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인간 - 김동식 소설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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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인간 - 김동식 소설집 1

김동식 | 요다 | 2018년 1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1 (33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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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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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유가 발굴한 완전 새로운 작가 평점8점 | g******1 | 2018.06.24 리뷰제목
여기 실린 이야기들도 모두 재미있지만 작가의 데뷰담이 그 어떤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다. 작가는 1년 6개월 만에 340편의 소설을 오유의 공포 게시판에 올렸다가 한 문학 평론가의 눈에 띄어 출판사에서 세 권의 책을 공식 출간하게 된다.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문학 권력이라는 말이 하루 이틀 돌던 것도 아니고 문단의 배후에 단단하게 포진된 기성 문학의 틀과 권력의 입맛에 맞추지
리뷰제목
여기 실린 이야기들도 모두 재미있지만 작가의 데뷰담이 그 어떤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다. 작가는 1년 6개월 만에 340편의 소설을 오유의 공포 게시판에 올렸다가 한 문학 평론가의 눈에 띄어 출판사에서 세 권의 책을 공식 출간하게 된다.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문학 권력이라는 말이 하루 이틀 돌던 것도 아니고 문단의 배후에 단단하게 포진된 기성 문학의 틀과 권력의 입맛에 맞추지 않고는 데뷰하기 어려운 소위 '순수' 문학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하루 이틀 보아온 것이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말 많은 사람들 얘기일 뿐 내 생각은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같다. 내 블로그에 한국 문학의 리뷰 비율이 가뭄에 콩나듯한다는 것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내 무의식적인 견해를 찾을 수 있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하나는 골치아프게 너무 생각이 복잡하고 자아가 강한 경향을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고 이야기의 소재가 그냥 내가 사는 이웃과 내가 사는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을 덥석 읽기 시작한 건 이웃들의 평이 좋기도 하거니와 제목에서 풍기는 장르가 SF나 판타지 계열로 느껴져서였는데 오유에 올리던 글이란 걸 알고 났을 때 솔직히 그닥 기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게 바로 나의 모순이다. 한국 문학의 문학권력에 대한 비판에 귀를 팔랑대면서도 막상 무슨 사법 고시같은 몇백대 일의 데뷰전 (신춘문예 이런 거 아직도 있는지 모르깄지만) 같은 데를 통과하지 않은 글들이라는 점에서 뭔가 미덥지 않은 편견을 가졌던 것이다. 웹소설에 아직 입문하지 못한 나로서는 웹소설 하면독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 소재나 표현들을 떠올렸던 것 같다. 읽다가 재미난 거 나오면 단편 하나 골라서단편 리뷰 쓰려고 했는데 딱히 하나를 고를 수 없게 골고루 기대 이상이었고, 읽고 나서 데뷰에 얽힌 세부 사항을 찾다 보니 작가의 데뷔 과정이 더욱 소설같이 느껴졌다.

오유를 알게 된 건 우연히 다른 커무니티에서 본 '기둥뒤에 공간 있다' 댓글 소동을 통해서였는데 하도 웃겨 배에 근육통이 올만큼 웃고 퍼나르고 보고 또 본 이래, 오유에 가입은 않고 눈팅만 했지만 익명의 공간에서 형성되는 유대감은 적지 않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이 오유 특유의 유대감에서 비롯된 팬심의 힘이 출간과 흥행에 크게 작용했을 거라는 생각에 작품에 대한 기대가 다소 낮았던 것인데 오히려 작품을 알아보는 오유인이라는 익명의 대중의 안목이 높았음을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무명의 작가가 올려놓는 소설은 첫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며 매번 올릴 때마다 추천수 100을 넘겨 베오베에 올랐다고 하는데 여기에 오유인들이라는 대중의 저력이 있다. 어쨌든 텍스트로 된 무명 작가의 소설을 그토록 많은 사람이 애초에 읽었다는 사실이 추천수 100 넘긴 것보다 더 대단한 거 아닌가.

진짜 놀라운 일은 작가가 오유 공포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 전까지 한 번도 문학 수업이나 글쓰기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거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글 맞춤법마저 굉장히 많이 틀렸는데 수정 과정이 그 글을 읽고 추천을 달고 응원해주는 오유인들의 답글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토리 라인의 구조라던가 자잘한 조언들이 넘치게 따라다녔다는데 그렇게 답글로 소통하면서 1년 반동안 맞춤법과 문법들을 빠른 속도로 학습해 나갔고 출판에 이르게 되옸다는 것이다. 아연 주물 공장에서 일을 하는 단조롭고 외로운 시간에 이야기를 만들고 저녁때는 그 이야기들을 컴퓨터에 옮겨 적었단다. 그토록 많은 이야기가 무슨 마르지 않은 옹달샘에서 샘솟는 물처럼 끊임없이 생겨나왔으니 어찌 비범하다 아니할 수 있을까

소설들은 모두 단숨에 읽힌다. 문장이 이야기의 전달 이상도 이하도 아닌 깔끔하고 간결한 구조를 가져서이기도 하고 판타지적인 괴상한 새계임에도 불구하고 소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친숙하고 일상적 영역에 있어서이기도 하다. 대개는 한 개인의 심리와 경험에 집중하지 않는다. 인류 혹은 어떤 공동체에 갑자기 일어난 변화와 그에 대응하는 대중의 고민, 선택 그로 인한 소수자의 파멸과 같은 범인류적인 것들을 다루는데 결말을 향해 지그재그로 달려가는 방식이 이야기의 흥미를 높인다. 현실의 여러 방면에서 알레고리를 찾을 수 있는데 저임금과 반복적 노동의 현장에서 일하는 작가가 직접적으로 경험담 혹은 메시지를 주는 게 아니라 이야기 속에 생각할 거리들을 심어 놓는다.

340편이나 되는 소설들 속에서 1월에 처음 3권을 냈고 이후 다시 두권인가를 더 냈다. 회색인간 한 편만 봤지만 이건 쫌 별로야 하는 버릴만한 건 없다 나머지도 다 그러하리라. 읽은 책도 없고 맞춤법도 죄 틀리고 글쓰는 방법을 몰라 네이버에 찾아가며 오유 답글러들의 다루침을 받아가며 쓴 1년 반 간의 기록. 책도 좋지만 웹에도 그것이 남겨져 있기를 바랐는데 카카오스토리에 연재하게 되면서 무료의 글은 지워야 했다는 게시물 한 편만 만날 수 있었다. 작가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나머지 두 권도 사야겠다. 그의 글을 처음부터 좋어했고 나중에 출판까지 도와준 그 평론가도 고맙다. 출판하려면 얼마가 드냐고 물었었다고 한다. 그동안 그의 글을 출간한다는 핑계로 돈을 뜯어가려는 사기꾼도 적지 얺았던 모양이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16
종이책 [2017 결산] 그루터기같은 소설 , 회색인간 평점10점 | y*****7 | 2018.01.28 리뷰제목
A 회색인간 ㅡ 김동식 , 요다포털 사이트 다음 웹에 " 사컷 : 죽음의 소리 " 란 제목으로 연재되는 웹툰이 있다 . 단 네 四 개의 컷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 사 死 컷이란 의미도 있는 걸로 안다 . 또 생각할 사 思 도 될 수 있을지 모른다 . 이 웹툰엔 늘 분분한 댓글이 따른다 . 온도차가 극명한 호불호가 존재하는데도 연재는 이어지고 있다 . 나는 이 웹툰의 장점이 단 사컷 안에
리뷰제목

 

A 회색인간 ㅡ 김동식 , 요다


포털 사이트 다음 웹에 " 사컷 : 죽음의 소리 " 란 제목으로 연재되는 웹툰이 있다 . 단 네 四 개의 컷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 사 死 컷이란 의미도 있는 걸로 안다 . 또 생각할 사 思 도 될 수 있을지 모른다 . 이 웹툰엔 늘 분분한 댓글이 따른다 . 온도차가 극명한 호불호가 존재하는데도 연재는 이어지고 있다 . 나는 이 웹툰의 장점이 단 사컷 안에 표현되지 않은 부분에 있다고 생각한다 . 그림과 글로 대사로 채 표현 되어지지 못한 , 미쳐 쓰이지 않은 스토리의 상상이 가능한 지점에 그 모든 장점이 있는 웹툰 . 

소설에선 아마 문장의 설득력이나 개연성 , 충분한 서사 , 그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그런데 이번에 나는 텅빈 그루터기 같은 , 사컷 같은 소설을 만났다 . 웹툰으로 치면 사컷으로 봐야할 만큼 충분한 서사가 없는 만화면서 , 나무로 치면 기둥도 가지도 잎도 다 쳐낸 밑둥만 남은 그루터기 같은 그러한 소설 말이다 .  사컷 뿐이어서 상상의 여지가 있듯 , 그루터기 뿐이어서 넉넉한 어떤 여유 , 어떤 가능성 , 그런 것을 본다 . 그에게 표현 가득한 서사를 요구해선 안될 것만 같은 절대적인 느낌마저 든다 .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 구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 잊혀져서 그렇지 , 분명 이전에도 존재는 했다 . 다만 그 유명했으나 익살에 그치고 농담에 머물렀다 . 너무 오래전의 가치라 제목조차 기억이 나지 않지만 , 친구네 집에 가면 화장실에 , 책장에 , 낡은 탁자에 , 라면가닥이 말라 붙은 채 뒹굴던 유머집과 개그책으로 분명 있었던 적이 있다 . 그런 구전같이 떠도는 이야기를 웹소설 하나로 만들어 냈다가 책으로도 만든 작가를 기억할 정도니까 , 음 , 장르는 달라도 말이다 . 

하지만 이 작가의 이야기엔 독특한 구석이 있다 . 자세한 서사를 무시하는 스피디한 전개법 외에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어떤 특별한 가치랄까 . 세상을 읽는 자기만의 고유한 시선처리법이 있는 것 같다고 밖에 표현 못할 , 그래서 책을 묶어내고 애정 가득한 후기를 적어낸 편집인의 글을 읽으면 대번에 이 작가에게 없는 게 무엇인지 드러나지만 그럼에도 그만한 애정을 드러낼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끄덕이게 하는 독특한 시선 처리법 .

한 권에 무려 24 편이 담겨있어 모두 다 짚어내진 못하겠지만 , 그중 인상적인 작품을 말하라면 어린아이들의 무구함이 주는 공포를 새삼 일깨워준 <신의 소원> , 그와 비슷한 반전을 담은 소나무가 되고 싶은 < 피노키오의 꿈 > , 자신의 딸이 죽자 다른 사람의 시신을 가져다 서로 잘라 배합해 주문을 외면 딸이 되살아 날수도 있단 말에 죽은 딸을 수십조각을 내고 , 더불어 타인의 시체도 계속 구해오는 두석규의 이야기 <인간 재활용 >이 주는 끔찍함과 그 너머의 진실 , 그리고 저승에서 온 통보로 이승의 정책들이 달라지자 저승도 같이 변화하는걸로  < 사망 공동체 >가 보여주는 어쩌면 이 세계의 진면목 등등 짧은 이야기지만 시사하는 바는 다채롭기 그지없는 얘기들이라 읽는 내내 웃기도하고 , 감탄도 했다 .

이야기들이 짧기 때문에 기억하기 좋다는 최대 장점도 있을 줄 안다 . 더우기 요새는 기성 작가들도 틈새 시장을 노리고 손바닥 소설이나 , 티저북이나 , 문고판 내지 주머니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책들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들과의 거릴 줄이려고 모색을 하는 때이니만큼 , 기억하기 좋은 구성의 글이란 그만큼 매력이 아닐 수없단 생각을 했다 . 이런 성긴 문체로 기존의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건가 고민을 오래해봤지만 , 이미 그는 검증을 끝낸(베스트오브베스트의) 작가이니 계속 흔들림없는 자기만의 시선을 가져가면 좋겠다는 바램을 소박하게 적어본다 .  

가끔(?)이 자주이지만 재미있는 웹툰이나 웹소설을 읽게 되면 거기에 달린 베스트 댓글까지 찾아 읽게 될 때가 있고 ,  웹툰도 , 웹소설의 재미도 대단하지만 댓글 역시 기발함의 경지가 대단해서 그 톡톡 튀는 말잔치를 구경하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그런 감상에 빠지던 때와 흡사한 감각을 느꼈다 . 글도 재미있지만 분명 거기 달렸을지 모를 가상의 댓글들이  3D로 보이는 듯 했다 .  아 , 이 소설 누가 웹툰으로 안그려 줄까나 ? 그런 기대를 또 해보게 된다 . 

[ 소원을 말하라 . ]
천진난만한 소녀는 밝은 미소로 소원을 빌었다 .
그것은 인류가 잭에게 상상했던 , 마르크스에게 상상했던 , 김군에게 상상했던  스크류지에게 상상했던 그 어떤 소원들보다
더 , 재앙이었다 .
[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인간처럼 똑똑해졌으면 좋겠어요 ! ]
사람들은 물었다 .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
바퀴벌레도 그 물음에 대답해줄 수 있는 세상이 , 와버렸다 .

( 본문 85 쪽 ㅡ 신의 소원 ㅡ중에서 )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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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북클러버] 웹툰같은 소설이란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d********9 | 2024.03.27 리뷰제목
우린 때로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재밌는 상상을 한다. 만약 좀비가 갑자기 등장하면 어떻게 할까? 외계인이 침공하면 어떻게 될까? 와 같은 상상들. 이런 상상력을 조금 더 밀고 나가 재앙 속에서의 인간들의 현실적인 모습, 인간의 욕망을 나타내는 작가 김동식이 있다. 그는 2016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에 소설을 쓰기 시작해 인기를 얻었고 그의 글은 소설집으로 엮이게 된
리뷰제목

우린 때로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재밌는 상상을 한다. 만약 좀비가 갑자기 등장하면 어떻게 할까? 외계인이 침공하면 어떻게 될까? 와 같은 상상들. 이런 상상력을 조금 더 밀고 나가 재앙 속에서의 인간들의 현실적인 모습, 인간의 욕망을 나타내는 작가 김동식이 있다. 그는 2016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에 소설을 쓰기 시작해 인기를 얻었고 그의 글은 소설집으로 엮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이기도 하고, 상당한 팬층을 소유한 작가였기 때문에 독서모임 도서로 <회색인간>을 선택했다. 그의 글은 흥미로운 배경 설정과 뻔하지 않은 결말을 통해 흥미를 자아낸다. 그런 점에서 도파민을 자극하는 소설집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분량도 짧고 읽기 쉽게 쓰였기에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읽고 나면 마치 웹툰 한 편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설의 배경은 판타지(주로 재앙)라 할 수 있지만, 그 상황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현실적으로 드러낸다. 주인공이 가는 곳으로 운석이 따라다니는 <운석의 주인>에서는 인류가 이 주인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돈독 오른 예언가>에서는 미래를 보는 예언자를 한국 정부가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는데, 능력자 혹은 인재를 우대하지 않는 한국의 현실을 보여준다. 노인들의 정보를 가상현실로 보내고 육체는 소멸시키는, 노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디지털 고려장>에서는 디지털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고, 그것을 다루는 '살아있는'인간의 결정들을 보여준다. 업데이트에 상당한 돈이 드는 모습까지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50명의 사람들이 동굴에 갇혀 벌어지는 일들을 TV로 시청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444번 채널의 동굴인들>에서는 타인의 삶을 그저 유희로 바라보는 인간과 흥미가 쉽고 빠르게 옮겨가는 현대 사회를 그린다. 가까이 다가서면 사람들을 잡아먹는 <식인빌딩>에서는 빌딩에 갇힌 사람들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하는, 누구를 희생시켜야 하는가와 같은 사람들의 갈등이 그려진다.


이와 같이 그의 소설은 불평등, 착취, 이기심, 관음, 유희, 비인간성, 자본주의의 잔혹성, 인간의 욕망의 주제를 넘나든다. 소설은 다양한 사회적 비판점들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음미하며 깨닫기보단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용을 곱씹고 사회문제를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비판점을 생각한 후 그 생각과 감정들을 휘발시키는 게 좋을 거란 생각을 했다. 애초에 흥미로운 상상력, 기획으로 시작해 현실적 사회상을 보여주는, 일종의 상상적, 지적 유희를 이끌기 위한 글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흥미와 메시지 어느 정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잠깐의 유희를 제공하는 웹 소설 형식의 소설집도 인기를 끄는 것 같다. 평소에 가볍게 생각했던 시나리오를 나름대로 풀어준 대리 충족을 느낀달까. 나는 소설집으로 묶인 웹 소설을 처음 접했는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깊이를 느끼진 못했지만 애초에 고전과 웹 소설의 역할은 다르지 않나.


 <피노키오의 꿈>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어떤 소원이든 들어준다는 신에게 피노키오는 무엇을 빌었을까? 나는 무엇을 빌 수 있을까? 내 생각대로 전개되는지 기대하며 읽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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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가상의 상황에 그려진 암울한 미래의 형상화!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i*****n | 2021.09.18 리뷰제목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의 내용도 형식도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가상의 공간을 설정해서 스토리를 전개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작품의 배경은 주로 기술문명이 발달한 미래의 세계나 사후 세계를 상정하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문명의 발달이 가져다 줄 혜택을 기대하고, 그로 인해서 밝은 미래가 전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왔다. 기존의 세계와는 달리 행복한 삶만이
리뷰제목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의 내용도 형식도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가상의 공간을 설정해서 스토리를 전개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작품의 배경은 주로 기술문명이 발달한 미래의 세계나 사후 세계를 상정하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문명의 발달이 가져다 줄 혜택을 기대하고, 그로 인해서 밝은 미래가 전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왔다. 기존의 세계와는 달리 행복한 삶만이 존재하는 그러한 공간을 우리는 유토피아라고 명명하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그러한 세상은 가까워질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유토피아(utopia)’는 그리스어로 없다(ou)’는 의미와 장소(topos)’를 뜻하는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을 뜻한다. 오히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삶이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디스토피아(Dystopia)의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주지하듯이 디스토피아는 이상적인 세계인 유토피아의 반대 개념으로서, 현대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가상사회를 일컫는다. 김동식의 소설은 극도로 발달한 기술문명이 초래할 미래 사회가 결국 디스토피아로 귀결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에 기대고 있다. 실상 기존의 소설 문법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그의 작품은 소설이라기보다 어쩌면 콩트나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에 연재되어 읽었던 이들의 호응을 받으며, 마침내 작품집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고 소개되고 있다. 개별 작품들이 흥미롭다고 여겨지지만,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기술문명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러한 비관적 결말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기중심주의가 극단화되어 가는 것에 기초해 있으며, 물질만능과 경제 중심의 사고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의 첫 번째 수록 작품(회색인간)을 읽었을 때는 낯설면서도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해서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스토리의 전개가 예상되고 그 결말 또한 기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독자들이 이러한 작품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기존의 사회와 기성세대에게 느끼는 비판적 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즉 각종 기사나 기성세대의 입에서는 희망적인 미래를 전망하고 있지만, 실재 우리들의 삶에서 그러한 희망을 느끼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젊은 세대의 심리를 절묘하게 포착하고 있기 때문에, 유토피아를 추구했던 인간들이 결국 디스토피아로 귀결된다는 이 작가의 작품 세계에 빠져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의 작품에서는 미래의 가상 세계가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그 내용들은 어쩌면 지극히 더 사실적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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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017 결산]회색 인간 평점10점 | m******n | 2018.02.05 리뷰제목
작품 자체보다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처음에는 읽기가 힘들었다. 완성된 단편이 아니라 소설 구성 단계에서 아우트라인을 잡아놓은 노트를 읽는 것 같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의 거친 메모 부분을 읽는 것 같기도 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헛된 기대를 버렸다. 그 대신, 반기를 꿈꿨다. (9쪽)'라는 문장을 읽으면 '반기(反旗)'라니? 깃발
리뷰제목

작품 자체보다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처음에는 읽기가 힘들었다. 완성된 단편이 아니라 소설 구성 단계에서 아우트라인을 잡아놓은 노트를 읽는 것 같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의 거친 메모 부분을 읽는 것 같기도 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헛된 기대를 버렸다. 그 대신, 반기를 꿈꿨다. (9쪽)'라는 문장을 읽으면 '반기(反旗)'라니? 깃발을 꿈꾼다는 말인가? '반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가족 중 누구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들 앞에 놓인 서류가 그들 가족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에이즈 양성 팡정. (289쪽)' 대목에서는 식인으로 병에 걸린 것이니까 에이즈가 아니라 '쿠루쿠루 병' 아닌가? 하는 식으로 소설의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이 긁혔다.

 

중간 중간 읽다가 책을 덮고 생각했다. 왜 내가 이 소설집에 거부감을 느끼는지를. 아마,,,, 창피한 일이지만 그건 내가 얼치기 먹물로 살아온 세월이 꽤 길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이런 소설 쟝르에 대한 독서력이 전무한 것도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 난 이 소설집에 대해 뭐라고 논할 만한 안목이 전혀 없다. 이 점을 인정하고 이야기 자체에만 집중하기로 생각하고 다시 책을 펼쳐 보니, 

 

각각의 단편들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목에 힘 준 기교 없이 이야기 자체의 힘을 보여준다. 괴이하고 황당한 설정이 많다는 점에서, 이야기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청나라 때 포송령의 <요재지이>가 떠오를 정도다. 아아, 이렇게 멋진 소재들을 단편으로 탕진하다니! 한 편에 살 붙이고 묘사 넣고 시공간 배경 설명 넣으면 너끈히 장편 한 권은 될 수 있는데, 아까워라,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작가는 결말 직전에서 한번, 어떤 작품에서는 두번 뒤집는 반전을 맛보는 재미를 준다.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재능을 가진 작가다.

 

꼭 살아남아서,우리들 중 누군가는 꼭 살아남아서 이곳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졌다.

여전히 사람들은 죽어나갔고, 여전히 사람들은 배가 고팠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회색이 아니었다.

아무리 돌가루가 날리고 묻어도, 사람들은 회색이 아니었다.

- 본문 21쪽에서 인용

 

위의 인용 부분처럼, 암울한 현실을 우의적으로 돌려 표현하는 것 같으면서도 희망의 중요성을 말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흥미롭다. 아무리 돌가루가 날리고 묻어도, 이야기가 있는 한, 이야기의 힘을 믿는 한 사람들은 회색이 아닌 것일까. 그러니 이야기의 힘을 믿고, 이 작가를 믿고, 그의 작품을 앞으로 더 읽고 더 기대해 볼 수밖에.

 

*** 이하는 작품집과 관련 없는 개인적 생각인데,

 

이곳에서는 누구도 서로를 돌봐주지 않았다. 부상을 당한 자에게 빵을 나누지 않았다. 쓰러지면 그걸로 끝이었다.
지상에서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든,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든, 소설을 쓰던 사람이든, 이곳에서 예술은 필요가 없었다.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인간들에게 있어 예술은 하등 쓸모없는 것이었다.
지칠 대로 지친 이곳의 회색 인간들에겐 땅을 팔 수 있는 회색 몸뚱이만이 가진 전부였고, 남들도 다 그래야만 했다.
한데, 그 여인은 미친 것이 틀림없었다.
몸을 가누지 못해 바닥에 주저앉아 굶어 죽어가던 그 여인이, 또다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 본문 15쪽에서 인용

 

소녀의 노래, 피부 돌기들의 노래는 끝이 날 줄을 모르고 온종일 계속되었다.

그렇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예정대로 다음 날 대공습은 진행되었다.

다만 한 가지, 대공습의 작전명이 바뀌었을 뿐이다.

작전명 '숭고한 희생'으로,,,

- 본문 224쪽에서 인용

 

작가가 희망과 인간다움의 상징으로 노래하는 인간을 자주 등장시키는 것이 나는 흥미롭다. 작가는 성수동 공장의 주물 노동자였다고 한다. 옛날 식으로 말하자면 대장장이다. 대장장이가 노래에 대해 쓴다니,,,,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다. 마치 문학의 시원에 대한 이론서 속에서 작가가 걸어나온 것 같다.

 

알다시피 문학의 기원은 노래다. 고대 서사시에서 나중에 소설이 되는 서사 쟝르가 유래한다. 부족의 서사시는 샤먼이 부르는 것. 그리고 대부분의 문명권에서 샤먼은 대장장이였다. 아놔, 도대체 이 인공지능의 시대에 어디서 이런 고대의 대장장이 작가가 나타났는지 소름 끼치게 신기할 지경이다만,,,(쓰다보니 나는 정말 얼치기 먹물같구료) 지금은 그저 그의 대장간에서 끊이지 않고 노래가 울려퍼지기를 기원할 수밖에.

 

(그리고, 진짜 개인적인 생각인데, 15쪽에 등장한 미친 여자가 부르는 노래 제목은 아마 '펜 파인애플 애플 펜'이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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