어 일을 하고 글을 썼다. 산전수전 오랜 나이일 것 같으나 그는 젊다. 어쩌면 영원히 젊을지도 모르겠다. 불편해 할 줄 알고, 진실을 구하고, 더 많은 이들이 불편해 하게끔 발언하는 사람은 나이 들지 않는다.

   그가 영원히 멸종되지 않을 동물들의 사육지를 찾아 간다. 노동자로서다. 멸종열외 동물은 닭, 돼지, 개다. 생물학적 우성, 환경학적 적응력 따위는 고려치 않았다. 인간이 그들을 먹는다는 것, 그 하나로 불멸할 저들이 고기로 길러지는곳으로 독자는 들어가야만 한다. 피하지 말자, 숨을 깊게 들이 마셔라.

 

   “뱃속에 알이 몇 개나 더 남았을까? 이게 마지막이었으면…….”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닭고기의 경우편을 시작한다. 배우 문소리가 연기했던 잎싹이의 말이다. 답을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같던 배우의 목소리와 잎싹이의 큰 눈망울이 떠오른다. 저 문장 하나로도 이미 마음이 편치 않다.

 

   우선 사실로부터 시작해보자.

   가로 세로 50cm, 높이 30cm의 전자레인지만한 케이지에 농구공만한 닭 네 마리가 산다. ‘구기고 찌그려뜨려도 터지지 않기때문에 동거를 한다. 깃털은 머리와 몇 군데 듬성한 것이 전부, 맨살이다. 고기로서의 가치가 없는 닭들은 목을 비틀어 숨을 끊는다. 빠르고 간단하게 비튼다. 다음, 다음.

   갓 태어난 병아리는 밝은 레몬색으로 레몬만하다. 삐약삐약 쫑알거리면서 동전만한 날개를 파닥거린다. (이건 좀 잔혹한데) 엉덩이에 알껍데기가 붙은 녀석들도 있단다. 기저귀를 찬 레몬색 삐약이. 좋은 고기로 자라지 못할 병아리들은 살려두지 않는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뒤뚱삐약거리는 그것들을 양손 가득 잡아채 포대에 담는다. 산 채 눌러담긴 병아리들을 먼저 쏟아 붓고 그 위로 쓰지 못할 달걀들을 쏟는다. 공포에 질린 삐약 소리는 점점 묻히고 아직 남아 있는 소리도 그냥 죽어야 하는 수밖에 없다. 컨베이어벨트에서 살아남은 레몬들은 씩씩하게 자라 세,네 마리씩의 동거닭들과 케이지에 들어가면 된다.

 

   돼지라고 다를 것 없다. 새끼를 낳는 용도로만 삶이 허락된 (누가 누구에게 생을 허락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모돈은 고개를 돌릴 수도 없는 케이지에서 일생을 산다. 분만하러 갈 때와 돌아올 때만 땅을 밟을 수 있는데 저자가 일한 농장의 경우 그 왕복 거리는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임신과 출산 주기를 1년에 2회로 보았을 때 모돈은 1년에 40분을 걸을 수 있다.

 

   개는 짬을 먹는다. 식당과 급식소들에 나온 음식쓰레기다. 플라스틱과 유리, 일반쓰레기들과 뒤섞인 짬을 먹고 고기로서 가장 적정한 무게를 가져야 한다. 적게 나가면 죽어야 하고 많이 나가면 쓰레기를 먹지 못한다. 케이지 철망에 서 있어야하기 때문에 발이 파괴되어도 땅에 내려주면 움직이지 않으려 온몸으로 저항한다. 땅을 걷는 것은 죽으러 가야할 때뿐이기 때문이다. 전기충격기로 한 번에 죽기도 하고 목매달려 버둥거리다 죽기도 한다.

 

 

   책을 읽은 지 오래인 지금도 어렵기만 하다. 읽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했다. 인간의 잔혹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지금껏 지니고 살았던 비겁함에 대한 직시를 외면하고파서였기 때문이라 인정한다.

   ‘개의 경우차례에서는 그만 읽을까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충분하지 않으냐는 자문이 고개를 들었다. 불편한 것에 대한 회피와 외면은 이제 그만 두어야하지 않겠느냐고 묻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이 책 한 권을 읽었다 해서 동물보호운동에 참여한다거나 채식주의자가 될 계획은 없다. 식용동물 사육을 업으로 하는 이들 모두를 비난하지도 않는다. 치킨을 먹고 버거를 주문한다. 갈비찜이 나오면 밥을 더 많이 먹고 치즈돈까스가 맛있다.

   하지만 나는 알아버렸다. 스무 해를 살 수 있었으나 알맞은 고기가 되기 위해 단 한 달만을 살아야 하는 동물들이 있다는 것, 숨을 삼키고 뱉지만 고기 제조과정에 맞추어 생이 깎이고 목이 비틀리는 동물들이 있다는 것, 딛고 설 다리가 있으나 죽음으로 끌려갈 때만 땅을 밟을 수 있는 동물이 있다는 것을. 그리하여 이제 나는, 불편하다.

   맥주는 과자와 먹어도 충분하고 버거도 좋지만 샌드위치가 마음 편하다. 갈비찜과 돈까스에 입맛이 동하긴 하지만 꼭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저자는 소망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발언이 도깨비풀처럼 아무에게나 달라붙어 사람들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성공이다. 편치 않아졌고,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점잖은 척 다 떼고 그냥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한다 해도 굳이 고기를 찾아 먹고 싶지가 않아졌다. ‘그렇게고기로 자란 뭔가를 씹어 삼켜 몸 안에 담고 싶지 않다.

   어쩌다 고기가 되었느냐는 아이의 질문에 여전히 궁색하지만 조심스레 들려줄 이야기들이 생겼다. 이제 어떻게 해보려는지도 들려주고 싶다.

 

   덧붙여 고백하자면, 배운 대로 하지 않으면 불편해 하는 큰 아이가 동물복지 달걀을 고집했을 때 배가 넘는 가격에 갈등한 적 있었다. 앞으로는 달걀을 살 때 아이를 데려오지 않겠다고, 아이 앞이니 이번만 이 비싼 달걀을 사겠다고 생각했었다.

   2019년 동물복지농장은 산란계 15%, 육계 5.9%, 양돈 0.3%, 젖소 0.2%였다. 축산업을 전공해 동물복지농장을 운영 중이라는 한 농장주가 너무 힘이 들어 권하질 못하겠다는 기사를 읽었다. 내가 당신의 달걀을 사겠다. 엄마와 동생에게도 애원하겠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아 달라. 그렇게 닭에게 땅을 밟고 모이를 쪼아 고개 들어 삼킬 수 있게 해 달라. 내가 동물복지 달걀만을 사겠다. 미안하지만, 포기하지 말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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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한국 공장형 가축 사육에 대한 르포 평점8점 | z******g | 2021.01.14 리뷰제목
이 책에는 여러가지 주제가 있다. 외국인 노동자, 혹은 저임 노동자의 문제도 있다. 혹은 육가공 산업의 중간부분의 해당되는 농장주의 문제점을 논할 수도 있다. 다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그 중에 공장식 축산 제도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닭,돼지,개 순으로 나오지만 맨 뒤에 나오지만 제일 끔찍한 것은 개이다. 개는 식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법 식용
리뷰제목

 이 책에는 여러가지 주제가 있다. 외국인 노동자, 혹은 저임 노동자의 문제도 있다. 혹은 육가공 산업의 중간부분의 해당되는 농장주의 문제점을 논할 수도 있다. 다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그 중에 공장식 축산 제도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닭,돼지,개 순으로 나오지만 맨 뒤에 나오지만 제일 끔찍한 것은 개이다. 개는 식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법 식용이다. 하지만 식용이라는 시장이 작지만 존재하고 있어, 불법이지만 식용으로서 사육된다. 합법의 바깥쪽에 있다 보니 가장 환경이 좋지 않다. 사육과 유통 소비까지 안전하지 않고 위험의 요소가 많다. 짬밥이라는 쓰레기를 먹고, 뜰창이라는 공중에 뜬 우리에 살고, 불법 도축을 통해 유통되는 고기를 허용하는 사회가 이해가 안된다. 동물 단체에서 정부에 고발과 압력을 행사하면 충분히 개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닭으로 태어나는 것도 슬프다. 홀로세 혹은 인류세는 닭의 시대라고 한다. 세월이 지난 후에 지금의 지층을 파면 닭 뼈만 발견될 것이란 것이다. 닭을 30일 키워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은 알았지만, 한 농장에서 연간 십오만 마리를 사육하는지 몰랐다. 이 정도면 공산품의 제품이 아니고 부품 수준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이것을 몇명이 관리하는데, 자동화된 공장과 거의 같은 수준일 것이다. 숫자를 보니 공장형 축산이구나 바로 느낌이 온다. 

 이 책에서 시설이 열악한 산란계와 보통의 육계 농장 깨끗한 부화장, 좋은 동물복지농장이 나온다. 태어나서 3마리씩 한 우리에 있는 닭부터, 땅을 밝고 흙 목욕을 할 수 있는 닭까지 환경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 환경이 열악하면 많이 죽고, 저항력도 약하다. 항생제를 얼마나 더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추정해본다.  

 

 돼지는 개보다 지능이 더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 가축화는 했지만 야생성을 없애지 못했다. 아마 야생성마저 없앴다면 또 하나의 반려 동물이 되었을 것이다. 위의 2 동물에 비해서는 대우를 받는다. 합법의 영역이고 기준을 맞추면 보조금도 받는다. 그리고 십만 이상의 부품화 된 닭과는 다르게 소수이다. 그렇지만 산란용 돼지의 경우에는 움직이지 못한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 식용인 돼지의 경우에도 3달이 지나면 도축된다.  

 

 육가공 산업을 잘 모르는데, 어디에서 부가가치가 많이 발생하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보면 축산에서 크게 이익을 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축사 건축 비용을 걱정하는 부분도 없고, 저임금 노동자여서 그런지 인건비 걱정을 하는 부분도 없다. 오로지 사료값 걱정 뿐이다. 궁금한 것은 사육 공간을 늘릴 때, 비용이 얼마나 증가되는가이다. 잘 모르는 생각일 수 있으나, 소비자가 동물 복지로 가격이 인상된다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케이지에 대한 규제 부분이 나온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시행되지 않았고, 선진국부터 하나씩 시행 중에 있는 것 같다. 우리도 국제적인 압력, 혹은 시민 단체의 압력 등에 의해서 시기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지만 추세에 따를 것이다. 소비자와 시민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이런 문제 제기에 나도 힘을 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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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고기로 태어나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y*****6 | 2020.06.17 리뷰제목
제목이 의미심장했다. '동물로 태어나서' 도 아니고 '고기로 태어나서' 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짧은 생을 마칠 때까지, 운이 없게도 '고기'로 태어난 동물들은 믿기 어려우리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병아리들의 이야기. 이 세상에서 상품 가치가 있는 것들만 연민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산란계 수평아리는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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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의미심장했다. '동물로 태어나서' 도 아니고 '고기로 태어나서' 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짧은 생을 마칠 때까지, 운이 없게도 '고기'로 태어난 동물들은 믿기 어려우리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병아리들의 이야기. 이 세상에서 상품 가치가 있는 것들만 연민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산란계 수평아리는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이 그 많은 병아리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짬밥을 먹고 사는 식용개들의 이야기도 참 마음이 아팠다. 우리나라의 식용개 산업을 '골치덩어리인 음식물 쓰레기를 사람 몸에 유익한 고기 단백질로 바꾸는 고마운 산업'이라는 주장도 있다고 하니, 그 해석에 기가 찬다.

채식이 보편화되어 식용동물들의 개채수가 감소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당장 어렵다면 지금 양돈, 양계장 등 농장들의 환경을 점검하고 조금씩이라도 개선을 하는 것이, 그 동안 인간에 의해 죽어간 동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해 준 이 책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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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남의 고통은 언제나 견디기 쉬운 법이다 - 고기로 태어나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h | 2018.05.31 리뷰제목
고기로 태어나서   이 책은    여기 사람이 먹거리로 키우는 동물들이 어떻게 길러지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한승태의 노동 에세이 『고기로 태어나서』 이다. 제목이 시니컬하다. 생명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운명은 고기로 사람에게 먹히는 것이니, 고기로 태어난 게 맞다. 그래서 제목의 함의는 무척 아프다. 그 고기들을 먹고 사는 우리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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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로 태어나서

 

이 책은 

 

여기 사람이 먹거리로 키우는 동물들이 어떻게 길러지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한승태의 노동 에세이 고기로 태어나서이다.

제목이 시니컬하다. 생명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운명은 고기로 사람에게 먹히는 것이니, 고기로 태어난 게 맞다. 그래서 제목의 함의는 무척 아프다. 그 고기들을 먹고 사는 우리들에게도.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하여, 고기로 태어난 생명들이 어떻게 이 땅에 태어나며, 길러지고, 그 마지막으로 사람의 식탁에 오르게 되는가를 아주 작정하고 잠입 취재하여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사람으로 태어난 것은 행인가, 불행인가 

아니, 애시당초 사람이든 짐슴이든 생명을 지니고 세상에 나오는 것이 행인가, 불행인가 

생명으로 태어나, 공기만 먹고는 살 수 없으니, 불가불 식물 또는 동물을 몸 안으로 흡수 소화해서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그게 문제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먹어야 하는데, 먹거리가 문제다.

 

이 책에 실린 동물 먹거리는 개, , 돼지다.

저자는 그런 먹거리들이 어떻게 길러지는지를 알기 위해 먹거리의 공급처인 양계장, 돈사, 견사의 일꾼으로 들어가, 생생한 현장을 체험한다.

먹거리도 생명인지라, 먹고 싸고 해야 하는데, 그 수발(?)을 들으면서 그 각각의 모습을 글로 담아 온 것이다.

 

닭고기를 체험하기 위해 저자는 산란계농장, 부화장, 육계농장에 들어가 일을 했고, 돼지고기를 알아보기 위하여는 종돈장, 자돈 농장, 비육 농장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한 개고기를 파헤치지 위하여 두 군데의 개농장에서 일을 했다, 그러니 이 책은 저자의 땀에 아주 푹 절은 책이기도 하다,

 

이런 실상 알아두자.

 

닭고기에 관하여는,

 

닭을 기르는데 케이지에 넣고 키운다, 좁은 철장 안에 네 마리 닭을 키우고 있는데, 그 안에 있는 닭들은 서로 서로 쪼아대며 살아간다. 그런 모습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철창이 가두고 있는 것은 닭이 아니라 가장 유해한 종류의 광기인 듯싶었다.>(19 

 

털은 죄다 뽑혀서 이리저리 쪼이고, 닭들이 지들끼리 막 쪼는 거 봤죠? 그게 좁아서 스트레 받아서 그러는 거예요.>(30)

 

병아리를 키우는데, 표준에 미달하는 병아리들은 죽여야 한다. 사료값을 줄이기 위하여.

목을 잡고 비틀어 죽이는데, <그 느낌을 참을 수가 없다. 손가락만한 병아리가 어떻게든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그 느낌을.>(100)

 

일일이 인용하기 점점 어려워진다, 글로 옮기기도 어려운데 실제 손으로 병아리 목을 비틀어 죽여야만 된다고 생각해보라. 그런 상황이 조금이라도 이해가 될까?

 

돼지고기의 경우

 

<- 모돈은 출산을 몇 번이나 하나요 

- 그것을 모돈 회전율이라 하는데 우리는 12.4회야. 대개 출산을 일곱 번 하면 노산이라고 해서 산자수가 줄어들어. 그럼 생산성이 떨어지지. 그래서 7산하면 끝이지.>(165)

 

회전율, 생산성, 모두다 중립적인 용어지만, 여기에서 쓰일 때는 인간의 욕심이 들어있는 잔인한 성격을 가진 단어로 바뀐다.

 

모돈은 스톨이라는 방에 갇혀 일생을 산다. 움직임이라고는 분만사로 옮길 때뿐이다.

그래서 모돈은 1년에 40분만 걸어다닐 수 있다. (168)

 

사람을 가둬놓고 일 년에 40분간을 걸으라고 허용해 준다면 

 

모돈은 동사가 필요없는 삶을 산다. 스톨이 허용하는 폭 안에서 뒤돌아보다라는 말도 필요없다. 모돈이 취할 수 있는 자세는 일어서거나 눕는 것뿐이다.>(208)

 

자돈(어린 돼지)를 키우는데 역시 효율성이라는 잣대는 적용된다, 그래서 표준에 미달한 자돈은 죽는다. 어떻게 죽이는가 

다리를 잡아서 들어 바닥에 패대기치면 끝이었다.>(187)

 

저자의 표현은 아주 적나라하다. 한편으로는 유머가 들어있기도 하다.

거세를 하고 난 다음의 돼지를 이렇게 표현한다.

거세를 마친 자돈은 소독약을 바른 다음 해부학적으로 한결 더 가까워진 자매들 곁으로 돌려보냈다.>(205)

 

개고기의 경우.

 

개고기의 경우는 이 말로 대체하련다. 당신이 무얼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다시 이 책은 

 

식용동물의 삶은 사육, 수송, 도살, 이렇게 세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책은 사육 즉, 동물이 고기로 태어나서 도축장으로 보내지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내용은 비위가 약한 사람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대목이 많이 등장하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읽어야 한다. 그러나 설령 비위가 약하다 할지라도 읽어야 한다. 식탁에 오른 고기를 볼 때 마음이 아프더라도, 혹은 욕지기가 날지라도,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

 

우리와 고기의 관계를 제대로 설정하기 위해서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중에, 다른 책 - 슬픈 날엔 샴페인을정지현 - 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구절을 만났다.

 

짐승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짐승들에게 일어난 일은 사람에게도 일어나게 마련이다. 모든 짐승들이 사라져 버린다면 사람들은 영혼의 외로움으로 죽게 될 것이다.>

(시애틀 추장의 편지) (슬픈 날엔 샴페인을, 정지현, 57)

 

시애틀 추장이 말하는 것처럼, 모든 짐승들이 사라져 버린다면? 외로움도 외로움이지만, 먼저 굶어 죽거나 영양결핍으로 인해, 사람 사는 게 이상해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런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남의 고통은 언제나 견디기 쉬운 법이다.> (395)

 

저자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헛소동>에서 인용한 말이다.

셰익스피어를 공부하면서, 이 말을 읽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 말을 읽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은 있는데, 그 고통을 동물에까지 연장하여 생각해 보지는 못했다.

 

그것들을 고기라 불러도 좋다. 키워서 잡아먹어도 좋다. 다만 한 가지. 그들이 자라면서, 죽으면서 느끼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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